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차박캠핑 이야기

파르페북스 / 2020년 10월 / 240쪽 / 14,000원

나의 첫 차박캠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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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차박캠핑 이야기

오영교 지음

저자 소개

▣ 저자 오영교 네이버 캠핑 분야 1위, 2천만 누적 방문자 수를 기록한 차박캠핑 대표 블로그 〈피터팬 캠핑〉의 블로거이자 카페 〈그린 캠핑 캠페인〉의 운영자이다. ‘피터팬’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네이버 인플루언서로도 선정되었다.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대한민국 평범한 아빠지만, 차박캠핑을 시작한 후 캠핑을 다니기 쉬운 교통의 중심인 천안으로 이사까지 할 정도로 열정적인 캠퍼가 되었다. “호텔비를 아껴 차라리 배 속에 집어넣겠다!”는 생각으로 가족과 함께 매일같이 루프탑텐트를 펼치며 차박캠핑을 즐기는 중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MBN 〈여행생활자 집시맨〉과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도 방영되며 큰 화제가 되었다.

책소개

이제 막 차박캠핑을 시작하려는 초보들, 떠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책으로나마 대리만족하고 싶은 사람들, 차박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캠퍼들을 위한 첫 번째 차박캠핑 책이다. 캠퍼들의 로망이 담긴 이야기는 물론이고, 캠핑 용품을 실패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방법처럼 저자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어낸 알짜배기 정보들은 이제 막 차박캠핑을 시작하는 독자들에게 랜턴과 같이 밝은 빛이 되어준다.

요약본 본문

내가 텐트를 올린 이유

차박캠핑, 골라 노는 재미가 있다

차박캠핑, 괜히 어렵고 복잡해 보인다. 준비물도 많은 것 같고…. 그렇지만 차박캠핑이라고 하여 대단할 것은 없다. 그저 캠핑이라는 큰 카테고리에 포함된 하나의 방법일 뿐, 캠핑을 한다는 것은 똑같다. 다만 캠핑을 조금 더 편리하고 편안하게 즐기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차를 이용하는 것뿐이다.

만약 차박캠핑 시작이 어려워 망설여진다면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잠깐 다녀와보는 것도 좋다. 거창한 캠핑용품도 필요 없다. 그냥 편의점에서 산 컵라면과 삼각 김밥으로 시작해보자. 길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라도 즐길 수 있는 차박캠핑은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큰 틀로 보면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순수 차박(혹은 스텔라 차박): 기본적으로 SUV와 승합차가 주를 이루는 방법이다. 차 안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트렁크와 3열 혹은 2열까지도 평탄화를 하여 캠핑을 즐기는 것이다. 나 역시도 솔로 차박을 할 때 한 번씩 순수 차박을 하는데, 좋지 않은 날씨에도 구애받지 않고 간소하게 다닐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무시동 히터와 투배터리를 설치하면 겨울에도 문제없이 차박캠핑이 가능하며, 차 실내에서 자는 만큼 잠금장치도 확실하여 보안에 더 안심된다.

다만 차 실내의 비좁은 공간만 활용할 수밖에 없어 부부 혹은 연인 등 2인 차박캠핑에 효율적이며 3인 이상 넘어가면 조금 힘들 수 있다. 또한 잠을 자기 위해서는 모든 짐을 차 외부로 노출시켜야 하는 점은 궂은날에 상당히 신경 쓰이기도 한다.

2. 루프탑텐트 차박: 내가 수년간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차 위에 루프탑텐트를 올려서 차박캠핑을 즐기는 방식인데, 차의 종류와 상관없이 거의 모든 차량에 설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굳이 차박캠핑 때문에 차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우천 시에도 짐을 차 안에 넣어 보관할 수 있고, 텐트가 높은 곳에 있는 만큼 산짐승에 대한 염려도 없다. 공간 활용이 좋고 언제든 쉽게 펴고 접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차 위에 올리기 때문에 차체가 높은 차량은 루프탑텐트를 설치하면 지하 주차장에 못 들어가기도 한다. 세차장에서 자동세차를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텐트 종류에 따라 운행 시 풍절음이 들릴 수 있으며 속도 제한도 생기게 된다.

3. 도킹텐트 차박: 도킹텐트란 우주선끼리 결합을 일컫는 ‘도킹’에서 따온 말로 차량 트렁크와 간단하게 연결하는 텐트를 말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으며, 공간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트렁크와 연결하여 텐트를 설치해 차량의 안쪽도 모두 사용이 가능하며, 사다리를 오르고 내릴 필요도 없이 일반적인 바닥 모드의 캠핑처럼 즐길 수 있다. 거실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단점으로는 일반 텐트처럼 설치와 세팅 시간이 길다. 오히려 차량과 도킹하는 부분이 익숙하지 않을 때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주차 공간 외에도 더 많은 여분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

4. 캠핑카 차박: 나는 캠핑카 역시 차박으로 본다. 가장 진화된 차박캠핑의 방법이고 차 종류에 따라서는 화장실과 샤워실까지 갖추고 있으니 집에서 생활하는 만큼의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다만 가격적으로 고비용이고 유지비도 많이 들며 운전이 쉽지 않아 숙련된 운전 경력이 필요하다. 또한 갈 수 없는 곳도 매우 많다. 엄청난 차량 무게 때문에 길이 좋은 곳만 다녀야 하며 시골길의 낮은 터널은 우회하거나 아주 못 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차박캠핑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 자신의 캠핑 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내 마음대로 즐기면 된다. 캠핑에서 중요한 건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니까!

차박캠핑의 또 다른 이름은 ‘여행’이다

나의 캠핑은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 대부분 캠핑을 가는 사람들은 운전대를 잡고 출발하여 바로 캠핑장으로 향한다. 캠핑장에서 어떤 것을 먹고 무엇을 할지 고민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우리 가족에게 캠핑장은 잠을 자기 위한 하루의 최종목적지일 뿐이다. 날 잡고 온종일 캠핑장에 머무르면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할 때도 있지만 그런 일은 극히 드물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캠핑장의 지역에 있는 여행지들을 선정하여 동선을 살피고 최대한 많은 곳을 볼 수 있도록 계획한다. 아이들에게 좋을 법한 박물관을 보기도 하고, 새로 생긴 관광지가 있다면 누구보다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달려간다. 가까이 시장이 있다면 구경하며 지역 먹거리를 사기도 한다. 해가 질 때까지 여행을 하고 그 지역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저녁을 먹고 나면 캠핑장에 들어가 간단하게 잠자리를 세팅하고 미리 구입한 그 지역의 음식이나 막걸리 한 잔 하며 여행의 좋았던 점이나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캠핑을 하다가 질려서 그만 둔 사람들을 가끔 보곤 하는데, 이런 캠핑이라면 질릴 새가 없다. 늘 새로운 것을 보고 탐구하는 데 재미가 떨어질 일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캠핑장을 선택할 때는 우리 가족의 여행 동선을 고려하여 고른다. 하룻밤을 보내는 숙박지의 개념이기 때문에 굳이 시설의 좋고 나쁨을 따지지도 않는다. 캠핑장을 예약하지 못 했다고 해도 여행을 떠남에 있어서는 망설임이 없다. 차박캠핑은 그저 여행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행위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여행에 익숙하지 않아 노지에서의 잠자리가 두렵고 겁이 난다면 우선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시작을 해보는 것도 좋다. 밤늦게 출발하여 막힘없이 여유롭게 목적지 근처의 휴게소에 도착하여 잠을 청해본다. 안전하고 최고의 시설이 있으니 이만큼 좋은 차박지도 없다. 화장실도 깨끗하고 운이 좋으면 샤워실까지 있는 곳도 있다. 편의점이 늦게까지 하니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식사도 사먹을 수 있지만 좀더 빠르게 나와 지역의 맛집에서 한 끼를 즐길 수도 있다.

나는 이것을 어설프게 ‘공정캠핑’이라고 한다. 내가 여행하는 지역에서 좋은 것을 보고 즐거움을 느꼈다면 나도 무엇인가 지역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지역상권 활성화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엄청난 돈을 소비하는 건 아니지만 지역에서 음식을 사먹고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역 막걸리는 기본이고 웬만한 것은 여행간 곳에서 소비하며 생활하려 한다. 짜장면을 사먹을 수 있고, 순대국밥이나 올갱이 해장국을 먹을 수도 있다. 강원도에 가면 옥수수와 감자를 사오기도 한다. 캠핑이 더 이상 캠핑이 아닌 여행이 되는 순간이다.

캠핑장에 가서 캠핑장에만 있다가 오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평소에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이왕 캠핑 여행을 갔으면 하나라도 더 보고 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차박, 처음 하는 당신에게

오토캠핑과 노지캠핑, 어디가 좋을까?

차박캠핑을 떠나려고 장소를 알아보다 보면 많이 듣는 단어가 있다. 바로 오토캠핑장과 노지캠핑장이다. ‘오토캠핑장’은 말 그대로 캠핑을 하기 위해 준비된 장소다. 깨끗하게 관리하는 관리자가 있고, 집에서 쓰던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전기도 있으며, 화장실과 개수대, 수돗가까지 모두 갖춰서 불편함 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인위적으로 평탄화된 바닥으로 수평이 잘 맞는 땅은 초보자도 쉽게 캠핑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파쇄석이나 데크로 잘 다져진 바닥은 배수도 잘 되어 비가 내려도 좋다. 다만 일정금액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고, 내게 할당된 네모반듯한 구역 안에서만 캠핑을 즐겨야만 한다.

반면 ‘노지캠핑장’은 관리자는 물론이고 화장실도 없을 수 있으며 만약 있다 하더라도 관리가 안 되어 상당히 지저분하기도 하다. 아무래도 여성과 아이들에게는 힘들 수 있다. 전기는 당연히 없고, 수돗가도 없는 곳이 더 많이 있다. 당연히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되며 자유롭게 정해진 구역이 아닌 넓은 땅을 사용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은 공간을 내 땅인 것 마냥 차지하면 눈총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가까이 보면 단점투성이인 노지캠핑장이지만 많은 이들이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가까이에서 자연을 느끼며 즐길 수 있고, 언제 가든 언제 오든 제약이 없다. 이것으로 모든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

그러나 관리자와 사용료가 없기 때문에 노지캠핑을 한다는 사람도 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있다는 편견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이 맨바닥에 불 피우고 화장실 세면대에 라면을 버리고 쓰레기까지 투척하고 간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듯이 그 자리를 엉망으로 만들고 그대로 몸만 떠나가며 다음에 올 사람을 불쾌하게 만든다. 이런 행동은 그 지역을 폐쇄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차박캠퍼들은 늘 장소의 정보에 허덕인다. ‘차박캠핑은 곧 노지캠핑’이라는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대부분 차박캠핑을 생각하면 노지에서의 캠핑만을 생각한다. 이것 역시 잘못된 편견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캠핑도 공부가 필요하고 경험이 쌓여야 한다. 이제 막 차박캠핑을 시작하면서 바로 노지에서 시작하는 사람은 그다지 반갑지 않다. 물론 어른으로서 해도 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분하고 기본 매너를 지키는 사람이라면 다르겠지만, 이제 막 차박캠핑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노지캠핑에서의 기본 매너와 에티켓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무 곳에서 불을 피워서 요리를 하고, 물가에서 설거지를 하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이제 막 차박캠핑을 시작하면서 노지로 나간다는 것은 게임으로 쉽게 예를 들자면 레벨1의 캐릭터가 레벨20 맵에 와서 사냥을 한다는 것과 같다. 상황에 맞는 맵에서 레벨 업을 하고 와야 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무작정 노지로 나올 것이 아니라 시설 좋은 캠핑장을 이용하며 캠핑 스킬을 쌓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전기와 화장실이 있는 캠핑장에서 여유롭게 캠핑을 해보며 캠핑 매너도 배우고 스킬도 쌓으면서 노지에 가면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 역시도 돔텐트로 시작한 오토캠핑의 경험으로 캠핑의 기본적인 상식을 갖출 수 있었고, 그것을 응용하면서 지금의 차박캠핑을 즐기고 있다.

노지에는 관리자가 없으니 개인 한 명 한 명 모두가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자신 스스로 관리 감독하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며, 그 자리를 최대한 깨끗하게 쓰고 돌아와야 한다. 오토캠핑장과 노지캠핑장의 다른 점은 바로 이것이다. 오토캠핑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방종이 허락될 수 있지만, 노지캠핑장에서는 사소한 어떠한 방종도 허락되지 않는다.

나의 차박, 우리의 여행

아이와 단 둘이 떠나는 차박캠핑 여행

나는 가끔씩 아이와 단 둘이 무계획 여행을 한다. 온가족 모두 떠나는 가족 캠핑도 좋지만, 아빠보다 엄마를 먼저 찾는 아이들의 성향에 늘 가슴 한편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이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아내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차박캠핑을 떠나기 시작했다.

아이와 단 둘이 차박캠핑을 하는 게 처음에는 쉽지만은 않았다. 어린 5살 녀석을 아내 도움 없이 나 혼자 돌봐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녀석을 보살피다가 내가 화장실이 급해질 때는 정말로 난감했다. 결국 아이를 혼자 두고 화장실을 가게 됐는데, 그나마 아들이 말을 잘 알아듣는 편이어서 아빠가 나간 뒤엔 차 문을 잠그고 아빠가 오면 문을 열어줄 것을 교육시킨 후 볼일을 보기도 했다. 숙소를 잡아 여행했다면 전혀 불편하지 않았을 상황이다. 그렇게 나도 배우고 아이도 배우는 여행을 만들어갔다.

아들과 단 둘이서만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에는 알게 모르게 측은지심을 받기도 했지만, 아침은 간단하게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여 패스트푸드를 먹기도 하고, 백반집에 들러 정성 가득한 식사를 하기도 하며 여행을 즐겼다. 때로는 편의점 김밥을 먹기도 하고, 우유와 빵으로 때우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와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들은 무척이나 즐거워했다. 그렇게 차박캠핑 여행을 하면서 엄마는 허락하지 않던 먹거리를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자 아이는 아빠를 더 찾게 됐다. 지금도 뭔가 먹고 싶으면 아빠와 손잡고 산책 나가자고 한다. 내겐 그것 또한 즐거움이다.

만약 아이와 단 둘이 차박캠핑을 계획한다면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캠핑 준비물을 많이 챙기지 말자. 음식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여행지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간단하게 준비하는 것이 아이에게 더 집중하고 아이와 더 즐겁게 놀아줄 수 있는 방법이다. 어린 아이 혼자 두고 잠깐이라도 무언가를 하면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 있고, 아이에게는 여행의 흥미를 떨어트릴 수도 있다. 온전히 아이와 즐기는 시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아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별다른 것이 없다. 그저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면 된다.

때로는 혼자도 좋아, 솔로 차박캠핑

아내는 원래부터 불편한 노지를 싫어했다. 여름에는 특히 음식물 쓰레기 냄새도 심해져서 노지캠핑은 무척이나 기피하는 편이었다. 아이들 역시 시원한 계곡 물놀이는 즐겁고 재미있어 하지만, 물놀이 후의 더위와 모기의 공격은 아직도 힘들어 한다.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노지는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나 혼자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총각 시절부터 혼자 다니는 산행을 좋아했던 터라 가끔 홀로 떠나는 여행을 꿈꾸지만, 아이 둘을 아내에게 맡기고 나만 차박캠핑을 떠나는 건 차마 양심에 걸렸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성인 남성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취미를 갖는 건 굉장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사는 천안 가까운 노지에서의 차박캠핑은 아내의 허락도 늘 쉽게 떨어진다. 평소 가족과 자주 다녔던 곳들이기에 위치만 이야기하면 아내도 안심하는 눈치였고, 혹여 집에 무슨 일이 생겨도 호출이 오면 금방 집에 도착할 수 있으니 마음 가볍게 떠날 수 있었다. 차가 막히는 서울, 경기, 수도권 지역에서 살 때는 감히 꿈도 꿀 수 없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12월 겨울, 부랴부랴 어디든 쉽게 차박캠핑을 떠날 수 있는 교통의 요지 천안으로 이사를 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은 집에 있으면 답답해 하는 내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아내가 먼저 나 혼자라도 가까운 노지로 차박캠핑을 다녀올 것을 권하기도 한다.

혼자서 하는 차박캠핑의 가장 좋은 점은 굳이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가족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캠핑용품을 세팅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차 안에 누워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좋다. 가끔은 그 쉬운 루프탑텐트를 펴는 것조차 귀찮게 여겨지기도 한다. 밤에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화로대 안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이 추는 춤을 보기만 해도 좋다. 그때만큼은 머릿속이 멍해지며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잠시나마 세상 모든 것과 더 나아가서는 나까지도 잊어버릴 수 있다. 그야말로 무아지경에 빠질 수 있는 시간. 나의 생각마저도 온전히 자연에 동화되어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조차도 잊을 수 있는 그런 시간. 그저 사라지는 시간이지만 아까운 마음은 하나도 없다. 이 시간들이 나를 더욱 사랑하게 해준다.

슬기로운 차박캠핑 생활

차박캠핑, 무엇을 챙겨갈까?

차박캠핑, 재미있어 보이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떤 것부터 구입하고 준비해야 할까? 차박캠핑을 할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쉽게 생각해보자. 차박캠핑도 결국에는 어딘가에서 머물러 있으며 장시간 생활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앉아 있을 의자가 있어야 하고, 뭐라도 먹을라치면 테이블 정도는 있어야 한다. 사실 중요한 것은 이게 끝이다. 의자나 테이블은 차에 실을 수 있어야 하니 집에 있는 식탁과 의자는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접을 수 있는 작은 상이라면 캠핑용 테이블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자는 어떤가? 마찬가지로 식탁 의자를 차에 싣고 나와 사용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접이식 캠핑용 의자는 하나 구입하면 좋다.

이제 앉아서 먹고 쉴 수 있는 일은 해결되었다. 여기에 야간에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랜턴 하나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다음 준비물은? 개인적으로 이중 지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자면, 일단은 이렇게만 준비하면 된다. 나머지는 어느 집에나 하나씩은 있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고, 냄비와 간단한 그릇도 집에서 쓰던 것 그대로 가져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렇게 시작해보면서 한두 번 캠핑을 하다 보면 내게 필요한 것이 느껴진다. 차박캠핑을 다니며 다른 캠퍼들이 사용하는 장비들도 보면서 내게 적용해본다. 이렇게 차박용품을 구입하면 질리지 않는 한 잘못 사서 다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작도 해보지 않고 무작정 풀세트로 캠핑용품을 모조리 구입하면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고 미개봉으로 중고시장에 내보내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차박캠핑도 결국에는 집에서 하던 살림을 밖에 나가서 자연을 즐기며 하는 것뿐이다. 우리가 집에서 생활하며 사용하던 것 외에 딱히 더 필요한 것은 없다. 내가 편히 앉아 쉴 수 있기만 하면 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캠핑용품을 구입할 땐 한꺼번에 다 사기보다는 하나씩 차근차근 사는 게 더 좋다. 아! 벌레 물린 데 바를 수 있는 약과 기피제, 비상약 정도는 반드시 챙겨야 하고!

만들어서 더 좋은, DIY 차박 용품

어닝이 필요하다면, 타프로는 어때?

나는 거의 모든 캠핑용품을 차에 매달고 설치해두었다. 차만 있으면 지금 당장 어디를 가더라도 모든 생활이 될 정도다. 그래서 가끔 차를 타고 놀러 가다가 경치 좋은 곳을 발견하면 잠시 멈춰 의자만 꺼내놓고 쉬기도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어닝이다. 그러나 이 어닝 가격이 생각보다 매우 비싸다. 그래서 나는 이 어닝도 스스로 만들게 되었다. 바로 타프로 말이다.

루프탑텐트 가로바에 어닝을 설치할 수 있도록 어닝바를 만들고 거기에 타프를 걸면 어닝이 된다. 그늘을 만드는 용도로만 쓰기에는 무척이나 커 보이기는 하지만 가볍게 차크닉을 떠날 때에는 아주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타프를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차에 2개의 고리를 걸어주었다. 반대쪽으로 2개의 폴대만 있으면 되도록 고안한 것이다. 이렇게 하니 매우 쉽고 빠르게 타프를 설치할 수 있었다. 또한 심한 강풍이나 비가 와도 문제가 없었다. 내가 설계하고 만들었지만 이건 정말 하나의 작품 같은 캠핑용품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타프를 설치하기 위하여 만들어놓은 어닝바는 때로는 비에 홀딱 젖은 옷을 말리거나 침낭을 말리는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젖은 옷의 팔을 어닝바에 끼워 널은 후 이불용 집게로 고정해주면 강력한 바닷바람에도 떨어지지 않고 금방 건조되어 좋다. 침낭이나 이슬을 머금은 타프, 바닥에 사용한 매트 등을 말릴 때에도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각종 장비를 설치할 수 있는 기본 브라켓이 되어주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캠핑용품은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어야 한다. 캠퍼의 입맛에 맞춰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늘 원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캠핑용품을 만든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 나의 필요에 의해서.

나는 그린캠핑을 꿈꾼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오랜만에 자주 찾던 노지로 차박캠핑을 하러 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말에 자주 찾던 곳인데 오랜만에 가보니 이제는 갈 수 없는 곳이 되어 있었다. 차박캠핑을 즐기며 많은 사람이 남긴 흔적과 자연의 훼손으로 지역주민의 원성이 자자하여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하고 폐쇄조치를 했기 때문이다.

캠핑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차박캠핑은 이제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되었다. 주말에 노지에 가보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니 흔적이 남았다. 노지는 불을 피우면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인데 화로대도 사용하지 않고 맨땅에 그대로 불을 피운 자리, 아무 곳에서나 발견된 쓰레기 등 소수의 인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불필요한 흔적이 보였다. 이렇게 되면 또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이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곳을 잃었다. 주말마다 찾던 곳들이 하나둘씩 폐쇄되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그린캠핑캠페인’이라는 카페를 만들게 되었다. 소규모이지만 올바르고 깨끗한 캠핑 문화를 위해 나와 뜻을 같이 하고자 사람들이 모였다. 차박 캠핑을 즐기다가 집으로 가기 전 2~3시간, 많게는 4시간 정도 주변의 쓰레기를 모아 버리는 것으로 시작된 이 그린캠핑캠페인 모임은 차츰 더 나아가 국립공원 자원봉사를 신청하여 국립공원 등산로를 청소했고, 내가 사용하는 루프탑텐트 브랜드와 함께 합동 청소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TV, 유튜브, 유명 매거진 등에서 감성캠핑이라고 하여 노지에서 돌을 쌓아 불을 피우는 장면이 나오면 이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진 기분이 든다. 노지에서는 화로대를 사용하더라도 불을 피우는 것 자체가 불법적인 행위다. 그런데 화로대조차 없이 맨 바닥에 불을 피우는 모습이라니.

아무리 잘 가꾸어진 환경의 캠핑장이라도 자연과 가까이 있는 노지의 아름다움에 비할 수는 없다. 화장실이 없거나 혹은 재래식 화장실만 있더라도 노지를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이런 자연을 바로 마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지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선물해주었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아니, 지켜주기는커녕 오히려 괴롭혔다. 그래서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사실 차를 몰고 다니며 캠핑할 정도의 성인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일과 해도 되는 일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몰랐다”, “처음이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과연 이것이 알고 모르고의 차이에서 오는 행동일까? 노지 차박캠핑은 관리자가 없다. 그만큼 각자 스스로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지켜야 한다. 무분별한 행동으로 우리가 갈 곳을 더 잃게 될 수도 있다.

텍스트 상자: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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