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학개론

지식공감 / 2020년 08월 / 270쪽 / 15,000원

사장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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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학개론

최병식 지음

책소개

이 책은 사장들에겐 경영의 노하우를, 그리고 일반인에겐 사장 혹은 그 집단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는 사장과 기업이 영원할 수 없음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불행의 원점이라고 분석하고, 그 유한함에 대한 인식의 기초 위에 미래의 계획을 세우라고 사장들에게 조언한다.

요약본 본문

사장의 조건

디아스포라

역사가들은 아프리카에서 발원한 인류가 홍해를 건너 중앙아시아의 파미르에 오른 것으로 추정한다. 최초인류는 아마 지금의 에티오피아 언저리에서 출현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에티오피아의 고지대는 기후가 온화하고 땅은 비옥하며 물은 충분하다. 그런데 왜 인류는 그곳을 떠나 동쪽으로 갔을까? 이유는 불분명하다. 에티오피아의 동쪽은 홍해다. 그 바다를 건너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홍해를 건너면 아라비아 사막이다. 죽음의 벌판이다. 그 사막을 건너면서 일행 중에 많은 사람을 잃었을 것이다.

그 디아스포라, 난민의 길은 한 세대에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가 가다가 죽으면 그 길은 아들이 이어서 갔을 것이다. 한편 떠나기 전에 떠나려는 자와 남으려는 자가 있었을 것이다. 떠나는 사람들은 떠날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남은 사람들은 남아 있을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떠남이 용기였을 것이고, 그들 때문에 인류는 오늘날 지구상의 인구분포를 보인다. 나는 지난 날 파미르 지역을 집중적으로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 척박한 산악지대에서 조상들의 난민 생활에 대한 흔적을 찾으려 했다. 혹시 어디에 남겨져 있을지 모르는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들으려 했다.

사장은 떠나는 사람이다. 약속을 믿고 떠나는 사람이다. 땅에는 물이 없고 하늘은 비를 내리지 않고 바람은 잠들지 않는 참혹함에도 가던 길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더 높은 곳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다. 개척자이고 난민이다. 왜 그 고생을 하느냐고 그냥 편하게 살라고 한다. 하지만 사장은 익숙하고 안락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사람이다. 인류의 역사는 이 떠나는 사람들의 역사이고 그 사람들 때문에 오늘의 번영이 있다. 

Decision Maker

창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창업을 한다면 개인사업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법인사업자가 될 것인가? 법인으로 한다면 납입자본금은 얼마로 할 것인가? 주주는 어떻게 구성할 것이며, 사업장은 어디에 개설할 것인가? 사업체는 추후에 매각할 것인가 아니면 가업으로 자녀에게 물려줄 것인가, 또는 폐업을 할 것인가. 이처럼 사업은 시작부터 끝까지 무수한 결정을 하여야 하며, 사장은 그 결정을 하는 주체이다. 사장이 다 잘할 필요는 없다. 사장은 한 가지만 잘 하면 된다. 사장은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사장이 되려는 사람, 다시 말해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스스로를 잘 관찰하여야 한다. 내가 결정을 할 줄 아는가, 혹은 나의 결정은 늘 최선의 선택인가. 선택도 기술이다.

5W1H

창업의 길목에서 사업계획을 점검하는데 5W1H만한 도구도 흔하지 않다. 여기서 왜(why)는 사업의 목적이다. 사업을 왜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사업을 왜 하는가에 대한 개념의 정립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우선해야 할 개념이다. 어떻게(how)는 방법(methodology)이다. 사업을 왜 하는가를 정했다면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답도 설정해야 한다. ‘왜’가 미션(mission)이라면 어떻게는 비전(vision)이다. ‘왜’가 사명이나 목적이라면 ‘어떻게’는 그 사명이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미래상이다. 누가(who)는 사업의 주체와 객체에 대한 정리이다. 미션과 비전의 성취를 위하여 어떤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서 사업체를 구성할 것인지, 또는 사업의 대상 즉 소비자는 누구로 할 것인지 분석하고 특정해야 한다. 사업의 대상을 누구로 하는가에 따라서 사업은 달라진다.

언제(when)는 환경이다. 사업의 환경이나 상황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지금이 가장 적합한 시기인가. 또는 미래 전망은 어떠한가 등에 대한 분석이다. 어디(where)는 장소이다. 이 요소는 주된 사업장의 선정에서부터 주요 사업대상지역 등등의 공간에 대한 점검이다. 무엇(what)은 사업을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다. 그런데 ‘무엇’으로 시작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근본적으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따라서 스스로 끊임없이 무엇이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 대답을 위한 자료수집과 조사 그리고 점검과 검토가 있어야 한다. 

사장의 품격

사장은 사원의 이름을 몰라도 사원은 사장의 이름을 기억한다

바람의 방향은 바뀐다. 따라서 사장은 관조할 수 있어야 한다. 바람의 방향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임직원 때문이다. 사장이 흔들리면 회사가 흔들린다. 사장은 직원들 이름을 잊을지 모른다. 하지만 직원들은 자기가 근무했던 직장의 사장 이름을 잊지 않는다. 사장은 혼자가 아니다. 직원들 개개인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장들이 있다. 그리고 사장은 기대하여야 한다. 꿈과 희망을 말하여야 한다. 지금 밤이지만 새벽을 기대해야 한다. 지금 봄이지만 무더운 시련의 여름을 예상하여야 한다. 인생이나 사업이나 정함이 없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모든 것은 변한다. 사장은 다음 순환을 바라보아야 한다. 마음은 현재이지만 눈은 늘 미래를 바라보아야 한다.

사장의 언어

경력직 사원들을 채용하기 위한 면접을 하면 늘 묻는 것이 이직의 사유이다. 우리 회사가 중소기업이니까 지원하는 구직자도 중소기업 출신들인데, 그 지원자들의 이직 사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장에 대한 실망이다. 그리고 그 실망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이 언어이다. 이직의 이유가 사장의 막말이라는 것이다. 사장의 언어는 품위가 있고 매력적이어야 한다. 회사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그렇다. 상스럽고 천박한 단어들은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 나쁜 것이나 약한 것들까지도 보호하고 배려해 주는 것. 사장의 언어도 그래야 한다. 그것이 결국 사장 자신과 회사를 위한 것이다.

내 마음의 밀실

임금님이 한 양치기 목동을 재상에 임명한다. 지금으로 치면 낙하산인사다. 조정이 조용할 리가 없다. 아마 임금님의 입장에서는 왕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기존 관료나 정파가 아닌 양치기 목동을 데려왔을 것이다. 그런데 그 재상은 퇴근하고 집에 오면 골방에 들어가서는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한참을 거기에 머문다고 한다. 이에 신하들이 임금님에게 참소를 한다. 재상이 욕심이 많아서 뇌물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있다. 매일 골방에서 한참 동안 그 안에서 무엇을 하겠는가. 부정하게 모은 재산을 셈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재상을 잡아다가 죄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 신하들의 의견이었다.

임금님은 어느 날 밤에 신하들과 함께 그 재상의 집을 갑자기 방문한다. 재상은 놀란다. 임금님은 재상에게 그 골방으로 안내하라고 한다. 그리고 잠긴 그 문을 열라고 한다. 재상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마침내 결심을 한 듯 그 골방의 문을 연다. 그 골방엔 임금님과 신하들이 예상한 금은보화 대신에 재상이 양치기 목동 시절에 입었던 남루한 옷과 지팡이가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재상은 임금님에게 고백한다. 재상이 되고 나니 유혹도 많고 기회도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초심을 잃지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매일 퇴근하면 이 밀실에서 양치기 시절의 옷과 지팡이를 보면서 처음 마음이 변하지 않으려고 다짐에 또 다짐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장은 마음에 밀실이 있어야 한다. 언제든 열고 들어가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방해받지 않을 밀실이 있어야 한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사장도 인간이다. 살다 보면 원인 모르게 기분이 나쁜 날도 있다. 짜증이 나기도 하고 매일 보는 직원들이 미워질 때도 있다. 사장의 마음속에 밀실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가 자물쇠를 안에서 걸어 잠그고 방안에 홀로 쪼그려 앉는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지금 왜 화가 나는가. 나는 지금 왜 사람들이 미운가? 스스로 물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마음에 평화가 다시 찾아오거든 그때 그 밀실의 문을 열고 나와야 한다. 사장은 외롭다. 리더는 고독하다. 그러나 그 외로움과 고독이 군중 속에서 해소되지 않는다.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보다 여럿이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이 더 크다. 밀실로 들어가야 한다. 밀실이 있어야 한다. 사장은 혼자 있을 줄도 알아야 한다. 

경영은 결국 사람이다

경영에 관한 두 가지 물줄기

내가 40세 되던 해에 사장의 길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관련 서적들을 읽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경영지침서를 비롯한 자기계발서적 또 중국의 병법서까지 책을 한 100권쯤 읽고 나서 책 읽기를 그만두었다. 책의 제목과 지은이는 달라도 내용은 거의 거기에서 거기였기 때문이다. 즉 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결국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이었다. 회사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사람들이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결성된 회사 조직을 성공적으로 경영하기 위하여 사장은 나름대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주관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회사를 운영하는 데 꼭 필요한 원칙이 된다. 통찰력이 있는 관리자와 임기응변으로 무장한 리더는 그 결과가 확연히 다르다. 인재를 확보하기 위하여, 타 회사에서 성실히 근무 중인 사람을 스카우트해올 것인지, 아니면 내가 인재를 키울 것인지 방침을 정해야 한다. 참고로 내가 해고해도 우리 회사보다 더 좋은 직장에 더 좋은 조건으로 취업이 될 직원도 있다. 하지만 내가 해고하면 오랫동안 실업 상태를 견뎌야 할 것 같은 직원도 있다. 따라서 사장은 사람에 대한, 노동과 고용에 대한 통찰과 나름대로 해석이 필요하다.

가치사슬(Value Chain) 이론

가치사슬 이론은 하버드대학의 마셜 포터 교수에 의하여 주창되었다. 1985년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저서 『경쟁자』에서 포터 교수는 기업이나 조직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일련의 활동을 가치사슬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는 기업 조직을 운영부분과 지원부분으로 나누었다. 운영부분은 원료를 투입하여 제품을 생산해내는 분야이고, 지원부분은 인사, 구매, 기술개발 등의 지원분야이다. 운영부분은 직접 생산에 참여하는 조직이고 지원부분은 직접 생산에 참여하지 않는 조직이지만, 이들 가운데 어느 하나를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은 이 둘이 회사의 이윤창출에 동일한 비중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론이다. 결국 회사의 모든 기능들은 고리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것이 중요하고 어느 것이 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며, 그 가운데 하나의 사슬이라도 망가지면 전체의 기능이 중단된다는 주장이다.

기업이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가 있어야 하고, 생산라인이 우수해야 한다. 그런데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따라서 팔기 위해서 거래처를 확보해야 하고, 판매한 대금을 수금하여야 한다. 이 연결고리는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리고 어느 한 개의 고리가 망가지면 전체가 망가진다. 한편 기업은 사람이다. 사람들의 사슬로 기업이 형성된다. 따라서 기업은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한다. 그 행복한 사람들의 사슬이 만든 제품이 소비자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장은 자신의 기업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는지, 그리고 그 역할과 기능은 사회 전체의 가치사슬 가운데 어디쯤인지 늘 관찰하여야 한다. 기업과 연결된 다른 사슬들이 변하고 있는데 그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유능한 사장이 아니다.

회사의 조직과 관리

회사의 조직은 세 가지 기능으로 나누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먼저 생산조직으로 제품을 만드는 조직이다. 다음은 판매조직인데, 이는 생산된 제품을 파는 조직이다. 그리고 마지막이 관리조직인데, 언젠가부터 관리라는 단어를 지원으로 바꾸는 것이 추세이다. 결국 회사는 이 세 마리의 말이 끄는 삼두마차이다. 회사마다 특징이 있다. 생산이 우선인 회사가 있고 판매가 우선인 회사가 있다. 또는 관리가 철저한 회사가 있다. 이는 사장이 어느 부서에 힘을 실어 주는가와 관련이 있다. 한편 회사가 어떤 결정을 하면 생산과 판매와 관리조직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사장은 회사 내 조직 간의 경쟁과 알력을 회사의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슬기로운 노사관계

신입사원 공개경쟁 채용

우리 회사가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해마다 신입사원을 공개채용하고, 그 공개채용의 기수를 정하여서 기수별로 단결하도록 유도하고, 그래서 확실한 직장 선배와 후배의 관계가 정립되고, 그것이 회사의 골간을 이루면, 장기적인 회사의 발전에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단행하였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마감일이 다 되어 가는데도 충분한 지원서가 도착하지 않는 것이었다. 회사가 야심차게 신입사원공개채용에 나섰는데, 인원이 미달이라면 그 또한 안팎으로 회사의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다. 임원들을 총동원하며 모교에 연락하여 취업담당자들에게 지원자들을 보내 줄 것을 당부하게 하였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공채 1기 신입사원을 선발하였다.

외국은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일 년에 한 번 무더기로 채용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신입사원 공채 몇 기라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 국가 공무원도 경력이 없는 신입직원을 선발하지 않는다. 기업과 국가는 일 년 내내 필요할 때에 필요한 만큼 직원을 채용하며, 채용되려는 사람은 요구된 학력과 경력을 충족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 그나마 불황에는 여건이 좋은 편이다. 시중 경기가 좋으면 직원들은 스카우트 되어 가거나 다른 업종으로 떠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키우기가 어렵다. 사장 눈높이에서 보면 맘에 드는 임직원은 많지 않다. 하지만 지금 곁에 있는 직원이 최고라고 믿어야 한다. 한창 바쁠 때 그만둔다고 하면 난감하다. 갑작스러운 이직에 대비하여 여유 있게 여벌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직원이 가장 소중하다.

누구 편을 들 것인가

회사는 늘 조직 간에 그리고 조직 안에 갈등이 발생한다. 참고로 우리 어머니는 형제끼리 싸우면 늘 형의 편을 들었는데, 집안의 질서를 위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나는 회사 내부의 직원들 간의 문제는 늘 원칙대로 처리하였다. 조직의 상급자가 우선이다. 직원들 간의 갈등을 회사가 미연에 방지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가 많다. 사후처리는 상급자 우선이다. 그리고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직원들 간의 문제에 대하여 회사의 처리가 확실하지 않으면 회사가 직원들에게 대접을 못 받는다.

사장의 고유권한

기업에서 이제 자본은 노동에 대하여 우월적이지 않다. 현행 고용계약은 불평등계약이다. 오히려 회사가 약자이다. 회사는 직원을 해고하려면, 해고의 회피 노력 등 법이 정한 절차와 조건을 이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직원은 회사와의 고용계약을 파기하려면 한 달 전에 사직서만 제출하면 된다. 만일 회사가 이 사직서를 반려하면, 노동자는 등기로 회사에 보내기만 하면 된다. 사직서를 회사가 수리하든 말든 그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노동자가 사직의 뜻을 회사에 분명 문서로 전달하였으면 노동자와 회사의 고용관계는 종료된 것이고 회사의 퇴직금 지급의무만 남게 된다.

회사에서 보자면 회사에 꼭 필요한 직원은 쉽게 회사를 떠난다.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나가 주었으면 하는 직원은 좀처럼 이직하지 않는다. 결국 직원에 대한 회사의 관리는 손으로 계란을 잡는 것과 같다. 너무 느슨하게 잡으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 깨지게 되고 너무 세게 잡아도 계란이 깨진다. 기업은 양질의 노동자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첫째 조건이다. 그리고 들어온 인재는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와 직원 간의 균형이 깨지면 안 된다. 직원의 욕구와 회사의 욕구가 절충점을 찾아서 안정되어야 한다. 고용에 관하여 회사가 약자라고 하여서 무턱대고 자세를 낮춘다고 평화가 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장과 회사의 단호한 태도가 노동현장에 안정을 줄 수도 있다.

중소기업의 사장이 절대 양보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사장은 어떤 경우에도 회사의 돈의 흐름에서 눈을 떼어선 안 된다. 계약, 수금, 구매, 지출 등 돈이 오가는 길목을 지키고 서서 보고 또 보아야 한다. 그것을 게을리 하면 사장은 바보가 되고 손해를 보아도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한다. 노동이 아무리 나누자고 해도 양보하지 못할 사장의 고유권한이 있다. 경영권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소홀히 해서 안 되는 것이 돈에 대한 감시이다. 특히 고정비는 1원 단위로 챙기고 절약해야 한다. 

사장님은 나빠요

좋은 사장도 많을 터인데, 언론에 회자하는 사장들은 왜 그렇게 하나같이 나쁜 사장들만 있는지 모르겠다. 직원이 사장의 비리를 폭로하거나 혹은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 이를 사회에 고발하면 대개는 대중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다. 대중은 약자 편이다. 당연하다. 다수가 약자를 보호해 주지 않으면 사회적 균형이 맞지 않는다. 그렇게 몸담았던 회사의 비리를 폭로하고 투사가 되거나 혹은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도 있다. 자본은 보수이고 노동은 진보라고 한다면 아마 크게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모든 회사는 사장과 노동자로 구성된다. 그런데 보수와 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정서상에 회사에서 사장이 보수 편을 들면 결국 직원은 진보 편이 되고, 기업은 생산의 현장이 아니라 이념의 현장이 될 수도 있다. 사장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정말 빠지지 말아야 할 함정이다. 회사는 이념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다. 노동과 자본이 상호 이익을 위하여 만난 경제조직이다. 회사는 회사일 뿐이다. 사장은 무의식중에라도 보수 편을 들면 안 된다. 한편 사장은 가진 자 또는 지배자라고 세상은 판단하지만, 사장은 가진 자도 지배자도 아니다. 사장은 늘 빈털터리가 될 가능성이 있고 범죄자로 감옥에 갈 수도 있다. 사장은 회사 안에서는 직원들 눈치를 보아야 하고, 밖에 나가면 거래처 눈치를 보아야 한다. 사장은 내 직원들은 물론이고 협력업체 직원들, 그리고 거래처직원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큰소리 한번 치지 못하는 약자일 수도 있다. 사장은 억울하다. 법정은 사장과 노동자가 대립하면 사장 편을 들어주는 데 인색하다. 사장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에 내 편은 없다. 사장은 늘 피해자이다. 사회가 만든 대립구조 즉 자본과 노동, 지배와 피지배, 진보와 보수,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승자와 패자의 구도 속에서 늘 나쁜 쪽이다. 성공한 사장은 쉬워도, 좋은 사장이 되기는 정말 힘들다. 

사장의 위기관리법

세무조사를 피하는 상식적인 방법들

세무서에서 세무조사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을 이해하면 그 조사를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세무서는 모든 기업의 세무신고 내용을 데이터화하여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어떤 조건을 기준으로 세무조사대상 업체를 선별하는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조건은 기업의 이익이 많은 것 같은데 신고 세금이 너무 적거나, 가수금이나 대여금, 미수금 등이 비정상으로 느껴질 만큼 많은 경우 등일 수도 있다. 또한 이익잉여금의 처리도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수익률이다. 수익률은 업계평균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의류 판매업 분야의 전국 평균 수익률이 5%라고 한다면, 내가 실제로 2%의 수익률밖에 올리지 못했다 하더라도, 5%의 이익을 낸 것으로 하고 그 액수에 해당하는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 무난하다. 세무서 전산시스템이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낸 기업을 불성실 납세자로 구분해 낼지 모른다. 수익률뿐 아니라 재무제표는 모든 항목이 업계 평균을 따르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세금 좀 안 내려고 5원 이익을 남기고 2원 남았다고 신고한다면 누가 봐도 세무조사를 스스로 자초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은 세무조사가 무섭다. 사장 입장에선 세금이 너무 많다. 국세도 있고 지방세도 있다. 준조세도 있다. 세금만 안 내면 금방 부자가 될 것 같은 유혹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세금을 내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절세를 넘어 탈세로 욕심이 발전한다면, 결국 세무조사의 준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세무조사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실신고와 성실납세이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정치인

사업이 정치와 결탁하면 정말 쉬워진다. 계약도 쉽고 자금동원도 쉽고 민원처리도, 인허가도 쉽다. 하지만 정치로 성공한 사업은 대개 정치로 망한다. 정치나 정치인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대기업 규모의 기업이 어려움에 처하고 기업의 오너가 포토존에 서기도 한다. 느닷없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기도 한다. 정치의 무상함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정치라면 일부러 피해 다니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정치인에 대한 경조사에 부조금액수도 후원금도 모두 노출 가능성이 있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경이원지(敬而遠之). 그게 정치인에 대한 사장의 올바른 태도일지 모른다.

법정에 선 사장님

대다수 사람들은 사장님이 부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기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게 우회적인 표현이지 단순하게 다시 구성하면 사장은 부자이고 부자는 지옥에 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대체적인 관념이다. 언론에는 사장의 직원에 대한 부당한 행위들이 빈번하게 폭로되고 독자들은 마치 자신이 그런 경우를 당한 것처럼 분노하고 흥분한다. 사장님은 나쁜 사람이다. 대개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사장이 되려 한다면 수사의 대상이 되고 재판을 받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회사를 살리고 직원들과 먹고살기 위해서 사장은 못 할 일이 없다. 물론 사장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성실하게 한다면 처벌을 받거나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법 관련 공무원들은 악덕한 사장인지 선량한 사장인지 옥석을 귀신같이 가려낸다. 그렇지만 사장은 회사의 직원을 위해서는 어떤 일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는 갖고 있어야 한다.

경험의 오류

사장은 경계해야 한다. 경험이 자신과 사업을 지배하게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익숙해진 경험들을 거부하지 않으면, 그 경험들이 나도 몰래 내부에 침투하여 바이러스처럼 퍼져 나간다. 그것이 긍정적인 경험이든 부정적 경험이든 간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지배하고 마비시킨다.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면 늘 사장실 앞의 직원이 나에게 웃으며 인사한다. 그것은 일상화된 경험이다. 하지만 내일 아침에 출근했는데, 그 직원이 나에게 사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 어제 성공한 방법이라고 오늘 또 그 방법을 채택해서는 안 된다. 어제 패배한 경쟁자가 밤새워 다른 방법을 마련했을 수도 있다. 이미 십 년이 넘은 거래처이며 안정적이라고 생각해도 내일 아침에 그 거래처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서 떠날 수도 있다. 경험은 믿음이다. 경험은 운명을 바꾼다. 하지만 경험은 어느 날 또 다른 경험 앞에 속절없이 무의미해진다. 익숙한 경험이 주는 매너리즘을 늘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다.

배에 짐을 다 실었는데 바람이 안 분다

인간사도 그렇지만 사업도 좋은 일만 일어날 때도 있고 나쁜 일이 줄지어 일어날 때가 있다. 세무조사가 나오더니, 정부의 무슨 점검과 단속이 들이닥치고, 안 그럴 것 같은 사람들이 줄줄이 소송을 제기하고 사고는 꼬리를 물고, 그렇게 되면 직원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도 한다. 사장이 덕이 없어서 그렇다는 말도 나오고, 전혀 이성적이지 않은 원인들이 임직원들의 뒷담화에 등장하기도 한다.

사장은 난감하다. 이럴 때 중국의 황제가 했던 것처럼 기년전 천단에 올라 하늘의 노여움을 풀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최소한 사장이 그런 노력이라도 하고 있음을 직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마음에 안심이라도 주어야 하는 것인가. 사실 직원들이 불안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사장은 직원들이 평온한 상태에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게 해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회사가 하는 일마다 잘 안되고 적자가 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그것을 피하기보다는 그때 하면 좋은 일들을 하면 된다. 적자가 나면 회사의 주식 가치가 흑자일 때보다 작아진다. 이때 주식을 양도하면 세금이 절약된다. 또 회사의 경영 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행할 수 있다. 불필요한 인력들을 줄여서 경영을 합리화할 수 있다. 사업 전반에 대한 검토와 분석을 통하여 회사의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다. 회사가 비대해지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경영의 끝 혹은 새로운 시작

생장소멸

영원할 것 같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미국 동부의 로체스터시는 코닥의 도시이다. 코닥의 본사가 여기에 있다. 참고로 로체스터 공과대학 R.I.T는 화학과와 사진학과가 세계적이다. 코닥의 필름 생산과 관련이 있는 로체스터 공과대학 화학과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역시 코닥 필름과 관련이 있는 사진학과는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다. 코닥의 설립자인 조지 이스트만의 이름을 딴 로체스터 대학의 이스트만 음악대학은 세계 최고의 음악대학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코닥의 명성은 지금 과거의 영광에 형편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진기가 필름에서 디지털로 변하더니 이제 핸드폰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참고로 법인은 사람이다.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이다. 법인격이다. Legal Body다. 생물은 생장소멸한다. 태어나서 장성하고 늙어 사라진다. 모든 유기체가 그렇듯이 법인도 태어나서 불같이 성장하고 정체기를 겪다가 시름시름 병에 걸려 결국은 파산 또는 폐업하게 된다. 영원히 살 수 있는 사람이 없듯이 법인도 영원히 존속될 수는 없다.

건강한 청년이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준비하지 않듯이 기업도 왕성할 때는 영원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어느 날 생각하지도 않은 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하고 결국엔 좌초하게 된다. 따라서 사장은 늘 준비해야 한다. 이별을, 헤어짐을 늘 준비해야 한다. 사업을 처음 시작해서 첫 거래를 성사시켰을 때의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가슴 벅찬 추억은 잊어야 한다. 성장하는 아이를 보는 것 같았던 회사의 과거도 오래 회상하면 안 된다.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결국 사람도 법인도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고 병들어 마침내 소멸하게 되는 것을 믿어야 한다. 모두가 영원해지고 싶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음을 사장은 너무 늦지 않게 알아야 한다.

연극이 끝나고

기업은 창업보다 수성이 더 중요할 수 있는데, 성을 지키는 것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적과 내부의 동요를 막아야 한다. 사장은 기업의 외부 요인을 예의주시하고 사업 환경의 현재와 미래를 매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아울러 내부요인 즉 경영권의 확립과 방어 그리고 후계구도를 탄탄하게 해 놓아야 한다. 사장이 기업을 정리하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상속과 폐업과 매각이다. 사장은 창업할 때 회사의 미래를 고려하여야 한다. 막상 물려줄 자식도 후계자도 없는데, 규모가 커져 버린 기업을 창업자가 너무 늦게까지 손에 쥐고 놓지 않는다면 결과는 너무도 뻔하다.

난 대학 시절 연극을 했다. 연극은 잘하고 못하고가 없다. 최선을 다했는가 다하지 않았는가의 문제이다. 쑈는 계속되어야 한다. Show must go on이다. 배우가 무대에 서면 배우는 없다. 배역이 있을 뿐이다. 배우는 슬퍼도 배역이 웃으면 무대 위에서 웃어야 한다. 배역이 장군이면 배우가 장군이 아니어도 장군처럼 연기해야 한다. 배역이 졸병이면 배우가 장군이어도 졸병이어야 한다. 무대 위에서는 배역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연극이 끝나면 무대를 내려와야 한다. 연극이 끝나고 객석에 불이 켜지고 관객들이 다 떠나면 배우도 무대를 내려와야 한다. 무대에 계속 서 있거나 나의 배역인 장군으로 더 살고 싶다고 호소해도 헛일이다. 배우는 연기할 무대가 있었음에, 그리고 객석을 메운 관객, 조명과 음향과 무대 장치와 기타 스탭들이 있었음에 감사하여야 한다. 감사함으로 무대를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다른 무대에서 다른 배역을 준비하여야 한다. 사업이 끝이 나면 사장은 무대를 내려와야 한다. 아주 감사한 마음으로 내려와야 한다. 미련 없이 떠나야 한다.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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