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투자의 비밀

메이트북스 / 2020년 10월 / 280쪽 / 16,000원

부와 투자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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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투자의 비밀

김도정 지음

저자 소개

광고대행사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카피라이터, LG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원을 거쳐 2009년 에셋디자인 투자자문에 창립 멤버로 입사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재무 전공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인간과 인문학에 대한 관심, 재무 이론과 실전 투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성찰하는 현대판 르네상스형 투자가를 꿈꾼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의 저자이자 인생의 해학과 통찰을 지닌 투자의 대가 앙드레 코스톨라니를 가장 존경한다. ‘자본주의와 투자의 본질’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 등의 주제로 집필과 강연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책소개

이 책은 자본주의의 핵심원리(많고 적음, 확산과 수렴, 위험 대비 수익)를 중심으로 투자의 본질을 파헤친다. 저자는 성공하는 투자를 위해 알아야 할 경제 전반에 대한 개념과 돈의 흐름에 대한 지식, 그리고 투자에 대한 실천적 방법과 절제와 성찰이라는 투자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알려준다.

요약본 본문

자본주의와 부의 본질에 대하여

가격결정의 원리, 돈과 상품의 수량 경쟁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돈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얼마 전 서울 아파트 시세를 장인어른께 말씀드렸을 때, 장인어른은 “돈 가치가 말도 못하게 떨어졌네.”라고 말하셨다. 그 순간 나는 뒤통수를 강하게 얻어맞은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돈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부동산시장에서 돈의 상대적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나는 10년 넘는 시간 동안 주식 가격의 등락을 보아왔지만, 한 번도 ‘주식시장에서 돈 가치가 올라갔다’ 혹은 ‘주식시장에서 돈 가치가 떨어졌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평생을 오징어 사업에 매진해온 개인사업가인 장인어른의 돈 감각은 재무로 석사를 마치고 주식시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온 사위를 앞서고 있었다.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현상에 사로잡혀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아파트 가격이 8억 원에서 10억 원이 되면 우리는 가격이 올랐다고 표현한다. 물론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그 이면을 잘 들여다보면, 아파트시장으로 돈이 많이 유입되어 ‘아파트 대비 돈의 상대적인 가치가 하락’한 것이 어쩌면 더 본질적인 부분이다. 이처럼 어떤 경제 현상의 이면을 들여다보거나, 가격만이 아닌 가치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의 본질과 투자의 원리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돈의 양은 증가한다. 늘어난 상품 혹은 서비스가 거래되기 위해서는 돈과 교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돈이 많이 풀려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이다. 그래서 경기둔화의 조짐이 보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추고, 정부는 추경으로 돈을 푼다. 물론 시중의 물가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다. 하지만 이렇게 풀린 돈은 꼭 중앙은행과 정부가 원하는 곳으로 가지는 않는다. 모든 곳으로 균등하게 흐르지도 않는다. 또한 기본적으로 돈은 함께 몰려다니길 좋아한다. 돈이 많이 몰려가는 곳은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최근 서울의 부동산시장처럼 돈의 가치가 떨어진 곳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TV와 같은 가전시장을 보라. 시중에 처음 출시되었을 때 55인치 기준으로 1천만 원을 넘어가던 OLED TV는 이제 100만 원대로 떨어졌다. 다시 말해 돈의 상대적 가치는 10배가 되었다. 기존에 1대 밖에 못 사던 돈으로 이제는 10대의 OLED TV를 살 수 있게 되었다. 도대체 부동산시장과 TV시장은 어떤 차이가 있기에 한쪽은 가격이 올라가고 다른 한 쪽은 가격이 떨어진 것일까?

상품이 많은지, 돈이 많은지가 핵심이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바로 ‘공급’에 있다. 우선 부동산의 공급은 빠르게 늘지 못했다. 도심 토지의 공급에 여러 가지 제한이 있고, 재건축을 비롯한 부동산 확대는 정부의 관리 하에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TV는 수율과 생산성의 향상으로 공급이 빠르게 늘었다. 여기에 원재료 가격의 변화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즉 부동산의 평당 건설비용은 예전에 비해 최소한 떨어지지는 않았으나 TV의 부품가격은 기술발전에 따라 빠르게 하락했던 것이다. 돈과 상품의 수량 경쟁! 가격의 원리는 이렇게 생각보다 간단하다. 상품의 양보다 돈의 양이 빠르게 증가하면 가격은 오르고, 반대로 돈의 양보다 상품의 양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 가격은 떨어진다. 다른 말로 상품 대비 돈이 많으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상품 대비 돈이 적으면 돈의 가치가 올라간다. 여기서의 가치는 상대적 가치다. 돈이 많은지, 상품이 많은지, 바로 이것이 핵심이다.

투자는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 기본이다. 따라서 돈과 상품의 상대적인 양 혹은 증가속도로 가격을 예측할 수 있다면 이는 투자에 크게 도움이 된다. 세계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주식 객장에 처음 방문한 날 노신사가 했던 “주식이 바보보다 더 많은지, 바보가 주식보다 더 많은지를 잘 보라”는 말을 평생 가슴에 새겼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주식시장에 사람이 많다는 것은 결국 그들이 가지고 들어온 돈이 많기에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특히 신축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르는 이유는, 수요는 많은데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오래된 아파트보다 신축 아파트는 전용면적도 넓고 구조가 개선되어 수납공간의 활용도가 좋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 동안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연평균 24만 8,686가구로, 박근혜 정부 4년간의 연평균 32만 7,738가구보다 24.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부동산이 많은가, 사람이 많은가’, 그것이 핵심이다.

생산성 향상이 자본주의 풍요의 원천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아침에 계란을 낱개로 사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한 판씩 계란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크레파스, 장난감, 자전거는 또 어떠한가? 당시에 어린이용 네발 자전거를 사주는 집은 부잣집으로 통했다. 지금은 굳이 대단한 부자가 아니어도 살 수 있는 것들이 당시에는 귀했고, 가격이 비쌌다.

당시와 지금의 차이를 만들어낸 가장 중요한 것이 생산량 증가이며, 그 배경에는 생산성 증대가 있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이 더 싸게 만들어낼 수 있으니, 가격이 오르더라도 덜 오른 것이다. 소득 대비 저렴하니 더 많은 사람이 사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소비의 대중화이고, 물질적 풍요의 확대다. 이처럼 소비가 늘어나니 투자도 늘고, 그에 따라 고용도 늘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산업화, 도시화, 그리고 대중소비사회의 출현 속에는 생산성이 중심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생산성은 국가를 풍요롭게 하는 주요한 요소이고, 자본주의를 이끌어나가는 주요한 엔진 중 하나다.

그런데 생산성 증대의 개념이 잘 먹히지 않는 곳이 하나 있다. 바로 부동산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의식주 중에서 의(衣)와 식(食)의 경우에는 생산성이 빠르게 증대해 소득 대비 가격이 저렴해졌다. 하지만 특히 도시 부동산의 경우, 도시의 토지 공급 자체가 원천적으로 힘든데다가 일조권이나 형평성 등 여러 가지 이슈들로 인해 용적률 등 토지 활용도를 높이는 일도 쉽지 않다. 또한 모든 땅의 용도는 ‘국토이용관리법’에 의해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고, 재건축이나 재개발도 허가 대상이므로 부동산 공급은 국가의 법적ㆍ제도적 규제의 영역에 속한다. 그래서 가격이 올라도 공급이 유연하게 늘어나주지 못하는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는 생산성 증대가 많이 일어나지 못했다.

자본주의라 쓰고 신(信)본주의라 읽는다

1973년 이전에 달러를 찍어낼 때는 금을 담보로 확보해야 했다. 지금은 달러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들이 아무런 담보 없이 돈을 찍어낼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기축통화인 달러조차도 신뢰가 부족했던 것이다. 이때의 달러는 중앙은행에 가져가면 금으로 바꿔준다고 해서 태환화폐라고 부른다. 금에서 독립해서 온전한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10년 가까운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달러는 금에서 자유로워져 불태환화폐가 된다. 불태환화폐는, 화폐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받은 돈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 하에, 받은 금액에 상응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기꺼이 제공한다. 그만큼 돈과 그 돈을 발행한 국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것이다. 하나의 화폐가 불태환이 되었다는 것은 민간에서 대출, 즉 신용창출로 늘어나는 돈만이 아니라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돈까지도 부채이자 신용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여전히 자본주의(資本主義)라고 부르지만, 돈의 본질이 믿음이므로 신본주의(信本主義)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돈이 자유로워진 이후, 전 세계 자본주의의 성격과 투자의 패러다임이 변하게 되는데, 자유로운 발권력을 통해 돈의 양이 이전보다 쉽게 늘어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것이다. 그래서 경제성장률보다 통화량 증가속도가 더 빨라지게 되었고(경제의 금융화), 투자의 제1목표가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것(인플레이션 헤지)이 되었다. 또한 돈의 불태환 이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위기 대응능력이 높아진 점도 중요한 변화의 하나다. 위기 때는 투자와 소비가 줄어 시중의 돈이 감소하고, 돈이 줄어들면 자산 가격이 하락해 경제에 추가적인 충격을 주게 되는데,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통해 줄어든 신용 공백을 메꾸어 경제의 소방수로 적극 활약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앙은행의 지나친 신용창출이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도하게 창출된 통화로 인해 구조조정의 지연, 빈부 격차의 확대, 자산가격 버블 가능성 증대, 경제 사이클 둔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신뢰가 무너지면 자본주의는 바로 망한다 : ‘모든 돈이 신용’이라는 이야기는 믿음이 사라지면 돈도 사라진다는 말이 된다. 이것이 바로 신용경색이다. 은행이 대출자를 믿게 되지 않으면 대출을 회수한다. 즉 돈이 사라진다. 저축자가 은행을 믿지 않게 되면 저축을 인출한다. 지급준비율 때문에 은행이 시중에서 돈을 회수해야 하므로 역시 돈이 사라진다. 부분지급준비율 때문에 돈이 사라지게 하는 파급 효과는 저축의 인출 시에 더 크다. 돈이 사라지면 상품과 자산가격도 하락한다. 디플레이션(Deflation)이 발생하고, 수요와 투자가 줄어들고, 경제주체가 파산한다.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우리 경제는 신용이라는 물 위에 떠 있는 배와 같다. 신용이 충분할 때는 배가 원활히 운행되지만, 신용이 빠져나가면 배는 언제든 가라앉을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신용화폐의 구조를 이해한다는 것은 투자에 있어서도, 경제 운용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일이 된다.

중앙은행의 신용창출, 이대로 괜찮은가?: 미국 Fed의 양적완화는 신용의 총량, 즉 돈의 총량을 잘 관리해 자산과 상품 가격의 하락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시 말해서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이며, 일시적 유동성의 문제로 건전한 기업과 가계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해 경제 전체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 투자자 하워드 막스는 최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Fed의 양적완화에 대해 이렇게 꼬집었다. “파산 없는 자본주의는 지옥 없는 가톨릭과 같다.” 하워드 막스의 지적처럼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에 대해 우리는 4가지를 꼭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은 모럴 해저드(Moral Hazzard), 빈부격차 심화, 자산가격의 버블 가능성 그리고 경제 사이클이 불명확해지는 현상 등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위기가 닥칠 때마다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들이 여전히 중앙은행의 정책을 환영하고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기억해야 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즉 신용창출은 ‘확산과 수렴’이라는 개념틀로도 이해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창출할 수 있는 적절한 신용의 양이 있다고 가정할 때, 그것을 넘어서게 되면 언젠가 다시 근본으로 되돌아와야 할 것이다.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자본주의의 성장 동력

돈은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민간은행의 신용창출을 통해, 그리고 중앙은행의 발권과 금리 인하 등에 의해 꾸준히 증가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돈의 양이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20세기 이후의 고유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물가가 상승하므로 부정적인 효과가 크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아주 없는 것보다는 미약하게 나타나는 상태가 경제 발전에는 오히려 긍정적이다. 내일 물가가 오른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오늘의 소비를 내일로 미루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지나친 인플레이션은 소비가 둔화되므로 좋지 않고, 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은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물가 하락이 예상되면 투자와 소비를 미루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부채와 인플레이션 사이에, 부채와 디플레이션 사이에 숨겨진 관계를 파악하면 경제가 돌아가는 원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부채의 부담이 줄어들고, 디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부채의 부담이 증가하게 되는데, 부채가 증가한 순간 돈이 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반면, 부채가 줄어든 순간 돈이 줄고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부채가 늘어나면 부채의 부담이 줄어들고, 부채가 줄어들면 부채의 부담이 늘어난다고 하는 ‘부채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과 만나게 된다. 부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히려 부채를 늘린다는 역설 속에는, 이 시대가 부채의 늪에 빠져 부채의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실물경제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디플레이션 조짐을 막기 위해 전 세계의 주요 중앙은행들은 적극적인 양적완화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풀린 돈은 실물투자로 가지 않고,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으로만 흘러들어가 자산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 어쨌든 실물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 속의 자산시장 인플레이션! 이것이 현재 우리의 상황을 요약하는 한 문장이다.

저금리 시대와 자본의 과잉

모든 것은 많아지면 가치가 떨어진다. 귀한 것, 희소한 것이 가치가 높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자본주의가 새출발하던 시점에는 돈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 경제의 발전과 화폐의 불태환, 중앙은행의 유동성 창출 등이 겹쳐지며 이제 세상에 돈이 넘쳐나고 있다. 반면 세계경제의 구조적 저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며 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공급은 과잉인데 수요는 감소하니 돈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고, 그 결과가 바로 전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이다.

이와 같은 저금리 속에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자로 생활하던 은퇴생활자의 생활기반이 무너지고 있으며, 수익이 주로 금리에 의존적인 은행과 보험회사의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경제 주체들의 저축성향이 감소하고, 자산시장의 버블 압력이 높아졌다. 이처럼 다양한 저금리의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더욱 금리를 낮추고 있다. 그것은 실물경기둔화가 심화되고 화폐의 유통속도가 떨어져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은 자산시장의 인플레이션보다 실물경제의 디플레이션을 오히려 두려워한다. 게다가 2008년 금융위기나 코로나19처럼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중앙은행이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최근 중앙은행은 정부의 국채를 직접 인수하는 ‘재정의 화폐화’ 정책마저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는 성장률도 좋고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돈이 늘어났던 ‘자본주의의 황금기’, 이어 경제의 성장률보다 돈이 더 많이 늘어났던 ‘경제의 금융화’ 시기를 지나,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신용창출에 경제가 크게 의존하는 ‘재정의 화폐화’ 시기에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경기는 둔화되는데 경제주체들의 부채는 이미 너무 많다. 저금리이긴 하지만 그것이 실제 위험을 잘 반영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도 이자 납입조차 힘들어진 경제주체도 많다. 그래서 지금의 저금리는 너무 익숙해서 위험이 저평가되어 있지만, 한번 나타나면 큰 파급 효과를 나타낼 ‘회색코뿔소’와 같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라는 ‘직선적 사고’가 아니라, ‘돈도 적당히 많아야 한다’는 ‘반원적 사고’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돈에 대한 새로운 사고와 투자: 저성장ㆍ저금리가 고착화되고 있기에 투자를 그만둘 수는 없다. 다만 투자를 둘러싼 시스템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보다 현명한 투자를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노력해야 한다. 첫째, 코로나19 이후의 시장 대응이다. 수요부진, 기업이익 둔화 등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돈 풀기로 시장이 과도하게 상승한 면이 있는 만큼, 코로나19가 잠잠해진 후에는 오히려 주식시장이 한번 크게 조정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위기 이후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정부와 중앙은행의 유동성만큼, 경기회복을 통해 이 부분이 메꿔지지 않으면 주가 수준은 유지되기 어렵다.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이익보다는 돈의 양에 더 크게 좌우된다.

둘째, 과도한 부채로 인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한 대응이다. 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라고 했다. 그만큼 시장에 대한 예측은 어렵다. 현금 비중을 높였다가 시장이 조정될 때 투자비중을 늘리고, 시장이 과열될 때 투자비중을 낮추는 식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다소 낮추고 내가 잘 모르는 투자 대상에 대해서는 더욱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다. 저성장ㆍ저금리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졌으므로, 기본적으로 과거와 비슷한 위험 수준이라면 예전과 같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넷째, 채권시장의 조정 가능성, 신용화폐 시스템에 대한 신뢰 하락 가능성 등 극단적인 문제 발생도 염두에 두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 2019년 레이 달리오는 향후 고평가된 채권시장에 투자된 돈이 이탈하면, 그 돈이 금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서 금 투자의 비중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도 특정 화폐의 질은 해당 국가의 재정상태와 경제성장성에 달려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성장성이 떨어지고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돈 찍기(재정의 화폐화)가 계속된다면 화폐에 대한 신뢰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확산되었던 신뢰가 훼손된 근본으로 수렴하는 것이다.

돈의 시대,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는 투자의 기본

한국 주식시장에서 최근 10년 사이에 가치주투자의 성과는 아주 부진하다. 특히 2013년 이후에는 성장주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가 구조적 저성장에 빠지며 경제 사이클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생각된다. 성장이 귀해지니 성장주의 몸값이 하늘로 치솟고, 금리가 하락하니 채권과 채권 스타일의 투자대상(배당주, 부동산 등)만이 관심을 받고 있다. 가치주와 성장주의 지나친 괴리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시대 흐름을 읽어낸 투자자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시장의 성격을 아는 것은 이처럼 중요하다. 가격이 오르는 것은 현상적인 측면이고, 돈이 많아져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보다 본질적인 측면이라는 점을 앞에서 살펴보았다. 주가가 오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주가의 향방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돈의 흐름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종목도 시장에서 소외를 받아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주가가 오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밴드에 갇혀서 상당히 소외되었는데, 이는 돈이 채권으로, 부동산으로, 해외로 빠져나간 이유가 크다. 수익이 나는 좋은 종목을 고르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미인대회와 같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나 혼자 좋아해서는 주가가 오를 수 없다. 대중이 좋아하는 종목이라야 돈이 몰려와서 주가가 오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다른 이도 좋아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모여서 주식을 사고파는 곳이다. 그래서 실재보다는 사람들의 인식을 반영하고, 생각보다 사람의 감정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한편 주식시장은 경제와 부채의 사이클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아 상승과 하락의 주기가 나타난다. 이러한 사이클을 모르면 자칫 큰 실수를 하게 되고, 좋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주식투자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주식시장의 다양한 성격들을 잘 아는 것이 기본이다.

수익률을 크게 높여주는 종목 발굴법

귀한 것, 귀해질 것에 투자하라: 주식에서 귀한 것에 투자하라고 하면, 우선 기업에서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얼마나 차별적인지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기본적으로 공급과잉의 시대이기 때문에, 완전히 차별적인 기술력으로 남들이 만들지 못하는 무엇을 제공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디자인, 콘셉트, 가격 등 다양한 면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찾고 있지만, 그 또한 경쟁심화로 만만치 않다. 그래서 스토리와 가치관 등 그 이상의 포인트까지 등장하고 있으며, 시장의 니즈 변화 속에서 틈새를 찾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공급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가 귀해지고 흔해지는 현상은 ‘차별화’ 말고도 다음의 몇 가지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산업 사이클에 의한 변화이다. 예를 들어 화학 산업을 보자. 대규모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증설에는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 그래서 증설은 수요와 경쟁상황, 자본의 조달 등을 고려해서 수 년에 한 번씩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수요는 매년 조금씩 꾸준히 늘어난다. 이 둘 사이의 불일치가 화학제품의 사이클을 만들어낸다. 증설이 완료되어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때는 수요보다 공급이 일시에 많아져서 제품가격이 하락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늘어난 수요가 공급과잉을 서서히 해소해나가면 제품가격은 다시 상승하게 된다.

두 번째는 외적인 변수가 발생해 일시적인 필요와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상품이 귀해지는 경우다. 코로나19 때 처음에는 마스크가 귀해졌고 다음에는 진단키트, 인공호흡기, 감압 병상 등이 차례로 부족해졌다. 물론 해당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의 주가가 차례로 크게 올라간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와 같은 갑작스런 수요의 폭증은 수십 년 만에 한번 오는 천재일우의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셋째, 주식의 스타일과 기업이 속한 업종 때문에 귀해지는 경우도 있다. 성장이 귀한 시대인 지금, 성장주가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불경기로 꿈과 희망이 줄어들고 있는 현재, 꿈이 있는 기업의 주가가 화려하다. 바이오 종목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현금이 많은 자산주는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지금은 현금이 귀한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 책들을 보면 흔히 최소 3~5년의 긴 호흡으로 세상의 변화를 보라고 조언한다. 이는 3~5년 후에 어떤 기업이 귀해질지를 전망해보는 작업과 동일하다. 3~5년 뒤의 세상의 변화를 보고 이를 위해 준비하는 기업은, 그러한 변화가 닥쳤을 때 남들이 만들 수 없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전지 관련주나 수소 관련주가 대표 사례다.

‘많음과 적음’의 양극단이 만나는 사례를 찾아라: 어떤 것을 투자하든지 꼭 필요한 약방의 감초는 바로 ‘많고 적음’의 원리다. 가치와 가격변화의 핵심 이치이기 때문이며, 크게 오를 종목이나 투자대상을 찾는 데도 아주 유용하기 때문이다. 단, 큰 투자의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생각을 조금 더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예로 들어보자. 다이아몬드는 기본적으로 희귀하다. 그래서 다이아몬드는 가치가 높다. 그런데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크기가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크기가 커질수록 더욱 귀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커질수록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가격은 하늘 끝까지 올라간다. 바로 여기에 답이 있다. 많음의 극단과 적음의 극단이 만나는 곳, 거기에 큰 투자의 기회가 있다.

코로나19의 발발은 ‘많음과 적음’의 양극단이 만나는 사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바로 진단키트, 그중에서도 실시간 유전자증폭방식(RT-PCR)의 진단키트다. 이 방식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 자체를 확인하는 방식이며,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를 진단할 수 있는 ‘민감도’와 감염되지 않은 정상인을 걸러내는 ‘특이도’ 등의 관점에서 가장 정확하다고 인정되고 있다. 평소에 RT-PCR 진단 키트를 찾는 수요는 소수다. 그래서 준비된 기업이 많지 않다. 그런데 갑자기 전 세계에서 수요가 폭증했다. ‘많음과 적음’의 양극단이 만난 것이다. 관련 기업인 씨젠과 랩지노믹스는 주가가 단기간에 10배 상승했다.

이처럼 극단이 만나는 사례는 감염병으로 인한 팬데믹 또는 자연재해나 전쟁 상황이 아니면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단기에 10루타를 기록하는 투자대상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다만 평소 이런 관점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면, 양극단까지는 아니어도 ‘많음과 적음’ 사이의 간격이 큰, 그래서 꽤 가치 있는 투자대상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수요가 느는데 공급이 부족한 영역이 대상이 된다. 2020년 8월, 바이오 의약품의 원료를 생산하는 CMO나 전기 차용 2차전지, 비메모리를 제조하는 파운드리 영역 등에서 공급 부족 조짐이 나타났다.

상품과 서비스가 대중화되는 기업을 찾아라: 자신이 얼리 어답터이거나 소비 생활에서 남보다 발 빠른 무엇이 있다면 자신의 소비를 잘 관찰해보자. 그 속에 좋은 투자대상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소비에 관심이 적다면 주위 사람의 소비를 관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수년 전 부산 처가에 갔을 때 무선 청소기를 처음으로 보았는데, 무선 청소기가 오래 작동하려면 성능 좋은 2차전지를 장착해야 한다. 당시 NCA라고 하는 고성능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을 자회사로 둔 에코프로(이후 2019년 3월 5일 에코프로비엠은 주식시장에 별도로 상장됨)는 투자하기에 좋은 주가 수준이었다. 또 아내가 장 건강에 좋다고 ‘프로바이오틱스’를 권했던 2012년, 쎌바이오텍 주가는 6천원 내외였다. 유산균은 누구나 알아도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단어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적던 시기였다. 지금은 경쟁심화로 업황이 다소 어려워졌지만 쎌바이오텍은 한때 주가가 7만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상품의 대중화와 관련해서는 하나하나의 구체적인 소비 품목도 중요하지만, 소비 패턴의 큰 흐름을 읽는 노력도 도움이 된다. 소비와 여가 활동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개별사업에서 플랫폼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등의 플랫폼 기업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대중화와 지역적 확장은 더 많은 사람이 소비하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므로 좋은 투자 아이디어는 어쩌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쓴 두꺼운 보고서보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변화 속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세상은 항상 주식투자자인 우리에게 좋은 투자 아이디어를 알려주고 있다. 다만 우리가 이를 무심코 간과하거나 눈치 채지 못할 뿐이다.

기업가치에 있어서 중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한국 주식시장에서 2000년대는 화학, 정유, 철강, 조선 등 중후장대형 산업의 전성기였다. 당시 한국 기업들은 떠오르는 중국 옆에 자리 잡은 우월한 입지와, 일본과 대비해 대규모 신식 설비에 바탕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범용 화학제품이 그랬다. 반면에 스페셜티라고 해서 특수고부가 제품은 일본이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화학제품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고부가 제품에 맞추고 범용 제품은 증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범용화학제품 공장은 오래되어 낡았고, 규모가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다.

그러나 2010년 이후부터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중국 스스로 증설하고 경쟁력을 높였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지난 10여 년간의 주가를 보면, 화학과 정유는 제자리걸음이고, 철강과 조선은 오히려 주가 수준이 하락했다. KOSPI 시장이 박스피라고 불리고 10여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주요 배경은 여기에 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 등 주요 IT 기업, 반도체 관련 기업, 바이오 제약 관련 기업들은 주가 수준이 크게는 10배 이상도 올랐다. 이러한 경쟁력 변화를 잘 살피고 업종 선택에만 주력했어도, 밴드에 갇혀 있던 KOSPI 시장에서도 좋은 투자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저성장과 경제위기 시대에는 ‘정부의 정책’을 보라: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성장을 좋아하고 역성장을 싫어한다. 그래서 성장하는지 그렇지 못한지의 미세한 차이를 시장은 크게 받아들인다. 게다가 4% 성장과 5% 성장은 25% 차이이지만, 1%와 2%는 100% 차이다. 같은 1% 차이를 저성장 시기에는 더 크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에 따라 관심을 받는 한쪽은 과대평가되고, 그렇지 못한 다른 한쪽은 과소평가되는 면이 발생할 수 있다. 가치주와 성장주의 괴리율이 높아지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현상이다.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대로 둔화되었다. 반면 정부 예산은 2020년 9% 성장하고, 그 안에서 정부의 관심이 높은 환경, R&D, 산업ㆍ중소기업ㆍ에너지 등의 분야는 10% 후반에서 20%대로 예산이 증가한다. 참고로 저성장과 위기 때는 가계와 기업은 지갑을 닫는다. 하지만 정부는 오히려 곳간을 열고 큰 정부가 된다. 성장이 드문 시대에 정부의 지출증가는 단비와 같다. 그러므로 저성장 국면 내지는 경제위기 때는 정부의 입을 잘 살펴봐야 한다.

수익의 안정성을 지켜주는 리스크 관리

투자는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른바 리스크 관리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투자 제1, 제2원칙은 모두 ‘돈을 잃지 마라’다. 한번 잃으면 더 많이 벌어야 하기에 원금회복이 힘들고, 심리가 무너져서 더욱 위험한 베팅을 하게 될 수 있음을 경계한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실패해도 잃을 확률이 낮고 성공하면 큰 수익이 가능한 의사판단을 누적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아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안다는 것은 기업의 가치를 잘 아는 것이고, 그 기업을 둘러싼 뉴스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행간의 의미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잘 아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종목을 편입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의 기업에 대해, 그리고 시장의 변화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음을 인정하는 태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어차피 모든 투자는 불확실성 속의 의사결정일 뿐이므로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겸손하고 무리하게 베팅하지 않는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실패에서 배우는 사람은 그래도 많이 있다. 하지만 성공 속에서 배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전의 성공이 진정한 자신의 실력이 아닌, 좋은 시장 흐름과 운에 따른 것이었다고 할 때 잘못된 성공 공식에 매몰되어 이후에 더 큰 실패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실패에서 배워야 하지만, 성공에서도 배워야 한다. 투자를 하는 것은 수익을 얻기 위함이다. 또한 돈을 벌고자 하는 욕심은 당연하지만, 이것이 지나치지 않도록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탐욕에 빠지면 맹목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나친 관심도 오히려 화가 된다. 사람은 수익에 대한 기쁨보다 손실에 대한 고통이 2.5배에 달하기 때문에, 주가를 너무 자주 확인하면 심리적인 마이너스 상태에 빠져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그러므로 높은 투자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 속에 숨어 있는 리스크를 발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투자의 왕도는 역발상투자

흔히 ‘투자에는 왕도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역발상투자야말로 많은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했던 최고의 투자방법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이익예상 라이프사이클’ ‘재귀이론’ ‘단도투자’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들의 주장은 디테일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주가는 저평가와 고평가를 오가며 사이클을 그린다는 점, 결국 가격은 가치 내지는 이익에 수렴하게 된다는 점, 리스크는 줄이고 기대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투자법이라는 점 등에서 동일하다.

역발상투자는 시장의 과잉 반응에 대해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것을 의미하며, 가격이 가치에 수렴할 것을 믿고 기다리는 다양한 스타일의 투자를 모두 포함한다. 그런데 역발상투자라고 해서 항상 시장과 반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지나치게 공포나 탐욕에 빠졌을 때는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맞겠으나, 시장이 이성적일 때는 동행해야 한다. 주식 보유자 수가 많아지고 대중과 시장이 함께하는 국면에서 동행하지 않으면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편 역발상투자는 ‘많고 적음의 원리’, ‘확산과 수렴의 원리’, ‘위험 대비 수익의 원리’를 모두 꿰뚫고 있을 때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각각의 원리에 대해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확산과 수렴의 원리’가 중요하다. 결국 가격은 가치에 수렴되고 많은 것이 평균에 수렴하는 이치가 그것이다.

현실에서 역발상투자를 실천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거나 신뢰가 회복되는 기업을 찾는 사례를 제시해보겠다. 한때 극심한 사이클 산업으로 간주되던 반도체 산업은 기술난이도 증가에 따른 과점화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으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경우에 해당된다. 역발상투자를 잘 하려면 시장과 나를 동시에 잘 알아야 한다. 내가 현재 군중 심리에 휩싸여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려면, 시장과 나의 심리 상태를 동시에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아상(我相)에 사로잡혀 있어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데, 성찰의 노력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텍스트 상자: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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