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아프지 않게 살고 싶다

마흔, 아프지 않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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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아프지 않게 살고 싶다
신준식 지음
라이온북스

책소개

박지성, 김연아, 최경주 등 국가대표 운동선수의 건강을 책임졌던 신준식 박사는 아프면 항생제부터 찾고 수술부터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위험한 건강 상식을 꼬집으며, 몸은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해야 하는 대상임을 일깨워준다.

요약본 본문

마흔, 아프지 않게 살고 싶다
신준식 지음
라이온북스 / 2013년 2월 / 332쪽 / 16,000원

1장 동의보감, 마흔의 마음을 어루만지다

화가 나고 자꾸 두려움이 앞선다 : 칠정건강법
한 번 몹시 성내니 가슴속에 불길이 일어 화평한 마음이 불타 없어지면 한갓 자신만 다치느니라.
부딪치는 일 있거들랑 다투지 마오. 그 일만 지나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을 걸.

마흔을 흔드는 일곱 가지 감정: 한의학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희노우사비공경喜怒憂思悲恐驚, 일곱 가지로 나누고 칠정七情이라 하는데, 이 칠정이 모든 질병의 내적 요소라 본다. 즉 칠정이 너무 지나치면 몸의 기氣를 상하게 하고 관련된 장기를 손상시켜 질병이 유발된다. 칠정은 특히 인간의 오장육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희喜, 즉 기쁨은 유쾌한 감정의 표현이다. 기뻐하면 마음이 평온해져 건강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지나치면 심장을 상하게 하여 심신이 불안하게 된다. 복권에 당첨되어 거액의 상금을 타게 된 사람이 심장마비에 걸렸다는 기사를 가끔 접하게 되는데, 이처럼 갑자기 기뻐 날뛰면 심신에 영향을 끼쳐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노怒함이 많으면, 즉 화를 많이 내면 간을 상하게 한다. 대체로 혈기 왕성한 사람이 노하기 쉬운데 혈기가 거슬러 올라가면 사람이 노하게 되고, 크게 노하면 혈액을 손상시켜 간이 열을 받게 된다. 또 간과 밀접한 쓸개에도 영향을 미친다. 양이 음을 이기는 것이 화의 감정이므로 열을 담당하는 심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음기운을 다스리는 신장을 침범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노한 감정은 결국 간, 담, 심장, 신장 등 네 가지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우憂, 즉 근심은 감정이 침울한 상태로 지나치면 폐가 상한다. 또 음양오행에 입각해서 보면 폐에 이어 비장에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사思, 즉 정신이 집중되어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 정신력을 소모시키고 의지를 산란하게 만든다. 생각은 비장을 주관하기 때문에 지나친 심려는 비장을 상하게 한다. 어떤 일에 매달려 골똘히 생각하는 경우 밥맛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로 비장의 기능이 저하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悲는 슬픔, 비참함, 고통, 번민으로 생긴다. 즉 노함과 근심과 생각이 지나친 상태이다. 그러므로 지나친 슬픔은 오장의 기능을 손상시키며 삼초(몸의 상초, 중초, 하초 모두)의 기능을 상하게 한다. 슬픔이 지나치면 실신이나 통곡, 피를 토하는 증상이 나타나고 자칫하면 생명까지 잃는 수가 있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가 통곡을 하다 실신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이다.

한편 공恐이란 두려운 감정, 즉 공포를 나타낸다. 공포심이 나타나는 원인은 신장과 피의 기운이 허약하기 때문이다. 공포의 감정이 지나친 경우에는 기가 내려가고 신장을 손상시켜 공포와 전율, 불안을 초래한다. 외부의 지나친 자극에 의해 두려움에 떨 수도 있지만, 혈기가 부족하여 신장과 심신이 허약한 경우에도 공포가 생길 수 있다. 경驚은 뜻밖의 비상사태를 만나 정신적으로 긴장하는 것이다. 공포는 스스로 의식하고 있는 것이지만 경驚은 무의식적인 것으로 놀라면서 심신이 동하여 정신적으로 착란을 일으켜 감정이 불완전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흔히 강심장이라고 하듯이, 심장이 허하지 않으면 잘 놀라지 않고 정신적인 혼란 또한 잘 일으키지 않는다.

마흔의 몸은 마음을 이길 수 없다: 갑자기 사람이 물에 빠지면 죽는다. 평소 물에 가까이 가보지 않았더라도 동물은 물속에 빠지면 본능적으로 헤엄을 쳐서 나오지만, 사람은 십중팔구 빠져 죽고 만다. 사람은 왜 동물처럼 못하는가? 수영을 못 해서가 아니다. 바로 공포감 때문이다. 물을 그저 물이라 생각하는 마음의 평정만 가지고 있으면 자연히 몸은 물에 뜨고, 발길질만 하면 쉽게 익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물속에 빠졌다는 공포감에 허우적대다 목숨을 잃는 일이 많다.

불가에서는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의 모든 것, 소리로 들리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가리켜 가유(假有,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라고 한다. 그래서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는 말도 있는 것이다. 기독교의 세례 요한 역시 하나님은 하늘에 있지 않고 바로 마음속에 있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 진실은 아니라는 뜻이다. 알고 보면 인간의 일생이 얼마나 짧고 덧없는가?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이런 것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칠정에 흔들리면 바로 몸을 망치게 마련이다.

예전에는 정신병원에 다닌다고 하면 ‘돈 사람’ 혹은 ‘미친 사람’이라고 하여 삐딱한 눈으로 보기도 했지만, 그래도 요즘은 사회적 인식이 나아진 탓에 치료를 위해 정신과를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현대 사회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지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러한 스트레스는 작게는 불면증이나 의욕상실, 사회부적응, 각종 신경성 질환을, 크게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신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정신이 쇠약해지면 마음뿐만 아니라, 몸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의학보다는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더 뚜렷이 나타난다. 정신 질환은 가장 치료하기 힘든 분야이다.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 주위 가족들이나 환경을 살펴보아도 다분히 정신 질환의 원인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사람들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미치겠다!”, “돌겠네!”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하듯이 누구나 정신 질환의 잠재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다만 환자는 그것이 행동으로 표출되어 병으로 판정 받는 것뿐이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고,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 그러므로 보다 뚜렷한 심지를 가지고 너무 지나치게 감정에 휩싸이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몸의 건강보다 우선되어야 할 정신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2장 몸이 흔들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아침마다 허리가 아픈 남편 : 신허요통
신허요통은 신이 허해서 생기는 요통이다. 지나친 성생활로 신을 상하면 정혈이 근육을 잘 영양하지 못하고 음이 허해진다. 이때 은근히 아프면서 허리를 잘 쓰지 못하게 된다.

사우나로 땀을 빼는 40대들: 40대 이후의 중년들이 사우나 속에서 억지로 참고 땀을 내는 것이 무척 안쓰러워 보인다. 나도 아침마다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다 보면 낯이 익은 얼굴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그중에는 체질에 맞지 않게 땀을 내면서 힘들어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지난번에는 언뜻 보기에도 얼굴이 수척하고 왜소하여 너무 지나치게 땀을 내면 오히려 기가 빠지고 탈진해 몸이 상할 것 같은 사람을 만났다. 그는 무리하게 사우나를 하면서 힘들어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병이 있기에 이렇게 늘어지도록 땀을 내십니까?” 안쓰러운 마음에 물었더니, 40대 초반인 그는 평소에 허리가 자주 아프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날 때면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픕니다. 그래도 억지로 일어나 움직이면 좀 낫긴 하지만, 아침마다 허리 통증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어떤 때는 새벽에 통증이 너무 심해 자다 일어나 서성이다 꼬박 날을 샐 때도 있어요.”

아직 나이도 젊은데 부부관계는 엄두도 못 내고, 혹 관계를 하더라도 도중에 아프고, 하고 나면 더 아프기 때문에 자꾸 회피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부인에게 의심을 받아 말다툼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란다. 혹시 다른 데 가서 바람피우고 피곤해서 엄살을 떠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몇 년을 그렇게 지내다 보니 이제는 아내도 이해를 하고 귀동냥해서 몸에 좋다는 것은 뭐든지 다 만들어주고 있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전에는 창피해서 누구한테 말도 못했지만, 이제는 얼굴이 두꺼워져 병은 자랑해야 한다는 옛말대로 아무나 보면 얘기한다고 했다. 혹시 무슨 좋은 방법을 들을 수 있을까 해서다.

그럼 정말 스태미나와 허리 건강이 관계가 있을까? 물론이다. 척추에는 성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기 때문에 허리병이나 척추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성 신경 쇠약증이나 성 기능 장애가 일어나기 쉽다. 스태미나가 약해져도 허리병에 걸린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신허요통이라고 한다.

스태미나 부족이 허리병을 부른다: 신허요통은 우리 몸 안의 신 기운腎氣運, 즉 신장 기능이 허약해져서 나타난다. 한방에서는 신장 기능을 상당히 포괄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배설기관으로서의 기능 이외에도 신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부속기관인 방광이나 뼈, 여성의 자궁, 생식기 등 하초의 기운까지를 통틀어 말한다.

신장 기능, 즉 신 기능이 약해지면 우선 하초의 양기가 부족해지고 스태미나가 부족해져서 무릎이 약해지고 허리의 신경과 근육을 비롯해 뼈까지 약해지기 때문에 체중을 지탱하기 힘들다. 배뇨에 문제가 있고 성욕이 떨어지는 사람 중에 허리가 튼튼한 사람을 보기 힘들다. 신장 기능이 약해져서 생기는 신허요통의 증상은 앉았다가 일어날 때 허리가 은근히 아파온다. 이는 신 기운의 약화가 원인으로 무거운 것도 잘 들지 못하고, 허리도 잘 못 펴고, 오래 앉아 있지를 못하고, 몸이 피로하거나 힘든 일을 하면 더 아프다.

이러한 신허요통의 증상은 허리를 삐었다든지 디스크처럼 다른 어떤 기질적인 이상이 있어서라기보다는 한마디로 몸이 허약해서 오는 허증 요통이다. 때문에 주로 40대 이후의 허약한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여자들도 마찬가지로, 애 낳고 난 후에 산후조리를 잘 못하면 허리가 많이 아픈 것이 나이 들어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산후풍의 후유증으로 인한 마성 신허요통이라고 할 수 있다. 자궁이나 생식기 등이 허약하면 허리가 약해지기 때문에, 평소 신장이나 방광이 튼튼하지 못한 경우나 임신 중절수술 등을 자주 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신허요통은 특별히 엑스레이, 엠알아이 검사상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닌 데다가 무심히 넘어가거나 휴식을 취하면 증세가 약화되기 때문에 그냥 파스 한두 장 붙이거나 찜질 등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럴 경우 만성화돼서 디스크 질환으로까지 발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신허요통 환자가 장시간 땀을 내면 오히려 기가 빠지고 탈진하게 되어 더 나쁘다.

신허요통 증세가 나타나면 허약해진 신 기운도 회복할 수 있고 약화된 인대와 허리를 튼튼하게 해줄 수 있는 보음제를 복용해서 부족해진 음陰, 즉 진액을 보해주어야 제대로 된 원인치료를 할 수 있다. 허리의 만곡을 지탱해주는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고 혈액 순환을 왕성하게 해주는 보음제로 치료하면 허리가 튼튼해지고 인대가 강화되어 통증이 사라지게 된다. 숙지양근탕과 청웅바로를 사용하여 근본 치료를 해준다.

허리통증에 좋은 가정요법을 알아보자!
① 평소 보음 효과가 있는 호두와 검은깨, 두충, 구기자를 먹으면, 퇴행화된 근육과 인대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많은 도움이 된다.
② 마 20g, 두충 12g, 구기자 12g, 물 1리터를 붓고 한 시간 정도 달여서 커피잔으로 한 잔씩 아침저녁으로 공복에 복용하면 좋다. 두충은 볶아서 실 같은 심을 제거한 후에 사용한다.
* 두충이 허약한 인대를 보강해서 강하게 해주고, 마와 구기자는 진액을 보충시켜주며 호르몬 양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장 기능 허약으로 인한 허리통증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3장 아내가 부쩍 신경질이 늘었다

친절하던 아내가 달라졌다 : 주부 우울증
기쁨은 심장과 관련된다. 심장의 기운이 충실하면 웃고 심장의 운이 허하면 슬퍼하게 된다. 근심은 폐와 관련된다. 근심이 깊어지면 기가 가슴에서 막혀서 잘 돌지 못한다.

만사가 귀찮고 우울하다면: 드라마를 보면 남편의 외도나 자녀와의 갈등, 고부간의 갈등, 또는 갑자기 초라해진 자신을 발견하고는 정신적인 방황을 하는 주부들이 자주 나온다. 실생활에서도 쌓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계속 누적시키다 보면 신경이 쇠약해져서 우울 신경증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 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한 증상에서부터 식욕이나 의욕부진, 성욕감퇴, 수면장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증상을 나타낸다. 우울증은 크게 신체, 정서, 인지장애를 일으키는데 이 중 신체장애는 기운이나 의욕이 없거나 변비, 성욕감퇴, 새벽에 자꾸 잠이 깨는 등 특수 신체증상을 보인다. 정서장애는 슬프고 우울하고 주위의 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인지장애는 생각이 더디어지고 망상을 보는 경우도 생긴다.

‘물’과 ‘불’의 균형을 맞춰 주는 것이 기본이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수화불교증이라고 한다. ‘수화불교증水火不交症’은 물과 불의 교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수水’는 물이고 찬 기운이 있으므로 아래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지만 ‘화火’는 열이며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다. 이 둘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화기火氣가 위로만 올라가면 한없이 흥분만 하게 되고, 수기水氣가 아래로만 내려가면 항상 우울해지기만 하는 것이다. 수화불교증이 생기면 신경쇠약 증상에서 더 심화되어 불면증, 우울 신경증, 노이로제, 불안 신경증까지 유발될 수 있다.

신경이 많이 쇠약해지면 잠을 못 이루고 항상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머리가 아프며, 밥맛이 없고, 침이 마르며, 손발까지 저리고, 심하면 안 아픈 곳 없이 온몸이 쑤시게 된다. 한방에서는 이를 오장육부에 병이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외부의 자극과 내부의 감정들이 얽혀서 기능적인 이상 현상이 생긴 심인성 질환이라고 본다. 따라서 증상 자체에 대한 치료보다는 신경을 안정시키고 체력을 보강하여 자생력을 키우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수화불교증의 한방치료약 중 대표적인 것이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양심탕養心湯’과 함께 ‘육공단’을 사용하는 것이다. 우울 신경증이나 노이로제, 불안증 등에 놀랄 만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동의보감에 천왕보심단이라고 하여 갱년기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이 있다. 이 약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신기를 보하여 잊어버리지 않게 하고, 가슴 두근거리는 것을 없애고, 잘 놀래는 것을 없게 하여 심신을 좋게 한다고 나와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우울증 치료법: 아기를 낳고 나서 우울증에 걸렸다는 주부가 나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결혼을 한 지 7년이 되도록 임신이 안 되어 아기를 갖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했다고 했다. 시어머니의 핀잔과 올케의 눈치 때문에 도저히 가정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자기를 이해해주고 자기편이 되어 주었던 남편도 어느새 쳐다보는 눈이 곱지 않은 것 같아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정말 우연히 임신을 하게 되었고, 아기를 낳게 되었다. 아기를 낳는 순간 북받쳐 오르는 설움으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많이 울었다고 했다. 이유는 딸을 낳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애가 없어서 고생을 하다 예쁜 딸을 낳았는데 고생했다는 말보다는 시어머니의 빈정대는 말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가뜩이나 손이 귀한 집인데 대를 끊게 되었다고 어떻게 다른 수를 쓰든지 해야 될 것 같다는 시어머니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날부터 밥맛도 없고 살고 싶지도 않고 세상만사가 다 귀찮아지게 되었다. 점점 의욕이 떨어지고 몸은 여위어가고 자꾸 눈물만 나는 것이 이제는 아기까지도 보기가 싫어졌고, 남편도 남과 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나는 친정어머니의 부축을 받으며 내원한 그 여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내 눈을 마주치지 않고 본인은 아무 이상이 없으니 집에 가겠다는 말만 하였다. 내 앞에서 친정어머니에게 왜 한방병원에 날 데리고 왔느냐며 본인은 이상이 없다고 다투는 것이었다. 가만히 보니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 여인의 눈빛을 봤을 때 직감적으로 삶에 대한 의욕이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친정어머니 얘기를 들으니 몇 번 큰일을 치를 뻔했단다. 도저히 혼자 둘 수가 없어서 친정에 데려왔다는 것이다.

나는 한방에서 사려상심이라는 말과 탈영실정이란 한방의 병리기전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사려상심은 생각을 많이 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으면 심기가 손상돼 삶의 의지를 잃고 우울증이 생기는 것이다. 탈영이란 벼슬이 높은 사람이 벼슬이 떨어졌을 때 실망하고 상심하여 생기는 병을 말하며, 실정이란 부자가 갑자기 망해서 재산을 잃었을 때 상심해서 생기는 병을 말한다. 이 모든 것이 다 마음을 상하게 하니 정신적인 충격에 의해서 우울증이 오는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마음을 안정시키고 기를 올려주는 청심안심지제로써 가미청심연자음에 우황청심원과 육공단을 순차적으로 복용하게 했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치료했더니 이제는 거의 모든 증상이 정상으로 돌아와 아기도 예뻐하고 남편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마음의 병은 마음으로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그녀에게 약 이외의 것들을 처방했다. 삶의 본질과 가치관, 태어나는 아기의 운명, 아기에 대한 모성애를 일깨워 줌으로써 그녀가 삶의 의지를 강하게 다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울증, 적극적으로 물리치자: 사람이 말이 없고 울적하여 기분이 가라앉아 있을 때는 매운 음식이 좋다. 고추, 생강, 마늘 등으로 열을 내게 하며,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음식이 좋다. 기분을 가라앉게 하는 검은색과 어두운 색은 피하고 붉은색, 노란색, 주황색 계열의 밝은 옷을 입는 것이 좋다. 특히 친구가 매우 중요하다. 항상 긍정적이고 밝고 웃음이 많은 친구를 곁에 두어야 한다. 다혈질인 소양인 체질의 친구를 만나면 좋을 것이다. 음악을 들어도, 늘어지고 우울한 음악보다는 밝고 신나고 흥이 나는 음악을 들어야 한다.

우울증에 효과가 있는 차로는 감맥대조차가 있다. 감맥대조차는 신경이 아주 날카롭고, 환각이 있거나 이유도 없이 서글퍼 눈물이 나오거나, 뜻도 없이 화가 나며, 괜히 웃음이 나거나 하품을 연발하고, 히스테리, 노이로제,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 마시면 좋다. 감초 6g, 맥아 28g, 대추 5g을 물에 넣고 한 시간 동안 달여 수시로 차처럼 복용한다.

주부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치료에 앞서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우선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고 마음 깊은 곳의 고민을 털어놓아 우울증의 원인을 찾아내야 하며, 가족들은 마음 편하게 지속적인 치료를 받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렇게 본인과 가족과 의사의 마음이 통하면 주부 우울증은 얼마든지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우울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정신병’에 대한 거부감이 큰 나라에서는 의사의 우울증 진단에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우울증은 창피한 것이 아니다. 약해진 몸에 든 감기처럼 당신의 마음에 감기가 든 것뿐이다.

4장 대한민국 10대 성인병 이겨낼 수 있다

정말 완치가 불가능할까? : 당뇨병
상초는 안개와 같고 중초는 거품과 같으며 하초는 도랑과 같다. 상초의 작용은 심폐와 관련되고 중초의 작용은 비위와 관련되며 하초의 작용은 간신과 관련된다.

당뇨병은 왜 생길까?: 사람이 음식물을 먹으면 음식물은 식도를 지나 위장으로 들어가고 여기에서 잘게 부서져 위문을 지나 소장으로 내려간다. 소장에서는 영양분들이 흡수되어 혈관으로 들어가는데, 혈관 속으로 들어온 영양분들은 간으로 가서 저장되거나 뇌, 근육 등으로 들어가서 세포들의 활동을 도와준다. 그리고 남은 것들은 우리 몸의 지방 조직에 들어가 저장되어 있다가 음식을 먹지 않고 있을 때 다시 녹아 재활용된다. 이런 몸속의 영양분들은 우리 신체 내의 각 부분을 힘차게 움직인다.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휘발유와 같다.

우리 몸의 연료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포도당인데, 이것이 몸의 각 부분에 있는 세포 속으로 들어가서 연료의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포도당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 인슐린은 위장 아래에 있는 췌장 속의 링겔한스섬이라는 곳에서 만들어진다. 음식을 먹으면 췌장은 바로 소화된 음식의 영양분들을 핏속으로 내보내어 포도당이 각 세포 안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미처 세포 속으로 다 들어가지 못하면 많은 양의 포도당이 핏속에서 남아돌게 되는데, 이 포도당이 어느 한도를 넘으면 신장에서 넘쳐 나와 소변과 함께 빠져나온다. 이것이 바로 당뇨병이다.

공자 말씀에 ‘과유불급’이라는 경구가 새로워진다.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영양분이 너무 모자라면 영양실조에 빠지지만, 너무 지나치면 당뇨병과 같은 병을 초래하는 것이다. 인슐린 작용의 부족에 대해서 현대 의학은 아직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러 호르몬들 사이의 균형이 깨져서 그런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유전적 요소가 강하다는 말도 한다. 뚱뚱한 어머니에게서 뚱뚱한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는 것을 보면 당뇨병은 유전적인 소인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하겠다.

당뇨가 꼭 유전적 요소냐 후천적 요소냐를 가리려고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비유한다면 머리 좋은 학생이 노력을 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겠고, 머리가 나쁘다면 더욱 노력해야 되는 것과 같다. 즉, 부모 중 당뇨병 환자가 있다고 하면 섭생에 노력을 기울여 예방을 철저히 하면 될 일이다.

당뇨병에는 상소, 중소, 하소가 있다: 한방 의학적으로는 당뇨의 원인별 증상이 몇 가지로 나뉜다. 첫째, 상소上消라고 하여 목이 마른 ‘소갈병’을 말하는데, 주로 심폐 부위의 상초에 열이 많이 축적되어 있어서 입이 마르고 물을 많이 마시며 소변의 양이 많은 당뇨병의 초기 증상을 말한다. 둘째, 중소中消라고 해서 비장 기능이 열을 받아 음식을 너무 많이 먹게 되고, 식사를 하고 난 후에 얼마 안 있어서 또 배가 고파지는 증상을 말한다.

셋째, 하소下消는 하초, 간장, 신장, 방광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의 증세로서 소변의 양이 많지도 않고 입이 마르며 물을 많이 마시는 증상도 없다. 본인은 당뇨의 증세라 깨닫기 어렵지만, 사실은 중증의 당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몹시 피곤해하며 신장 기능이 약화되어 있기 때문에 정력도 급격히 떨어지고 시력도 약해진다. 이런 하소의 증세는 당뇨가 이미 오랜 시일 동안 치유되지 않아서 만성으로 전이될 상황이다. 심한 경우 하소증에서 전이가 되어 합병증이 오기도 한다. 합병증은 백내장이 오거나 망막염, 각막염, 심장병, 신장 사구체, 신우염 등 대개가 난치병이다. 때문에 당뇨의 합병증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상소증은 비교적 한방 치유가 잘 된다. 입이 마르고 물을 많이 마시는 증세인 열증을 상초에서 내려 강화降火시켜 줌으로써 당뇨를 초기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인삼백호탕, 양격산화탕 등의 약은 상초의 실열과 허열을 치료하는 데 좋다.

중소의 증세, 즉 식사를 너무 잘하고 금방 또 배가 고파서 많이 먹는 증세는 비장과 위장에 열이 너무 넘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열을 내리는 평위산 계통의 중소탕과 진당원을 함께 쓰면 중소증이 소실될 수 있다. 이미 하소가 된 뒤에는 신장 기능을 보장시켜 배설 및 호르몬 대사를 왕성하게 해주기 위해서 육미지황 계통의 보음제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 중소증의 초기 증상까지는 한방치료가 비교적 용이하나 하소증은 치료가 어렵다.

당뇨에는 정성이 제일이다: 1991년 봄의 일이었다. 모 건설 회사의 현장 소장으로 근무하는 최소장이란 사람이 기관지 천식증으로 내원하였다. 체중이 100kg이 넘는 건장한 체구의 사람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숨이 차서 헐떡이는데 진료실 입구에 걸어오면 벌써 숨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릴 정도였다.

환자의 천식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몇 가지 원인별 진찰을 하여 본 결과, 심장성 천식과 함께 자한증이라는 땀 흘리는 병, 그리고 당뇨증에서 상소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먼저 천식증과 땀 흘리는 것을 치유한 후, 당뇨 치료를 할 것을 계획하여 놓고 천식 치료에 들어갔다. 천식증은 불과 두 달도 못 미쳐서 완전 소실되었으나 땀은 여전히 났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에서 땀을 잡기로 하고 기관지 천식과 심장성 천식증을 먼저 깨끗이 치료했다.

환자의 부인은 성품이 온화하여 누구든지 보면 착한 인상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였다. 부인은 남편이 약을 거르는 날이면 약을 가지고 아파트 건설 현장까지 찾아가서 약을 복용케 했다. 남편의 직업이 술을 많이 마시는 현장의 일이기 때문에 늘 걱정하면서 기분 상하지 않게 주의를 하는 등 지극한 정성을 들였다.

나는 환자의 천식증이 가라앉는 것을 확인한 후에 상소증을 치유할 목적으로 인삼백호가감방을 사용했다. 또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하여 가미공진단을 투여했다. 인삼백호탕은 허약한 사람에게는 사용하기 어려운 약으로 반드시 실열이 있고 맥이 홍대하여 크게 뛰는 증상이 나타나야 사용 가능한 약이다. 한방 의학은 증症이 맞으면 놀라울 만큼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데 매력이 있다.

약이 잘 맞았는지 부인으로부터 당뇨약을 복용한 지 십여 일밖에 안 되었는데 입이 마르고 물을 많이 마시는 증세가 없어졌다고 고마워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그리고 다시 내원하여 진맥을 받는 환자의 과묵한 인상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는 말 대신 고개만 연신 숙이면서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이었다. 당뇨약을 번호대로 바꾸면서 계속 증세의 변화를 따라잡으니, 치료 전에 걱정했던 비만 체질 당뇨 환자의 우려가 전혀 기우였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더불어 환자 자신의 노력과 간호하는 사람의 정성이 당뇨 치료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당뇨의 병세가 이미 심각하게 되어서 망막염과 녹내장, 백내장 등의 합병증이 오고 신장 사구체가 상하여 심각한 경우에는 잘 치유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당뇨병은 합병증으로 전이되기 전에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에게서도 당뇨 증세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들은 혈기가 왕성하고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많아, 당뇨가 있다 해도 자칫 무관심으로 대하다가 만성화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각자 자신의 일에 몰두하면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신의 병에 대해 세세히 검진하고 보약이라도 챙겨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저 타의에 의해 밀려가면서 사는 세상, 바쁘게 살다 보니 아이들은 저절로 자라고 자신을 돌아보면 문득 나이가 든 것을 느낀다. 그 결과 여기저기 아픈 곳이 나타나는 것인데 “한 생명 운명을 다하면 그뿐이지” 하는 식으로 무관심하게 건강을 방치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 저 책 다 뒤져보며 좋다는 병원은 다 쫓아다니면서 의사들을 섭렵하는 ‘닥터 쇼핑 노이로제’ 환자들의 건강 염려증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인체는 스스로 낫는 회복력이 있다. 그 회복력을 키우기만 하면 어떠한 질병이라고 할지라도 모두 회복이 가능한 것이다. 병을 모두 약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의사의 처방과 환자의 약을 먹는 정성, 그리고 평소에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생활습관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당뇨는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말만 믿고 지레 포기하지는 말자. 자신의 체질에 맞는 약을 쓰고, 정성을 들여 생활습관을 고치면 몸의 자생력이 살아나 치유될 수 있는 병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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