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트렌드 2021

북코리아 / 2020년 12월 / 182쪽 / 14,000원

문화 트렌드 2021

문화 트렌드 2021

신형덕, 박지현 지음

저자 소개

신형덕 -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장.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장을 역임했다. 경영학의 시각으로 문화 트렌드를 분석하는 연구에 힘쓰고 있다.

박지현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문화예술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직 중이다. 삼성전자와 국립현대미술관 마케터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감 넘치는 문화 트렌드를 연구 중이다.

책소개

이 책은 12가지 주제를 통해 2021년의 문화 트렌드를 살펴본다. 저자들은 오디오북, OST, 부캐, 외전, 크라우드 펀딩, 틱톡 등 우리 주변에서 유행하는 문화 트렌드를 단지 흥미 위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원류가 무엇인지, 동일해 보이지만 동일하지 않은 유사 트렌드가 무엇인지, 그리고 2021년의 우리의 삶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에 대해 광각렌즈와 같은 조망을 제공한다.

요약본 본문

책을 듣는 사람들

‘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읽다’라는 동사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읽다’라는 행위는 글이나 글자를 ‘보는’ 시각적 감각을 사용하는 행동이다. 그런데 요즘은 책을 ‘듣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왜 책을 듣는 것일까?

트렌드의 발견 - 책을 듣는 사람들

오디오북(Audio book): 최근에는 누구든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손쉽게 책을 청각으로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책의 활자를 그대로 소리로 옮겨온 ‘오디오북’인데, 그 첫 시작은 1930년대 미국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졌던『말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오디오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해외에서는 종이책과 CD 형태의 오디오북이 함께 출판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세계 최대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 중인 아마존 오더블은 20만 권 이상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고, 2005년 세계 최초로 모바일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한 스웨덴의 ‘스토리텔(Storytel)’은 얼마 전 한국 시장에 진출하여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핑계는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라며 작정한 듯 정곡을 찌르는 이들은 오디오북 서비스 윌라인데, 기계음이 아니라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문 성우가 읽어주는 ‘전문 낭독 서비스’를 제공하여 독자들이 더 편안하게 오디오북을 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전자책을 구독하는 독자들의 경우 따로 서비스를 가입하지 않아도 문자 음성 자동 변환(TTS) 기술로 책을 들을 수 있는데, 이 경우 간편함이 있지만, 듣다 보면 띄어쓰기나 괄호 속 설명, 문장부호 등이 어색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오디오북 서비스 오디언(Audien)의 경우 이러한 자동 음성 변환 서비스의 단점을 AI 음성합성 기술로 해결하여 자연스럽고 쉽게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하고 서비스한다.

핵심만 요약해서 읽어드립니다: 김훈 작가의『칼의 노래』의 경우, 오디오북으로 한 권의 책을 완독하려면 9시간 35분이 걸린다. 이런 10시간이 넘는 완독 시간은 오디오북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빠른 시간 안에 한 권의 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를 찾아 나서고 있다. ‘서머리(Summary) 콘텐츠’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요약 서비스는 최근 콘텐츠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아이템이다. 한편 최근에는 책을 소재로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북튜버(Booktuber)를 통해 서적을 접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북튜버들은 책을 요약하여 전달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독서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여 출판업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킨다.

오디오 드라마&시네마: 네이버는 2020년 6월 자체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인 오디오클립을 통해 오디오 시네마를 선보였다. 이전에 주로 제작되었던 오디오 드라마는 웹툰이나 웹소설의 장면과 대사를 낭독하는 형태였다면, 오디오 시네마는 긴 원작을 1시간에서 1시간 반 분량으로 각색하여 한 편의 영화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트렌드의 원류 - 이야기꾼의 역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야기는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다. 할머니가 손자 손녀들에게 들려주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는 물론이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드물던 조선 후기의 소설들도 눈보다는 귀로 즐기는 여가활동이었다. 조선 후기 문인이었던 조수삼이 지은 한시「추재기이」에 보면 이야기꾼에 대해 묘사한 내용이 나오는데, 이런 이야기꾼들의 활약은 라디오, TV와 같은 대중매체의 등장, 문맹률의 감소, 인쇄술의 발달로 인한 책의 보편화에 의해 점차 사라지는 듯 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매체의 등장과 함께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트렌드의 이해 - 귀찮은 건 싫지만 지적이고 싶어

요즘 우리가 책을 듣는 이유는 옛날 사람들이 이야기를 듣던 배경과는 다르다. 과거에는 글을 몰라서, 책을 구하기 어려워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시는 할머니의 품이 좋아서 책을 들었지만, 최근의 트렌드는 다른 모습이다. 첫 번째, 요즘 사람들은 멀티태스킹을 원한다. 출근하면서 드라마를 보고, 러닝머신을 뛰면서 스포츠 경기를 보고, 설거지를 하면서 뉴스를 듣는다. 세상에 콘텐츠는 넘치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진 하루는 24시간이고, 우리는 그 시간 안에서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여가도 즐겨야 한다. 그 결과 늘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은 한 번에 두세 가지 일을 하면서 시간을 절약하고 싶어 한다.

두 번째, 듣는 것이 매우 간편해졌다. 과거에는 테이프나 CD 같은 저장 장치가 있어야만 재생이 가능했지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보편화되고 와이파이 환경이 구축되면서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디지털 음원을 손쉽게 재생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다 헤드셋, 이어폰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사용 방법이 쉬워져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세 번째, 독서나 인문학에 대한 갈망이 높아진 것도 오디오북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2021년 트렌드 예측 - 호모 나랜스로의 전진

아직 우리는 오디오북을 종이책의 부록 같은 형태로 느끼지만, 오디오북 또한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가 부여되는 독립적인 출판물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디오북이 종이책 판매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으며, 오디오북이 먼저 출판되거나 오디오북만 출판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상은 오디오북 열풍이 일기 시작한 국내 출판업계에도 먼 일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현재 소설, 에세이, 자기계발서 등에 집중되어 있는 콘텐츠들이 더욱 확장되어 교육 분야나 전공 서적 등 전문지식을 담고 있는 책들도 오디오북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아이디어나 참신한 주제를 담고 있는 독립 오디오 출판물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오디오 콘텐츠는 매우 매력적이다. 월정액 구독 등 유료 서비스의 확대로 오디오북은 이미 출판업계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 잡고 있으며, 홍보 채널에 목마른 출판사들과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북튜버들의 만남은 콘텐츠 다양화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참고로 최근 사회공헌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는 박보영, 진구, 한지민 등 유명 배우들과 힐링 사운드를 제작해 기부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이처럼 오디오북은 비단 출판업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앞으로 그 활용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들려주고 듣기 좋아하는 인간의 특성을 일컬어 호모 나랜스(homo narrans)라고 칭한다. 디지털 시대의 호모 나랜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이야기를 공유한다. 걷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이야기를 듣고 있는 우리는 진정한 디지털 시대의 호모 나랜스가 아닐까?

OST에서 엿보는 주객 전도의 시대

트렌드의 발견 - OST의 약진

2020년 상반기 음악 차트 순위 1위를 차지했던 음원을 보면 20%가 드라마 OST였고 상위권에 포진한 음원들도〈이태원 클라쓰〉,〈멜로가 체질〉,〈슬기로운 의사생활〉등에 등장했던 OST였다. 인기 드라마에서 선보였던 OST의 음원이 그다음 날 공개되고 그 즉시 차트를 휩쓰는 패턴이 반복된다. 예전에는 드라마 중반 이후에 OST가 집중적으로 공개되었던 반면, 2020년 가을에 시작한 드라마〈스타트업〉에서는 드라마 첫 회부터 김필, 정승환, 레드벨벳, 10cm 등 가수들의 음원을 대거 포함했다.

OST가 점차 높은 인기를 얻는 현상은 단지 음악 분야 내에서의 트렌드를 넘어서는 보다 근본적인 사회적 트렌드를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본연의 요소와 보조적 요소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향이다. OST의 인기는 드라마의 시청률에 달려 있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OST의 인기 때문에 드라마의 시청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 콘텐츠 때문에 OST가 제작될 뿐 아니라, 때로는 심지어 OST의 인기로 인해 콘텐츠가 제작되기도 한다. 실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주객 전도의 도도한 물결 하에서, 과연 OST의 약진이 2021년에 가져올 미래는 어떤 양상을 띠게 될 것인가?

트렌드의 원류 - 유랑극단의 음악 연주

예로부터 음악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에서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사용되었는데,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모임의 특성을 차별화하는 음악은 유랑극단의 연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북을 등에 지고 아코디언을 연주하면서 공연을 알리면서 사람들을 모으고, 공연이 진행될 때에 적절한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효과음, 배경음악, 삽입곡을 모두 포함하는 이러한 연주는 고전적인 OST 활용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유랑극단보다 좀 더 대형의 행사에서도 OST는 빠짐없이 등장했다. 왕정시대에 왕이 입장할 때에도 웅장한 관악 음악이 울렸고, 대통령 참여 행사에서도 대통령 찬가가 흘렀다.

OST는 이러한 오프라인 행사에서만 아니라 대중매체 또는 온라인 콘텐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콘텐츠에서의 OST는 단지 시작이나 끝을 알리거나 행사를 기억하게 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의 서사와 연관되어 스토리텔링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즉 오늘날 TV 드라마, 영화, 뮤지컬, 게임,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서 사용되는 음악은 해당 음악이 흐르던 장면을 기억하게 하고, 그 감동과 느낌을 전달하는 추가적인 기능을 갖게 된다. 아무튼 이 모든 확장된 기능의 원류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행사를 차별화했던 유랑극단의 음악 연주에서 발견할 수 있다.

유사 트렌드

모든 OST가 콘텐츠의 극중 장면이나 극중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 특정 콘텐츠의 OST이면서 일정 부분에서는 독립적인 위상을 가진 OST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독립적인 위상은 OST가 콘텐츠의 제작 과정에 포함되는 시점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예로 어떤 OST는 콘텐츠를 위해 새로 제작되기도 하고, 어떤 OST는 콘텐츠 제작 이전에 이미 존재하여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나중에 콘텐츠에서 사용되는 경우도 있으며, 어떤 OST는 콘텐츠 제작과 동시에 제작되었으나 정작 콘텐츠에는 사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OST가 콘텐츠의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는지, 반대로 콘텐츠가 OST의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는지 애매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전통적인 OST의 역할, 즉 콘텐츠의 보조적 역할 수행과는 상이한 특성과 역할을 보이는 유사 트렌드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OST: 영화〈딕 트레이시〉는 마돈나가 출연해서 화제를 모았는데, 엔딩 스크롤에서 흐르는 마돈나의 OST 중 상당수는 영화에서 등장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2009년에 개봉되어 천만 관객을 모았던 영화〈해운대〉가 일본에서 개봉되었을 때에는 일본 노래〈당신이 있어 주었기에〉가 엔딩 스크롤이 흐를 때에 OST로 사용되었는데, 물론 이 음원은 영화 중간에 삽입되지 않았다.

웹툰과 게임의 OST: 웹 환경에서 볼 수 있는 만화가 대중화되면서 웹툰 OST의 인기도 상승했다. 예로 2018년 4월에 연재를 시작한〈취향저격 그녀〉는 2020년 7월부터 순차적으로 8개의 OST를 선보였는데, 모두 음원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한편 게임 분야의 OST에서는 더욱 새로운 트렌드가 진행되고 있다. 2005년에 출시되었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시드 마이어의 문명 4〉의 OST인〈Baba Yetu〉는 게임 음악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했는데, 이는 그 정도로 음악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증거이다. 나아가 최근 출시되는 게임에는 가수의 보컬이 사용되는 게임 OST가 사용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음원 제작: 최근 음원 제작 자체가 예능 프로그램의 주제로 사용되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음원이 제작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예로 2017년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다가 2018년까지 8부작으로 제작되었던〈건반 위의 하이에나〉를 들 수 있는데, 이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뮤지션마다 독특한 음원 창작의 다양한 방식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정재형은 그랜드피아노에 혼자 앉아서 즉석으로 연주하면서 악보를 채웠고, 윤종신은 옆에 보조 작곡가를 동반하여 도움을 받으며 작곡을 했으며, 그레이는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리듬을 쌓아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 프로그램 이후 한층 예능적 요소가 강화된 후속 프로그램들이 뒤를 잇고 있다.

2021년 트렌드 예측 - 주객 전도의 보편화

본연의 요소와 보조적 요소 사이에는 확실한 구분의 경계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OST가 보여주는 경계 모호성은 어떤 때에 고개를 드는 것일까? 여기에서 하나의 중요한 조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의 기본적 감각, 즉 오감을 자극한다는 조건이다. 사실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으로 구성되는 감각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강력한 수단 중 하나이다. 이러한 감각 기관들이 뇌와 직결되어 있어서 행동에 대한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직접 손에 쥐어 보거나 향기를 맡거나 맛을 보게 하는 체험 마케팅 기법을 발전시켜 왔다. 모두 소비자의 감각과 직결된 홍보 기법들이다. 이러한 감각을 체험한 사람들은 이성적인 가치 판단과는 다른 차원에서 기업 또는 상품을 기억하게 된다. 만약 감각을 통해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가 충분히 높아지면, 이제는 이러한 소비자 선호에 기반하여 관련된 브랜드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주객 전도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 중 사람의 감각을 고차원적으로 활용하는 예로서 미술 전시나 오케스트라 공연, 또는 재능이 있는 예술인을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추진되기 마련이지만, 의료나 장학 등의 수단에 비해 일반 대중의 마음에 보다 직접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시각과 청각이라는 기본적인 감각에 호소하기 때문이다. 정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적 감각 중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분야로서 후각을 들 수 있다. 시각적 이미지 홍보, 청각적 OST 활용, 촉각의 경험 마케팅 등은 나름대로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미각도 먹방 자체가 콘텐츠의 주제가 될 정도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후각은 이에 비해 활용의 방식이 제한되고 있다. 예전에 영화관에서 장면에 어울리는 향취를 사용했다가 이전 장면의 향취와 뒤범벅이 되어 실패했다는 전설이 들려오곤 했다. 물론 영화관에서 완벽하게 환기 시설이 구비된다면 다시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이외에도 이미 많은 기업들은 향기를 이용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은 2017년 출국장과 환승장에서〈포레스트 오브 산청향〉을 사용하고 있고, 많은 호텔 업계에서도 각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는 자체적 향기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향기를 이용한 피로회복 요법인 아로마 테라피가 다양하게 활용되면 숙박업, 제조업, 레저 산업 등에서 색다른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또 다른 주객 전도의 현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부캐, 정체성의 확장

유고스타, 유산슬, 유라섹, 유르페우스, 닭터유, 유두래곤, 지미유. 이 모두는 유재석이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창조했던 캐릭터들이다. 2020년 한국 예능을 강타했던 부캐릭터(이하 부캐) 또는 멀티캐릭터(이하 멀티캐)의 열기를 타고 부캐를 만든 연예인은 유재석만이 아니다. 유재석과 함께〈싹쓰리〉를 결성한 이효리는 린다 지, 비는 비룡이라는 부캐를 사용했다. 기존의 영역을 벗어난 부캐도 볼 수 있다. 가수 카피추로 거듭난 코미디언 추대엽이 그 예이다. 제품에도 부캐가 있다. 미원은 스페셜 패키지인 ‘홍미원’을, 맥도날드는 맥치킨에 케이준 소스를 더한 ‘케이준 맥치킨’을 각각 본래의 캐릭터(이하 본캐)와 구분되는 부캐라고 설명한다. 부캐 열풍에 힘입어 케이블방송 엠넷에서는〈부캐선발대회〉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예능인들이 자신의 부캐로 등장하는 콘텐츠를 제작할 정도이다.

트렌드의 발견 - 부캐와 멀티캐

2018년 얼굴에 고무장갑 같은 복면을 쓴 래퍼 ‘마미손’이 등장했을 때에 많은 사람들은 의아하게 여겼다. 분명히 래퍼 매드클라운처럼 보이는 이 가수는 왜 뻔한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뻔한 거짓말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기보다는 호기심과 흥미의 대상이 되었다. 가면을 쓴 자의 의도에 대한 다양한 추측도 이어졌다. 두 캐릭터가 인터뷰나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각자 출연하여 동일인임을 극구 부인하며 서로에 대해 재미가 없다, 발랄하다 등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을 금치 못하게 했다.

이처럼 부캐는 공식적으로는 본캐와 동일인임을 부인하는 상황을 만들고 그것을 모든 사람들과 함께 즐긴다. 그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기존의 본캐가 가지고 있는 선입관을 없애는 것이 부캐에 대한 공정한 평가에 도움이 될 수도, 또 본인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며, 단지 재미를 위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2020년에 들어 한국의 예능 분야에서는 부캐 활동이 꽃을 피웠고, 그 추세는 좀 더 변형된 양상을 띠며 2021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트렌드의 원류 - 가면

부캐는 한 마디로 페르소나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것은 그리스의 연극 무대에서 배우들이 쓰는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이다. 이것은 특정 상황에 있어서 외부에 표출하는 인격이라는 의미이다. 즉 배역에서 주어진 역할에 따라 가지는 태도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래 마당극인 탈춤을 보면 어느 탈을 쓰는가에 따라 배우 본래의 성격은 감추어지고, 양반의 탈을 쓰면 양반의 캐릭터를, 상놈의 탈을 쓰면 상놈의 캐릭터를 표현하게 된다. 한편 요즘 영화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표현도 많이 사용되는데, 이것은 특정 감독이 표현하고 싶은 캐릭터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리는 배우 송강호는 특정 캐릭터에 대한 봉준호 감독의 의도를 가장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배우라는 뜻이다. 즉 굳이 가면을 쓰지 않더라도 상황에 맞는 주어진 배역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페르소나이고, 이것이 부캐의 원류라 할 수 있다.

유사 트렌드

연극이나 영화가 아니더라도 여러 상황에 따라 사람이 여러 가면을 쓰는 경우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사람은 부모에 대해서는 자식이자 자식에 대해서는 부모의 역할을 하고, 직장에서는 조직의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 취미 클럽에서는 주체적으로 즐기는 개인의 캐릭터를 갖는다. 이것은 일상적 상황에 따라 역할이 상이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그에 따라 상이한 행동을 보이는 자연스러운 경우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옷만 바꾸어 입어도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멀쩡한 직장인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이것은 부캐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사례이다. 또한 본인의 본캐가 알려져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있어서 부캐의 행동이 딴판일 수도 있다.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 몰상식한 댓글을 다는 경우가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병적으로 다중 인격을 갖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평소에는 온순한 성격을 견지하다가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에는 싸이코로 돌변하는 범죄자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병적인 상태도 넓은 의미에서 부캐 또는 멀티캐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예명과 필명, 그리고 아바타: 부캐라는 이름이 탄생하기 전에도 사람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관행은 오래 되었다. 가장 흔한 것은 별명인데, 이것은 본인 스스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부캐와는 거리가 멀다. 태명이나 애칭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붙이는 이름은 아니다. 별명, 태명, 애칭보다 본인의 의지가 조금 더 반영되는 것은 호이다.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등 본명과 함께 불리는 호는 주로 어른들에 의해 지어져서 본인의 의지에 의해 사용된다. 온전히 본인의 의지에 의해 지어지는 이름은 주로 예명과 필명에서 볼 수 있다.

투잡과 취미와 은퇴 후 생활: 부캐의 관점에 볼 때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의 부캐는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추구하는 캐릭터이다. 낮에는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밤에는 해외 주식이나 파생 상품 투자에 열중할 수 있다. 그리고 경매로 나온 부동산을 눈여겨보는 사람들도 있고, 기업 공개로 풀리는 공모주 청약을 하기 위해 억대의 청약증거금을 대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 본인만의 취미를 추구하기 위해 부캐를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드라마〈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등장하는 40대의 의사들은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밴드 연주활동을 이어간다. 참고로 2020년에 제작된 광고들을 보면 하루 일과를 마친 직장인들이 두 번째의 일과인 취미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강조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일과 여가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면서 더 나아가 여가생활에서 본인의 또 다른 정체성을 찾는 것이다.

투잡과 취미에서의 부캐가 본캐와 병행하는 것이라면 은퇴 후 생활은 제2의 본캐와 같은 성격을 갖는다. 수명이 연장되면서 은퇴 후 직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은퇴 전에 적절한 부캐를 개발하는 것은 은퇴를 앞둔 중년에게는 매우 중요한 고민이 되고 있다. 은퇴 후 20년 이상의 활동 기간에 일할 직업을 찾기 위한 다양한 창업과 기술 교육 과정은 은퇴 전 부캐 설정을 돕고 있다.

2021년 트렌드 예측 - 부캐를 넘어서 정체성의 확장으로

2020년에 유행했던 부캐는 예부터 사용되어 왔던 예명과 가명, 또는 투잡의 개념과 관련되어 있지만, 이제 시간과 공간에 걸쳐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뚜렷한 추세를 들자면 기존의 예명, 가명, 또는 투잡이 본캐와 단절하기 위한 현실적인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다면, 현재의 부캐는 오히려 본캐와의 연결성을 활용하고 유희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를 예능 프로그램〈즐거운 토요일〉의 유재석의 다양한 부캐에서 볼 수 있다. 2021년의 부캐는 일회성, 현실성, 부수성을 넘어서 지속성, 유희성, 본질성의 성격을 띨 것으로 예측된다.

틱톡을 넘어서 온라인 플래시 문화의 시대로

2020년은 틱톡이 범람한 시기였다. 이전에는 정적 화면인 밈을 통해 창작과 변형이 전파되었다고 한다면, 2020년에는 15초 내외의 동영상을 통해 창작과 변형이 전파되었다. 그런데 틱톡이 진화하는 플래시몹은 단지 유형의 전파만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대중의 의견이 모이는 광장을 대체하고 있다.

트렌드의 발견 - 밈과 짤, 그리고 틱톡

외국에서는 밈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는 것에 비해, 한국에서는 짤 또는 짤방이라는 용어가 더 익숙한데, 그것은 원래 ‘짤림을 방지하기 위한 동영상’의 준말이다. 이전에 동영상이 아닌 글을 동영상 전용 게시판에 올리기 위해 아무 의미 없는 동영상을 짤림 방지용으로 제작하여 올렸던 것이 그 시초였다고 한다. 이제는 짤이라는 용어가 동영상이 아닌 이미지의 뜻으로도 사용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는 동영상으로만 한정하기로 한다. 참고로 외국에서 짤은 gif(graphic interchange format)로 불린다.

이미지를 의미하는 밈과 동영상을 의미하는 짤은 이제 대중화되었다. 그런데 밈과 짤은 단지 이미지와 동영상이라는 차이만이 아니라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밈은 보통 다른 사람이 제작한 사진 또는 그림을 변형하여 말풍선을 달거나 새로운 상황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짤은 본인의 몸을 사용하여 직접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명한 가수가 어떤 동작을 하면 그 동작을 본인이 직접 따라하는 것을 짤로 만들어서 퍼뜨린다. 예를 들어 가수 지코가 ‘아무노래’ 제목의 노래로 간단한 율동을 선보이며 동료 가수들이 이를 따라할 것을 권하자 가수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짤을 만들었는데, 이런 트렌드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틱톡이었다. 틱톡 덕분에 짤이 성행했는지, 아니면 짤의 유행 덕분에 틱톡이 재미를 보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2020년의 대세는 틱톡이었다.

트렌드의 원류

따라하기: 2020년은 틱톡이 혜성처럼 떠올랐던 해였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틱톡도 갑자기 새롭게 탄생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앞에서 설명한 밈이 유일한 원조는 아니다. 밈은 여러 원조 중 하나, 즉 형식적인 원류에 불과하다. 정적인 콘텐츠에서 동적인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기면서 동영상을 전달하기 용이한 틱톡과 같은 앱이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이것은 매체의 형식 차원의 진화였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 차원의 진화 이외에도 틱톡은 특정한 행동 패턴이 진화한 결과로 탄생한 트렌드였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따라하기’라는 행동이다. 아마 우리가 기억하는 충동적이고 집단적인 모방행동의 하나의 예는 2002년 월드컵에서 유행했던 ‘꼭짓점 댄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충동적이고 집단적인 모방행동에는 꼭짓점 댄스처럼 유쾌하고 긍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비어 있는 건물에 깨진 유리창 하나을 방치해 두면. 이것을 보는 사람들은 이 건물에서 유리창을 깨는 것이 허용된다고 생각하여 옆의 유리창도 깨어버리는 행동이 전파된다는 개념이다. 그런데 꼭짓점 댄스이든 유리창을 깨는 행위이든, 이런 따라하기는 사람이 모인 광장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따라하기는 사람들이 물리적 공간에서 인접한 경우에만 나타나지 않는다. 가상공간에서 인접한 경우에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랜선 관계’에서의 따라하기다.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단체로 움직이는 것을 볼 때, 유리창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파열음을 들을 때 우리는 직접적인 따라하기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러한 직접적인 자극을 느끼지 못한다. 단지 ‘랜선’을 통해 화면으로만 연결될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족한 자극 하에서도 왜 따라하기가 이루어지는 것인가? 물리적 공간과 인터넷 공간이 갖는 차이로서 인터넷 공간에서는 흔적이 지속된다는 점과 익명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먼저 흔적에 대해서 알아보자. 광장에서의 따라하기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이루어지고 그 순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인터넷 공간에서의 따라하기는 시간이 지나도 댓글, 밈, 짤 등 본인이 남긴 흔적은 온라인 공간에 남는다. 그리고 그 흔적에 다른 사람들이 지속적인덧붙이기를 할 수 있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자란다.

다른 사람을 따라함으로써 남는 흔적은 누가 의도적으로 삭제하지 않는 한 영구적으로 그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에 다른 사람이 다시 따라하는 생명력까지 갖게 된다. 둘째, 인터넷 공간에서는 익명성을 보장받기 쉽다. 이러한 익명성은 나의 정체를 숨기면서 인터넷 공간에서 다른 사람을 따라하려는 충동을 부추긴다.

내보이기: 틱톡이 내포하고 있는 두 번째의 행동 패턴으로 ‘내보이기’가 있다. 이것은 틱톡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포맷인 리믹스와 챌린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먼저 리믹스에 대해 살펴보자. 리믹스의 기본 전제는 기존의 콘텐츠를 사용해서 ‘따라하는’ 것이지만, 리믹스의 정수는 기존 콘텐츠를 퍼 나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를 재조합, 즉 리믹스하는 과정에서 내가 만들어내는 창조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보인다는 것에 있다. 이것은 단순한 모방과 전파와는 다르다. 이러한 현상은 틱톡 동영상의 또 하나의 대표적 포맷인 챌린지에서도 엿볼 수 있다. 틱톡 챌린지도 특정한 미션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행운의 편지’나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특성을 공유하고 있지만, 챌린지라는 형식을 통해 자신의 창작물을 세상에 선보인다는 특성이 강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참여하기: 앞에서 설명한 챌린지는 최근 많은 연예기획사가 즐겨 활용하는 홍보 수단이다. 아이돌 그룹이 신곡을 발표할 때에 새로 선보이는 안무 따라하기 챌린지를 틱톡에 등록하고 참여자들에게 음반 CD 등 보상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춤을 따라 추는 일은 신나는 것이지만 사회를 위해 바람직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희적인 트렌드에 참여함으로써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팬덤을 강화하는 일은 신나는 일이다.

유사 트렌드 - 플래시몹

플래시몹은 ‘갑자기’라는 의미의 ‘플래시’와 ‘군중’이라는 의미인 ‘몹’의 합성어인데,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특정 행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생일축하나 청혼 등의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사전에 계획된 인원이 공공장소에서 진행하는 플래시몹은 틱톡 동영상과는 거리가 먼 형태이다. 또한 집행부가 계획된 모임을 진행하되 불특정 다수의 참여를 유도하는, 1980년대 민주 항쟁 시대의 정치적인 기습 시위나 2012년에 여의도에서 진행되었던 솔로 대첩 등도 주로 오프라인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온라인의 틱톡 동영상과는 거리가 있고, 온라인 오케스트라나 합창도 치열하게 계획되었기 때문에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틱톡 동영상과는 거리가 있다.

그 대신 틱톡 콘텐츠는 직관적 반응을 가져오는 동영상과 함께 그 의미를 설명하는 메시지를 담은 해시태그를 통해 플래시몹을 구현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해시태그는 특정 집단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메시지를 빠르게 전파한다. 예로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틱톡을 통해 털사 지역의 대통령 유세 자리를 예약한 후 노 쇼를 하는 플래시몹을 실현하고, 의류제조기업들은 틱톡 공간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플래시몹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런 플래시몹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사람들의 주의를 사로잡는다. 꼭짓점 댄스, 아이스버킷 챌린지, 크라우드 펀딩에서 보여주었던 따라하기, 내보이기, 참여하기의 욕구는 플래시몹으로 진화했고, 그것은 이제 틱톡과 결합하고 있다.

2021년 트렌드 예측 - 온라인 플래시 문화의 시대

어쩌면 틱톡은 지금까지 트위터나 페이스북, 그리고 유튜브가 걸어왔듯이, 대중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질 수도 있다. 특히 중국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려는 미국 정부의 조치로 인해 다른 미국 기업의 SNS 앱이 갑자기 부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2020년에 틱톡이 꽃을 피웠던 그 이유는 여전히 살아서 2021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오랜 뿌리를 가지고 있는 따라하기, 내보이기, 참여하기의 욕구는 어떤 형태로든, 틱톡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행동은 구체적으로 온라인 플래시 문화로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틱톡을 통해 영향력의 중심은 점차 젊은 연령으로 이동했다. 이미 뉴질랜드에는 37세 총리인 저신다 아던이 집권했고, 17세의 그레타 툰베리가 활발하게 글로벌 환경운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방탄소년단의 평균연령은 26세이고(빅히트가 준비하는 차기 그룹의 평균연령은 17세라고 한다), 코로나 사태에서 한국의 증시를 떠받든 수많은 개인투자자는 20대와 30대 투자자였다.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온라인 플래시 문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가?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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