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팜파스 / 2020년 11월 / 328쪽 / 18,000원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강갑생 지음

저자 소개

2000년부터 교통 분야에 관심을 갖고 취재를 시작했다. 인천공항 개항, 고속철도 개통 등 굵직한 교통 현안을 취재하며 교통의 매력과 중요성을 깊이 인식했다. 인천공항철도의 수요 과다 예측에 따른 예산낭비 우려 논란을 국내에서 처음 제기했다. 교통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 습득과 이해를 위해 뒤늦게 대학원 공부를 시작, 2016년 교통 관련 박사 학위를 받았다. JTBC 사회 1부장과 중앙일보 사회 1부장을 거쳐 현재 교통전문기자 겸 교통팀장을 맡고 있다.

책소개

우리는 매일매일 길 위에서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생활하고 있다. 의, 식, 주 다음으로 이제 교통은 우리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교통의 속사정은 잘 알지 못한다. 모르면 단순한 이동수단일 뿐이지만, 알면 똑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가 된다. 우리의 삶이자 일상인 교통에 대해 교통전문기자인 저자가 수많은 자료와 해박한 지식으로 재미있고 쉽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요약본 본문

PART 01 하늘 길에는 이야기도 많다

2㎏도 안 되는 새가 64톤 흉기로, 버드 스트라이크의 공포

2018년 4월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B737기가 엔진 폭발을 일으켜 비상착륙을 했습니다. 승객 144명을 태우고 뉴욕 라과디어아항을 출발해 댈러스 러브필드공항으로 가던 길이었는데요. 당시 비행기 왼쪽 날개의 엔진이 폭발하면서 튄 파편에 기내 창문이 깨졌고, 40대 여성이 기체 밖으로 빨려 나갈 뻔했으며, 결국 크게 다쳐 사망했습니다.

사고 조사에 나선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일단 엔진 속에 있는 팬 블레이드가 분리돼 사라진 점 등을 들어 ‘금속피로’를 의심했는데요. 금속피로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기계 장치 등에서 지속적인 진동 때문에 금속이 물러지면서 균열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 현상이 왜 생겼느냐는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새와의 충돌, 즉 ‘버드 스트라이크’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비행기와 충돌한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서 고장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요. 물론 정확한 사고 원인은 상당 기간 정밀 조사를 거쳐야 밝혀질 겁니다.

그런데 이 같은 추정이 나오는 이유는 유사한 사고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6년에 개봉한 영화 <설리>가 대표적입니다. 톰 행크스가 주연한 이 영화는 2009년 1월 15일에 발생한 US 에어웨이스 1549편의 불시착 상황을 다루었습니다. 당시 이 항공기는 승객과 승무원 155명을 태우고 뉴욕 라과디아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무게가 3.2~6.5kg이나 되는 캐나다 거위 떼와 충돌했습니다. 이로 인해 엔진에 불이 붙으면서 센트럴 파크 인근 허드슨강에 불시착했는데요. 이런 비상 상황에서도 전원이 생존하면서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습니다.

2018년 3월에는 중국 톈진을 출발한 에어차이나 CA103편이 홍콩으로 향하던 중 새와 정면으로 충돌해 기체 기수 쪽에 거의 1m에 달하는 구멍이 뚫린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외벽에만 구멍이 뚫려 큰 피해는 없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이륙했던 비행기가 회항해 긴급 점검을 받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2016년에만 288건의 조류 충돌이 보고됐습니다. 이러한 조류 충돌이 생기면 인명 피해는 물론,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습니다. 부품 교체와 수리, 항공기 지연에 따른 피해 등인데요.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연간 12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버드 스트라이크의 5%가량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실 얼핏 생각해보면 엄청난 크기의 항공기가 자그마한 새와 부딪친다고 무슨 충격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요. 연구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무게 1.8kg짜리 새가 시속 960km로 날고 있는 항공기와 부딪치면 64톤 무게의 충격을 주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흉기로 변한다는 의미인데요. 다행히 순항 중인 경우에는 고도가 높아 버드 스트라이크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륙과 상승, 하강과 착륙 때인데요. 공항 인근에 서식하는 새 떼와 만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시속 370km로 이륙하는 항공기가 채 1kg도 안 되는 새 한 마리와 부딪치면 약 5톤의 충격이 가해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실제로 외국의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 중에는 대형 조류가 조종석 입구까지 뚫고 들어온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앞선 불시착 사고들처럼 새가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입니다. 엔진 내부를 망가뜨리거나 심하면 엔진을 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행기 제작사들은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조종석 유리창을 특별히 여러 겹으로 만듭니다. 또 엔진 개발 단계에서 새를 빨아들인 상황을 가정해 보완책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전 세계 공항별로 주변에 서식하는 조류의 종류가 다양한데요. 국내에서는 텃새인 종다리가 가장 골칫거리로 확인됐습니다. 2017년 국립생물자원관이 밝힌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공기와 충돌한 조류 가운데 종다리가 10.9%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서 멧비둘기, 제비, 황조롱이 순이었는데요. 공항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을 먹기 위해 곤충이 모여들고, 이를 잡아먹는 작은 새가 날아오고, 다시 이 새를 먹이로 삼는 맹금류과 찾아오다 보니 버드 스트라이크가 잦아진다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공항들은 조류 충돌 예방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첨단기기까지 동원하고 있는데요. 인천공항은 2018년 조류 퇴치를 위해 첨단 드론을 도입했습니다. 공항 주변을 날아다니면서 새 떼가 발견되면 엽총 소리를 내고, 맹금류의 울음소리를 퍼뜨려 새들을 쫓아내는 겁니다. 나아가 아예 공항 주변에 새들이 서식하지 못하도록 환경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공항 주변에서 새의 먹이가 되는 특정 식물을 조절함으로써 새들의 서식을 줄이는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합니다. 인천공항에서도 한때 공항 주변 소규모 하천을 모두 보도블록으로 메워버리는 ‘건천화’ 사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또 인근 골프장에는 새들이 날아들지 못하도록 큰 나무도 심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처럼 여러 방면에서 버드 스트라이크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좀처럼 사고가 근절되지는 않고 있는데요. 새도 보호하면서 항공기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개발되길 기대해봅니다.

‘쿵쾅’거리고 착륙하면 조종사 실력이 엉터리?

예전 출장 중 유럽 공항에서 겪은 일입니다. 당시 외국 국적의 항공기를 이용했는데 ‘쿵쾅’ 하는 굉음과 함께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며 둔탁하게 착륙했습니다. 대체로 부드럽게 착륙하는 우리 국적기에 익숙해 있다 보니 동행들도 꽤나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조종사가 초보인가 보다” “조종사가 무슨 기분 안 좋은 일이 있나” 등의 불평을 쏟아낸 기억이 나는데요. 이후 착륙할 때 비행기가 많이 흔들리거나 둔탁한 소리가 들리면 ‘조종사 실력이 좀 떨어지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부드럽게 착륙하는 조종사는 실력이 좋고, 둔탁하게 착륙하는 조종사는 초보이거나 실력이 미흡한 걸까요? 이런 의문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의 훈련 교관에게 물어봤습니다. 답변은 ‘아니다’였습니다. 부드럽거나 둔탁한 착륙 모두 정상적인 착륙 기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매끄러운 착륙은 ‘소프트랜딩’이라고 하는데요. 활주로가 길고, 기상 여건이 좋을 때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상당히 조용히, 별 흔들림 없이 내려앉기 때문에 승객들은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데요. 다만 완전히 멈출 때까지 활주로를 달리는 거리가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자칫 활주로를 벗어나 잔디밭까지 내달리는 오버런이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면 둔탁한 착륙은 펌랜딩이라고 합니다. 활주로가 짧거나, 뒷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나 눈이 와서 활주로가 미끄러운 경우에 사용합니다. 항공기 바퀴가 활주로를 찍듯이 세게 부딪혀 마찰을 일으키면서 속도를 크게 떨어뜨려 정지할 때까지 활주 거리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활주로가 짧은 공항에 대형 항공기가 내릴 때 대부분 이 방식을 사용하는데요. 정상적인 착륙 방식이긴 하지만 소프트랜딩에 비하면 승객 입장에서는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활주로가 짧은 항공모함에 함재기가 착륙할 때도 펌랜딩을 주로 활용합니다.

하지만 흔히 소프트랜딩의 반대 개념으로 사용하는 하드랜딩은 의미가 약간 다릅니다. 펌랜딩이 조종사가 의도한 착륙이라면 하드랜딩은 조종사의 실수나 급격한 기상악화 등의 변수에 의해 의도치 않게 강하게 내려앉는 경우인데요. 승객들로서도 펌랜딩보다도 훨씬 강한 충격과 진동,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항공기 내 어느 좌석에 앉아 있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충격이 다른데요. 비행기는 착륙할 때 항상 뒷바퀴가 먼저 활주로 지면에 닿고, 앞에 있는 바퀴가 나중에 살짝 닿습니다. 따라서 앞쪽에 앉은 승객보다는 뒷바퀴 부근에 앉은 승객이 더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사실 모든 조종사가 펌랜딩과 소프트랜딩을 교범대로 지키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대체로 외국인 조종사, 특히 유럽 지역은 기상 조건이나 활주로 상태와 관계없이 펌랜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조종사들은 소프트랜딩을 많이 시도합니다. 여러 여건이 맞기 때문이기도 하고, 승객들이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느끼는 것을 고려해서입니다. 또 펌랜딩을 할 경우 승객들이 불만을 제기하거나, 다소 부정적인 탑승 후기를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조종사들이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항공기 안전입니다. 펌랜딩이나 소프트랜딩 모두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 때, 또는 담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겁니다. 때로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안전을 위해 이해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순풍에 돛 단’ 비행기, 제트기류 타면 3시간 빨리 도착

2015년 1월쯤 외신에 이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국 뉴욕을 출발한 영국 브리티시항공의 여객기가 당초 예정시간 보다 무려 1시간 30분이나 빨리 영국 런던에 도착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일반적으로 뉴욕→런던은 6시간 50분가량 소요됩니다. 그런데 이 여객기는 5시간 16분을 기록했습니다. 비결은 이례적으로 강한 ‘제트기류’ 덕분이었는데요. 당시 제트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시속 320km 이상의 속도로 움직였다고 합니다. 보통은 시속 100~200km 정도이니 당시 속도가 얼마나 예외적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속 900km 안팎으로 비행하는 여객기가 이 세찬 기류까지 등에 업었으니 속도가 훨씬 빨라진 건데요. 시속 1,200km의 속도였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마치 육상 100m 달리기에서 매우 강한 뒷바람을 맞고 뛰는 것과 마찬가지인데요. 그래서 100m 달리기에서는 뒷바람이 초속 2m를 초과하는 경우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반대로 런던에서 뉴욕으로 갈 때 이 제트기류를 만났다면 상당히 고전했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8시간에서 8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비행시간이 아마도 훨씬 길어졌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되면 갈 때와 올 때의 비행시간이 제법 차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제트기류로 대표되는 바람의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게 항공 업계의 설명인데요. 제트기류는 중위도 지방의 고도 9~10km 대류권과 성층권 경계면인 대류권계면 부근에서 형성돼 북반구를 기준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강한 바람대를 일컫습니다. 제트기류는 1926년 일본의 기상학자인 오이시 와사부로가 후지산 근처의 높은 하늘에서 처음 그 존재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공간적으로는 길이가 수천 km에 달하고 두께도 수백 km나 됩니다. 북반구에서는 제트기류가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강하고, 위치도 다소 남쪽으로 내려오는 경향이 있는데요. 공교롭게도 이 제트기류가 흐르는 높이가 여객기의 순항 고도와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여객기의 비행시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제트기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는 인천~미국 하와이 노선이 대표적입니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동쪽에 있는 하와이로 갈 때는 8시간 정도에 도착 가능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하와이를 떠나 서쪽에 있는 인천공항으로 올 때는 3시간이 더 걸려 11시간가량이 소요됩니다. 인천~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선도 갈 때는 10시간 25분, 올 때는 13시간으로 2시간 반가량 차이가 생깁니다. 반면 인천~런던 노선은 갈 때 12시간 30분가량이 걸리지만 올 때는 이보다 짧은 11시간 안팎이 소요되는데요. 간혹 강한 제트기류를 만나게 되면 10시간이 채 안 걸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제트기류를 여객기 운항에 이용한 건 1950년대 초 미국 항공사가 처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매일매일 기상과 공항 여건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여객기의 최적 항로를 짜는데요. 제트기류가 뒷바람일 때는 가급적 이용하지만 맞바람일 땐 이를 피해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맞바람을  맞으면서 오면 비행시간도 더 걸리고 연료 소모도 많이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장거리 노선에서는 오갈 때 항로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미주 왕복 노선을 예로 들면 갈 때는 제트기류를 탈 수 있는 태평양 항로를, 올 때는 제트기류를 피해 북극 항로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2016년 실제로 제트기류가 비행시간과 연료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요. 영국 레딩대학 연구팀이 지난 40년간 런던 히스로공항과 뉴욕 JFK공항을 오간 130만 개의 비행 노선을 분석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제트기류와 순방향인 뉴욕→런던 비행시간이 평균 4분이 빨랐고, 반대로 역방향인 런던→뉴욕은 5분 18초가 더 걸렸다고 합니다. 제트기류로 인해 왕복 비행에 평균 1분 18초가 더 소요된 건데요. 이를 하루 300편인 운항 편수에 대입하면 비행시간이 연간 2,000시간, 연료비는 약 260억 원가량이 더 든다고 계산된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또한 ‘제트기류는 전 세계 모든 곳에 있기 때문에 다른 비행 노선들도 비슷한 영향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최첨단을 걷는 항공기도 바람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마도 여객기의 순항고도가 더 높아지고, 속도 역시 음속을 돌파하는 수준이 되면 바람의 영향이 최소화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PART 02 오늘도 철마는 달린다

나폴레옹 때문에 철도 폭이 달라졌다?

수원~인천을 오가던 추억 속의 수인선 협궤열차는 1995년 말에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이 열차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철도 폭이 762mm로 다른 철도(1,435mm)의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좁은 철로라는 뜻을 담은 ‘협궤’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요. 열차 내부도 다른 기차에 비해 꽤 좁습니다. 국내의 다른 철도는 폭이 국제 표준(1,435mm)에 맞는다고 해서 ‘표준궤’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러시아, 스페인 등에는 국내에는 낯선 ‘광궤’라는 철도가 있습니다. 폭이 넓은 철로라는 의미인데요. 한 가지로만 통일되면 열차가 서로 다니기 편할 텐데, 왜 이렇게 철로 폭을 다르게 했을까요?

우리나라 주변 국가 중 협궤를 많이 이용하는 나라는 단연 일본입니다. 지금도 고속열차인 신칸센과 사철(민간 철도) 등을 제외하면 철도 폭이 1,067mm인 협궤가 많습니다. 협궤는 건설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곡선 구간 등의 범위가 작기 때문에 험준한 산골짜기가 수풀이 우거진 험지 등을 개척할 때 유용해서 광산에서 채굴한 광석이나 현지 산물을 운송할 때 자주 사용했다고 합니다.

러시아는 대표적인 광궤 철도(1,520mm)의 나라이지만 툰드라의 늪지대나 우랄의 산간 오지 등에서는 아직도 협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용어는 협궤로 통일돼 있지만, 철도 폭은 400~1,400mm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협궤는 대부분 구조적으로 기관차나 화차가 작기 때문에 운송 능력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나라에는 협궤를 많이 건설한 일본이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는 왜 표준궤를 깔았을까요? 바로 중국이 표준궤를 쓰기 때문입니다. 열차를 이용한 중국 진출과 원활한 수탈물 운송을 염두에 뒀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실제로 철도를 통해 각 항구로 막대한 수탈물이 운반되기도 했습니다. 표준궤 철도가 침략과 수탈의 수단이 된 셈인거죠.

그럼 1,435mm의 국제 공인 표준궤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사실 유래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말 두 마리가 끄는 마차의 폭, 즉 마차의 궤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최초로 이 궤간을 표준화한 나라는 영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국 스톡턴~달링턴 구간에 처음 적용됐고, 1825년 이 구간을 달린 역사상 최초의 증기기관차가 조지 스티븐슨이 만든 ‘로코모션 1호’입니다.

당시 40km 구간을 2시간에 주파했고, 말이 끄는 마차보다 50배나 많은 짐을 운반했다고 하는데요. 지금 기준으로 보면 무척 느린 속도이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놀랄 만한 사건이라고 합니다. 이후 유럽과 미국 등에 철도가 확산되면서 대부분 표준궤를 깔게 됐습니다. 현재는 전 세계 철도의 60%가량이 표준궤라고 합니다.

광궤를 깐 국가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나라는 러시아인데요. 아마도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때문일 것입니다.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세계 최장의 철도(9,288km)로 철로 폭이 1,520mm인 광궤가 깔려 있습니다. TSR은 남북 간에 경의선 등 철도연결 논의가 한창이던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자주 언급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유럽과 붙어 있는 러시아가 왜 대세인 표준궤를 따르지 않고 광궤를 놓았을까요? 역시 여러 설이 있지만,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년) 때문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18세기 후반~19세기 초반 나폴레옹의 침략으로 혼쭐이 난 기억이 있는 러시아는 늘 프랑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그래서 철도를 놓을 때 표준궤를 사용하는 프랑스와 바로 연결이 되지 않도록 광궤를 깔았다는 겁니다. 자칫 직결됐다가는 프랑스가 철도를 이용해 대량으로 병력과 무기를 실어 나르며 침략해오지 않을까 우려한 겁니다. 또한 독일의 침략을 견제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독일 역시 표준궤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독일군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 내 점령지역의 광궤를 표준궤로 바꾸기 위해 꽤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철도 폭이 달라지면 열차는 달릴 수 없습니다. 부산을 출발해 북한 땅을 거쳐 TSR이 시작하는 블라디보스톡 부근까지 가더라도 그 너머로는 갈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시베리아대륙횡단철도를 이용하면 배로 갈 때보다 유럽까지 가는 거리와 시간이 훨씬 단축됩니다. 그래서 나온 방식이 ‘대차교환(바퀴와 틀 교체)’ 또는 ‘환적’입니다. 철도 폭이 달리지는 곳에서 그에 맞게 바퀴 틀을 갈아 끼우는 겁니다. 이를 대차교환이라고 하는데요. 또 한 가지는 짐을 바퀴 폭이 다른 열차에 통째로 옮겨 싣는 겁니다.

대차교환 시스템은 TSR에서 많이 사용하는데요.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하면 시베리아대륙횡단철도가 시작되는 곳에서 광궤로 바퀴를 바꾸고, 이어 표준궤가 시작되는 벨라루스 등 동유럽에서 다시 한번 표준궤도로 바꿔야 합니다. 이런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통행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자동으로 철도 폭에 따라 바퀴가 조정되는 ‘가변궤간 대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구간이 스페인~프랑스 구간으로 표준궤와 광궤 모두에서 달릴 수 있는 고속열차가 운행 중입니다. 국내에서도 유라시아 철도와의 연결을 대비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궤간 가변대차’를 2014년에 개발했습니다. 대차에 설치한 스프링 등 여러 장치를 통해 바퀴를 움직이며 표준궤와 광궤를 자유로이 달릴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대륙철도와 연결되려면 큰 난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 철도 구간을 이용해야만 제대로 연결이 가능한데요. 언젠가 통일이 되거나, 안정적인 교류협력이 가능해진다면 부산에서 출발해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기차로 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첨단 KTX가 고운 모래를 꼭 싣고 다니는 까닭은?

한겨울에 눈이 내려 빙판길이 만들어지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모래나 연탄재일 겁니다. 요즘은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이 적기 때문에 모래가 주로 사용됩니다. 빙판길에 뿌려진 모래는 보행자의 신발 바닥이나 자동차 바퀴와 마찰을 일으키면서 미끄러짐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모래는 열차에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기차는 철로 만들어진 바퀴와 선로(레일) 사이의 마찰력을 이용해 움직이는 구조인데요. 건조하고 맑은 날에는 자연스럽게 둘 사이에 마찰력이 발생합니다. 기관차 자체 무게만 해도 수십 톤에 달해 선로에 가해지는 압력도 그만큼 크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비나 눈이 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선로가 젖으면 마찰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는데요. 그러면 미끄럼 탓에 바퀴가 헛도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때 해결사로 등장하는 게 바로 ‘모래’입니다. 고운 모래를 싣고 다니다가 기관차 바퀴 앞의 선로에 뿌리는데요. 이를 ‘살사장치’라고 부르는데 압축공기를 이용해 모래를 살포하는 장치입니다.

일반적으로 기관차의 보일러 위 기관차 바퀴 부근에 모래상자를 설치하고, 운전석의 코크 조작을 통해 모래를 뿌리는 방식입니다. 평상시는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기차 바퀴가 조금 미끄러진다는 느낌이 들면 기관사가 이 장치를 가동합니다. 레일 위에 모래를 뿌리고 기관차 바퀴가 이를 밟고 지나가면 레일 위에 납작하게 눌러진 모래들로 인해 얇은 막이 형성되는데 이를 통해 마찰력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살사장치는 눈ㆍ비가 올 때뿐만 아니라 오르막 선로를 지날 때도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오르막길을 오르려면 아무래도 평지보다는 더 큰 마찰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오르막을 오를 때 자칫 바퀴가 헛돌기라도 한다면 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살사장치가 언제 처음 등장했는지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1800년대 기차가 처음 개발됐을 당시부터 미끄러짐 방지를 위해 고안됐을 거라는 게 코레일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국내에서는 현재 일반 디젤기관차는 물론 KTX, ITX-새마을 같은 전철에도 살사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살사 장치를 사용하는 열차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기관차 또는 동력차가 나머지 객차나 화차를 끌고 가는 방식인데요. 이를 철도 용어로 ‘동력집중식’이라고 부릅니다. 기관차나 동력차의 바퀴에만 동력이 전달되고 나머지 객차ㆍ화차의 바퀴는 그저 따라서 구르기만 하는 겁니다. 자동차로 치면 엔진 동력이 앞바퀴에만 전달되는 ‘전륜구동’이나 뒷바퀴에만 전해지는 ‘후륜구동’과 유사한 형태입니다.

이들 방식은 동력이 전달되는 바퀴가 헛돌 경우 운행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별도의 장치가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살사장치입니다. 여기에 사용하는 모래 굵기는 고속차량과 일반차량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요. 고속차량용은 굵기가 0.3~1.0mm이고, 일반차량용은 이보다 큰 1.2~1.2mm라고 합니다. 고속차량은 아무래도 속도가 빠르다 보니 진동을 줄이기 위해서 보다 고운 모래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에도 이런 살사장치가 있을까요?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지하철은 열차를 움직이는 방식이 KTX나 디젤기관차와는 다른데요. 지하철에는 별도의 동력차가 없고 조종실과 객실이 바로 붙어 있는 구조입니다. 대신 동력장치들을 여러 객차 아래에 분산 배치해놓았습니다. 이를 '동력분산식‘이라고 하는데요. 동력원이 여러 곳에서 나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동차로 치면 바퀴 4개에 모두 동력이 전달돼 회전하는 ’사륜구동‘과 비슷합니다.

그러다 보니 동력분산식 차량은 동력집중식 열차보다 힘이 훨씬 뛰어납니다. 바퀴 한두 개가 미끄러지더라도 나머지 바퀴들이 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살사장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력분산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살사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열차의 전체적인 구동력과 마찰력을 계산해서 살사 장치가 별도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설치할 수도 있다고 코레일 관계자는 설명합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초기에 도입한 방식은 대부분 도태되기 마련인데요. 하지만 살사장치처럼 열차의 역사와 함께 여전히 활용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PART 03 복잡한 도로 위 사연들

단속 없었는데… 하늘에서 날아온 교통위반 범칙금

고속도로를 달릴 때 주변에 경찰차도 안 보이고 무인단속 카메라도 없다면 안심(?)하고 교통 법규를 위반해도 될까요? 답은 ‘아니다’입니다. 왜냐고요?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매의 눈’이 있기 때문인데요. 바로 ‘드론’입니다. 고속도로 관할하는 한국도로공사에서는 드론을 띄워 교통 법규 위반 차량을 적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속 권한은 경찰에 있습니다. 하지만 무인단속 카메라나 순찰차를 이용한 단속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국도로공사에서 드론을 띄워 위반 차량을 촬영해 증거자료를 첨부하여 경찰에 고발하는 겁니다. 2017년 버스전용차로 위반으로 고발된 건수만 540건이 넘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단속에 활용하는 드론은 활동반경이 7km, 최고 고도는 150m에 달하며, 장착된 카메리는 4200만 화소나 됩니다. 그야말로 공중을 맴돌며 날카로운 눈으로 먹잇감을 찾는 매나 마찬가지입니다.

드론이 적발하는 교통법규 위반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버스전용차로 위반인데요. 버스전용 차로는 9인승 이상 승용ㆍ승합차만 통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9~12인승 차량은 6명 이상 탄 경우에만 진입이 허용됩니다. 일반 승용차는 다니면 안 된다는 의미인데요. 적발되면 승용차는 6만 원, 승합차는 7만 원의 범칙금을 물어야만 합니다.

두 번째는 지정차로 위반입니다. 주로 화물차가 단속 대상인데요. 현행 규정에 따르면 편도 4차로의 경우 적재중량 1.5톤 이하 화물차는 3차로와 4차로만 달려야 합니다. 1차로에 들어오면 안 되고, 추월할 때에는 2차로를 이용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대형 화물차는 4차로가 통행 차로, 3차로가 추월 차로입니다. 그런데 상당수 화물차가 1차로부터 4차로까지 마음대로 넘나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정차로 위반 시 4톤 이하 화물차는 4만 원, 그 이상 화물차는 5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세 번째는 차간거리 위반, 즉 안전거리 미확보입니다. 현행 도로교통법 19조에는 안전거리 확보에 대해 ‘모든 차의 운전자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앞차의 뒤를 따를 때는 앞차가 갑자기 정지하게 되는 경우 그 앞차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필요한 거리를 확보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안전거리는 차량 속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명확한 구분이 없는 게 사실인데요. 하지만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권장 안전거리(시속 100km 주행 시 100m 등)에 크게 못 미친다고 판단되면 적발 대상이 된다는 게 한국도로공사의 설명입니다. 안전거리 미확보 역시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데요. 그래서 드론을 이용한 단속에서도 꽤 신경을 쓰는 부분입니다. 안전거리 미확보로 단속되면 승합차는 5만 원, 승용차는 4만 원의 범칙금을 내야 합니다.

이것만 보면 고속도로 속살 다 보인다, 노선 번호의 비밀

1970년 개통한 경부고속도로의 노선 번호는 ‘1’번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도로라는 상징성을 반영해서 붙여진 숫자인데요. 그러면 2번, 3번 고속도로가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 자리 숫자의 번호를 가진 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가 유일합니다. 대표성을 인정해서 예외를 허용한 겁니다. 국내에서 고속도로에 번호를 붙이는 방식은 국토교통부의 ‘고속국도 등 도로 노선 번호 및 노선명 관리 지침’에 정해져 있는데요. 이 지침에 따르면 고속도로의 노선 번호만 알면 그 방향과 도로 규모 등 웬만한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노선 번호가 ‘10’번인 고속도로를 예로 들어볼까요? 번호만으로도 알 수 있는 정보는 우선 동서로 뻗어 있으며, 규모가 큰 간선도로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다는 겁니다. 바로 ‘남해고속도로’인데요. 전국의 고속도로 노선망을 확인해보면 번호를 통해 알아낸 정보가 정확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번호만으로 어떻게 이런 정보를 알 수 있느냐고요? 고속도로에 노선 번호를 붙이는 원칙은 첫째로 남북 방향은 홀수 번호, 동서 방향은 짝수 번호를 부여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남북 방향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숫자가 커지고, 동서 방향은 남쪽으로 북쪽으로 오름차순으로 노선 번호를 줍니다.

둘째는 도로의 규모에 따라서 자릿수가 달라집니다. 국토를 종단 또는 횡단하는 ‘간선노선’에는 두 자리 숫자가 부여되는데요. 남북 방향은 끝자리에 ‘5’번을, 동서 방향은 ‘0’번을 붙입니다. 간선노선보다 규모가 작은 ‘보조노선’에도 역시 두 자리 숫자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끝자리가 다릅니다. 남북 방향은 끝자리에 1ㆍ3ㆍ7ㆍ9번이, 동서 방향은 2ㆍ4ㆍ6ㆍ8번이 부여됩니다. 참고로 보조노선은 간선노선 축에서 나누어져서 주요 도시나 산업단지, 향만과 공항 등을 연결하며 2개 시ㆍ도 내외를 통과하는 노선을 일컫습니다. 또 간선노선 또는 보조노선에서 갈라져서 인근 도시나 항만, 공항 등을 잇는 짧은 고속도로인 ‘지선’에는 세 자리 숫자가 부여됩니다. 앞 두 자리는 관련이 되는 간선노선 또는 보조노선의 번호를 그대로 씁니다. 대신 셋째 자리에는 남북 방향은 1ㆍ3ㆍ5ㆍ7번을, 동서 방향은 2ㆍ4ㆍ6ㆍ8을 붙입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남해고속도로는 전남 영암과 부산을 동서로 잇는 간선노선인 만큼 우선 두 자리 숫자가 되고, 끝자리에 ‘0’이 붙게 됩니다. 그리고 동서 방향의 간선노선 중 가장 남쪽에 있기 때문에 앞에 ‘1’을 넣어 ‘10’번이 된 겁니다. 동서를 연결하는 간선노선 중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서울양양고속도로의 번호는 ‘60’번입니다.

그러면 서해안고속도로는 몇 번일까요? 먼저 이 도로는 서울에서 전남 무안을 남북 방향으로 연결하는 간선노선이기 때문에 두 자리이고 끝자리에 ‘5’를 써야 합니다. 또 남북 방향 고속도로 가운데 가장 서쪽에 있기 때문에 ‘1’을 붙이면 ‘15’번이 됩니다. 서해안고속도로의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 간선노선인 호남고속도로의 번호가 ‘25번’인 것도 이 같은 방식에 따른 겁니다. 서에서 동으로 갈수록 앞 숫자가 커지는 겁니다. 동쪽 끝에 있는 동해고속도로의 노선 번호가 ‘65’번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조노선은 연결된 간선노선의 번호에 영향을 받는데요. 예를 들어 남북 방향인 평택화성고속도로는 서해안고속도로(15번)의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뒷자리에 ‘7’을 붙여서 17번이 되는 겁니다. ‘12번’ 도로는 남해안고속도로(10번)과 연결되며 위쪽에 위치한 보조노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 ‘151’번은 세 자리이므로 우선 짧은 거리인 지선이고, 서해안고속도로(15번)에서 갈라져 나온 남북 방향 도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순환고속도로는 어떻게 번호를 붙일까요? 남북 방향도, 동서 방향도 아닌 그야말로 순환인데 말이죠. 이게 세 번째 원칙입니다. 순환고속도로는 세 자리로 하되 맨 앞에는 해당 도로가 있는 지역의 우편번호 첫 자리를 사용합니다. 다만 도로명으로 바뀐 지금의 우편번호가 아닌 6자리의 옛 우편번호입니다. 그래서 서울은 ‘1’, 대전은 ‘3’, 부산은 ‘6’이 붙게 되는데요. 그 뒤에는 ‘00’번을 사용합니다. 이런 이유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옛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번호가 ‘100’이 되는 겁니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는 ‘600’번입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무심코 지나치는 노선 번호라도 조금만 규칙을 알면 그 ‘속살’을 볼 수 있습니다.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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