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사진수업

아주 특별한 사진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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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사진수업
주기중 지음
소울메이트

책소개

이 책은 사진에 감성을 담아 자신만의 특별한 사진을 찍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각 장의 주제에 맞는 적절한 비교 사진을 수록하여 이해를 돕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카메라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요약본 본문

아주 특별한 사진수업
주기중 지음
소울메이트 / 2014년 7월 / 346쪽 / 18,000원

PART 1 바라보기

사진적인 눈, 포토아이
훌륭한 사진가는 눈이 하나 더 있다고 합니다. 그 눈을 이른바 ‘포토아이’라고 합니다. 포토아이는 말 그대로 ‘사진적인 눈’을 뜻합니다. 포토아이는 시각을 바탕으로 하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그 이상의 것을 봅니다. 선택적으로, 집중적으로, 깊이 있게 대상을 관찰하며 오감을 동원해서 봅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적 감수성으로 현실을 가공하고 그 안에 자신만의 감정을 투영합니다.

포토아이는 기억을 품고 있는 눈이기도 합니다. 어떤 대상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포토아이가 작동해 우리의 의식에 내장된 경험과 기억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며 감성을 건드립니다. 사진을 잘 찍고, 못 찍고 하는 것은 이 데이터베이스의 용량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살아오면서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희로애락의 폭이 클수록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사진은 사진가의 기억을 드러내며 보는 이의 정서를 강하게 자극합니다.

사진은 대개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탄생합니다. 사진가가 대상에 몰입하고, 교감하며, 감정이입을 합니다. 그리고 피사체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사물과 사물의 유사한 패턴이 연결되며 연상을 불러일으킵니다. 사진을 구성하는 부분들의 인과관계를 밝히고, 무질서 속의 질서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이를 미적으로 형상화합니다. 이 모든 과정들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며 마침내 한 장의 사진이 탄생합니다. 포토아이는 결국 사물을 보는 ‘직관과 통찰의 눈’입니다.

사람은 어떤 대상을 볼 때 항상 ‘형상과 배경’으로 나누어서 본다고 합니다. 형상이라는 것은 눈길이 꽂히는, 즉 초점을 맞추는 부분이고, 배경은 그렇지 않은 부분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의 눈은 선택적으로 어떤 대상에 초점을 맞춥니다. 필요하다면 눈길을 돌려 다시 초점을 맞추면 되니까요.

사진에는 현실의 한 단면을 베어내 그 안에 기승전결의 구조를 담아야 합니다. 주인공인 형상 못지않게 배경도 아주 중요합니다. “사진은 머리로 찍는다.”라는 말은 치밀한 계산으로 형상과 배경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영화에 비유하면 주연과 그 배경인 조연 그리고 단역이 잘 어우러져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면에서 포토아이는 사각형의 틀 안에서 형상과 배경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안목을 뜻하기도 합니다.

또한 포토아이는 빛에 특화된 눈입니다. 빛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피사체의 표면에 떨어지는 빛의 강약을 읽어냅니다. 그 밝음과 어두움의 차이를 이용해 2차원인 렌즈를 3차원으로 활용합니다. 빛 그 자체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을 발휘합니다.

PART 2 마음담기

색감정에 대해
사진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를 꼽는다면 ‘형태와 색 그리고 빛’을 들 수 있습니다. 빛은 색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진은 빛에 특별한 무게를 둡니다. 형태가 이성적인 개념이라면, 색은 감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형태는 보편적이고 설명적이며 논리적입니다. 이에 반해 색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정서적이고 심리적이며 개인적인 영역입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편지글 형식의 소설입니다. 베르테르의 슬픈 사랑 이야기에는 ‘푸른 연미복과 노란 조끼’가 등장합니다. 변호사인 베르테르는 어느 봄날, 상속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시골마을을 찾습니다. 그곳에서 베르테르는 판사의 딸인 로테를 알게 되고,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로테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습니다. 공사관 비서로 일하던 베르테르는 관료적 인습에 반항하다 파면되는 고통까지 겪습니다. 그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다시 로테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새로운 가정을 꾸린 그녀의 행복한 모습은 그를 더욱 비참하게 만듭니다. 귀족사회에 대한 울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신음하던 베르테르는 결국 자살을 택합니다.

베르테르는 책상을 마주하고 앉은 채로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던 모양입니다. … (중략) … 그는 단정하게 옷을 입고 장화를 신은 채였습니다. 푸른 연미복에 노란 조끼였습니다.

괴테는 세상을 떠나는 베르테르에게 푸른 연미복과 노란 조끼를 입혔습니다. 푸른색과 노란색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17세기 중반, 아이작 뉴턴은 색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뉴턴은 색은 빛을 통해 나타나며, 태양광에는 무지개의 일곱 색깔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프리즘에 비친 빛은 무지개 색인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색으로 나타나며, 이를 ‘스펙트럼’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인지하는 물체의 고유한 색은 물체가 빛을 반사하고 흡수하는 성질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장미꽃이 붉게 보이는 것은 장미가 붉은색 이외의 다른 색의 빛을 전부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괴테는 천재문학가로 추앙받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가 색채 이론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에서 거장들의 미술품에 감명을 받고, 색채연구에 몰두했습니다. 그는 색이 사람의 정서와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 『색채론』을 저술하고 독자적인 색이론을 펼쳤습니다. 괴테는 “색채현상에 대한 자유로운 관점을 폭력과 명성으로 억눌러왔던 뉴턴이론의 정체를 폭로하겠다.”라며 뉴턴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천재예술가가 천재과학자에게 반격을 가한 것입니다. 만약 두 사람이 동시대에 살았다면 ‘색’에 대해 세기적인 토론이 벌어졌을지도 모릅니다.

괴테는 ‘푸른 연미복과 노란 조끼’의 색인 노랑과 파랑을 중심으로 『색채론』을 저술했습니다. 노랑은 빛의 색으로 따스함ㆍ희망ㆍ기쁨 등을 상징합니다. 반면에 파랑은 차가움ㆍ냉정ㆍ우울ㆍ고독을 뜻합니다. 푸른 연미복과 노란색 조끼는 이런 ‘색감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사회에서 버림받고 사랑에 절망한 베르테르의 슬픔이 ‘푸른색 연미복’으로 대변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어서라도 사랑을 성취하고 싶은 희망의 감정을 ‘노란색 조끼’에 담은 것입니다.

노랑과 파랑의 이미지는 베르테르와 마찬가지로 자살을 기도하다 숨진 고흐의 작품에서도 발견됩니다. 그의 작품 와 에는 노랑과 파랑이 공존합니다. 특히 은 고흐가 권총자살 장소로 택했던 곳입니다.

색감정은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습니다. 색채론은 인간의 보편적인 색감정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해와 달, 별은 노란색 계열입니다. 사람들은 일출을 보면서 희망을 느끼고, 달을 보며 소원을 빕니다. 반면에 파란색은 어둠과 죽음의 색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짙푸른 밤에 혼자 내몰렸을 때의 고독이나 절망, 공포 같은 것을 느껴본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색감정은 색에 대한 내재된 경험이나 트라우마가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색감정을 활용하면 사진에 감성적이고 극적인 메시지를 담을 수 있습니다.

PART 3 빛

빛의 방향과 사진효과
사진 찍는 것을 ‘빛 사냥’이라고도 합니다. 빛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사냥’이라는 용어에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피사체를 표현하기에 가장 좋은 빛을 찾으라는 뜻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빛은 평면인 사진을 입체로 보이게 하는 사진미학의 핵심입니다.

중학교 때 미술반에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미술반에 들어가면 처음에는 데생부터 시작합니다. 선과 평면도형을 그리며 공간감각을 익히고, 입체도형을 그리며 명암을 표현합니다. 빛에 눈을 뜨게 되는 거지요. 다음에는 아그리파 흉상이나 비너스상 같은 석고상을 수없이 그립니다. 참 지루하고 힘든 과정입니다. 그러나 꼭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데생은 빛을 보는 눈을 키우고, 황금분할을 익히는 과정입니다.

보여지는 것, 그 자체. 너무 성급하게 메타포나 상징으로 건너뛰지 마라. ‘문화적 의미’를 담으려 하지 마라. 아직 이르다. 이런 것은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먼저 대상의 표면에 떨어진 빛의 실체를 느껴야 한다. –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노트』 중에서

세계적인 사진가 필립 퍼키스는 사진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걷지도 못하면서 뛰려고 하지 마라.”라고 경고합니다. 기본기부터 다듬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사진을 찍을 때는 피사체의 밝고 어두움만 보게 됩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것을 어떻게 똑같이 찍을 것인가.’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빛의 종류나 방향에 따라 피사체가 미묘하게 달라지는 느낌은 어느 정도 훈련을 거친 다음에야 알 수 있습니다. 빛은 자연광과 인공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연광은 주로 햇빛을 말합니다. 물론 달빛과 별빛도 자연광입니다. 정말 좋은 빛은 사진을 아름답게 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입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의 정서가 빛을 통해 이입되기 때문입니다.

인공광은 좀 더 다양합니다.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조명기기와 스트로보가 있습니다. 실내 조명등이나 가로등, 랜턴의 불빛도 인공광입니다. 세상에서 빛을 내는 모든 것은 조명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공광은 때로 독특한 색감을 내며 사진에 윤기를 더합니다.

빛은 직사광과 산란광으로도 분류할 수 있습니다. 맑은 날의 햇볕이나 스튜디오의 조명기기는 직사광입니다. ‘공기 중에서 빛은 직진한다.’라는 물리적인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다루기 쉽고, 좋은 빛입니다. 그러나 빛과 그늘의 노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직사광은 아침이나 저녁 빛이 좋습니다. 빛이 부드러워 그늘진 부분의 질감도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빛이 너무 강할 때는 반사광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야외에서 인물사진을 찍을 때 은박지로 된 반사판을 이용하면 훨씬 더 부드러운 빛을 얻을 수 있습니다. 흰색 벽이나 밝은 물체의 반사광도 좋습니다. 실내라면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빛을 이용하면 색다른 분위기의 인물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윈도우라이트’라고 합니다. 어두운 곳이라도 빛을 잘 살펴야 합니다. 카메라 스트로보는 마지막 수단입니다.

빛은 공기 중에 포함된 습기나 먼지의 양에 따라 투명도가 달라집니다.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은 날은 빛이 공기 중의 수분이나 먼지에 반사되어 흩어집니다. 이를 산란광이라고 합니다. 이런 날은 빛과 그늘이 잘 구분되지 않을뿐더러 빛의 방향을 파악하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빛과 그늘의 노출 차이가 없어 피사체를 고루 잘 보여줍니다. 또 날이 흐릴수록 피사체의 색감도 더 짙어집니다.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의 방향을 읽는 일입니다. 빛을 등지고 찍는 것을 ‘순광’이라고 합니다. 빛이 피사체를 골고루 비추어 주기 때문에 사람이나 사물의 형상이 자세하게 보입니다. 기록사진을 찍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너무 밋밋하고 평면적이기 때문에 좋은 사진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사진에 가장 어울리는 빛은 ‘사광’입니다. 피사체를 45도 각도로 비추어주는 빛으로 입체감이 살아납니다. 특히 스튜디오에서 인물사진을 찍을 때 주가 되는 조명으로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사광은 풍경사진을 찍을 때도 가장 무난한 빛입니다.

‘측광’은 피사체를 옆에서 비추어주는 빛을 말합니다. 명암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매우 강렬한 느낌을 줍니다. 필자는 풍경사진을 찍을 때 측광을 자주 이용합니다. 빛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대자연의 위대함을 표현하는 데 적절한 빛입니다. 인물사진을 찍을 때 가장 피해야 할 빛은 머리 위에서 내려오는 ‘탑라이트’입니다. 한낮에 인물사진을 찍으면 얼굴의 굴곡 때문에 그림자가 생겨 괴물같이 나오게 됩니다. 이럴 때는 스트로보 보조광을 쓰거나 반사판을 이용해야 합니다. 다만 사막이나 황무지 등 황량한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때는 탑라이트가 좋습니다. 탑라이트는 비탈진 곳의 사진을 찍을 때도 강렬한 느낌을 줍니다.

피사체를 뒤에서 비스듬히 비추어주는 빛은 ‘역사광’이라고 합니다. 피사체의 가장자리를 에워싸 입체감을 주며 돋보이게 합니다. 아주 매력적인 빛입니다. 어두운 배경을 택하면 빛의 묘미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광이기 때문에 카메라에 직접 빛이 들어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부드러운 빛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역광’은 피사체를 뒤에서 비추는 빛입니다. 이 경우 피사체의 앞면은 배경의 밝은 부분에 묻혀 검게 나옵니다. 이를 실루엣사진이라고 합니다. 즉 노출을 배경에 맞추고, 피사체의 앞면을 완전히 검게 해 피사체의 윤곽만 표시하는 것입니다. 실루엣사진은 극단적인 명암의 미학을 표현하는 데 적절합니다. 사람의 움직이는 모습을 실루엣으로 촬영하면 경쾌한 리듬감이 느껴집니다. 카메라를 둘러메고 ‘빛 사냥’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PART 4 꾸미기

작품감상의 게임
강아지에게 처음 보는 장난감을 던져주면 참 재미있고 귀여운 반응을 보입니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쳐다봅니다. 그다음에는 살살 다가가서 발로 툭툭 치고 다시 뒤로 빠집니다.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아보기도 합니다. 강아지는 장난감과 한동안 탐색전을 벌입니다. 위험하지 않다는 판단이 서면 장난감을 물고 흔들며 가지고 놀기 시작합니다.

강아지가 빨리 흥미를 잃어버리는 장난감은 싸구려입니다. 좋은 장난감은 그 안에 뭔가 보이지 않는 기능이 숨겨져 있습니다. 물면 꿈틀거리거나, 밟으면 소리가 나는 등의 기능이지요. 강아지는 장난감의 비밀을 완전히 알아낼 때까지는 싫증을 내지 않습니다. 좋은 장난감은 보기만 해도 즐겁고, 가지고 놀수록 흥미를 느끼는 법입니다.

강아지가 장난감에 대해 보이는 반응은 우리가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나오는 반응과 비슷합니다. 좋은 사진은 첫 만남에 속살을 내보이지 않습니다. 사진가는 고도의 레토릭으로 무장하고 감상자의 허를 찌릅니다. 곳곳에 선과 면, 도는 색의 패턴을 숨겨둡니다. 이들을 사각형의 틀 안에서 탄탄한 구도로 연결시킵니다. 때로는 전체를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를 쳐낸 추상만 남겨둡니다. 그러나 작품 속에는 ‘비밀의 문’으로 향하는 열쇠가 숨겨져 있습니다. 작품의 숨겨진 의미를 밝히는 실마리를 찾는 것이 감상의 시작입니다.

사진가는 감상자와 게임을 즐기려 합니다. 작품 앞에 선 감상자는 긴장합니다. 한 발짝 떨어져 전체를 보고, 바싹 다가가 부분 부분을 살피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느낌이 오면 가설을 세우고 퍼즐조각을 맞추어나갑니다.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들을 가동시키며 사진을 분석합니다. 그리고 패턴을 찾습니다. 구성요소들 간의 인과관계를 따집니다. 마침내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 긴장이 풀리며 강한 희열을 느낍니다. 카타르시스의 순간입니다. 퍼즐이 복잡할수록 희열은 더 커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참여할수록 작품의 가치는 높아지는데, 이는 작품이 주는 첫 느낌에 따라 좌우됩니다. 좋은 작품은 감상자를 통해 새롭게 거듭나기도 합니다. 사진가가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밝혀내고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예술작품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처음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이 퍼즐을 완성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퍼즐은 군데군데 이가 빠져 있습니다. 때로는 작품에 조롱당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진은 사진가의 정신세계를 반영합니다. 복잡 미묘한 사람의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해석하는 ‘문법’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따라서 말과 글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임의 승패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게임 자체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으니까요.

PART 5 카메라 다루기

노출과 셔터타임
조리개와 셔터타임: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그림을 필름(기계식) 또는 이미지센서(디지털)에 기록하는 장치입니다. 이때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을 적절하게 맞추어야 합니다. 카메라에서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는 조리개와 셔터타임, 이렇게 2가지가 있습니다. 조리개는 렌즈의 맨 안쪽에 달려 있으며 빛이 들어오는 구멍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조리개는 빛이 강하면 구멍을 줄이고, 어두우면 넓히는 기계장치입니다.

셔터타임은 빛이 들어오는 시간을 뜻합니다. 달리 표현하면 사진이 찍히는 시간입니다. 셔터타임은 빛이 강하면 짧고, 어두우면 길어집니다. 조리개가 개방된 정도를 ‘f’로, 셔터타임은 ‘s’로 표시합니다. 이 둘은 서로 반비례합니다. 같은 환경이라면 조리개 구멍을 열어주는 만큼 셔터타임은 길게 설정해야 합니다.

f수치는 대게 f1.2~f32까지 있으며 수치가 낮을수록 조리개 구멍이 많이 열리고, 높을수록 적게 열립니다. 셔터타임은 이론상 무한대로 길게 할 수도 있습니다. 빠른 셔터는 카메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1/8000초까지 있습니다. 셔터타임은 피사체의 움직임과 손떨림의 한계에 따라 설정하게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빛을 조절하는 기능은 조리개나 셔터타임 중 한 가지로 설정하면 될 텐데, 왜 굳이 두 가지를 조합해야 하는 것일까요?

만약 카메라에 조리개만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셔터타임을 고정시켜야 합니다. 느리게 고정하면 움직이는 물체는 흔들리게 찍히고 손떨림도 문제가 됩니다. 그렇다고 아주 빠르게 설정하면 어두운 곳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됩니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셔터타임을 선택해야 합니다. 카메라가 ‘반신불수’가 되는 것이지요.

반대로 조리개를 고정하고 셔터타임만으로 빛의 양을 조절하면 상황은 좀 나아집니다. 하지만 이 또한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조리개 구멍을 딱 중간 상태, 즉 반쯤 열어둔 것으로 고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두운 곳에서는 셔터타임을 길게 해야 하기 때문에 삼각대가 필요하고, 또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을 때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즉 어두운 곳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찍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사진의 전체적인 선명도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피사계 심도: 사진을 찍을 때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러면 초점이 맞지 않은 배경은 어떻게 될까요? 초점이 맞은 부분과 거리가 멀수록 흐리게 보일 것입니다. 문제는 카메라 메커니즘상 조리개 구멍을 열고 닫는 것에 따라 흐려짐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같은 노출값이라 하더라도 조리개 구멍을 작게 할수록(셔터타임은 길어짐) 초점이 맞지 않는 부분도 선명하게 나옵니다. 반대로 조리개를 열어 구멍이 커질수록(셔터타임이 짧아짐) 초점이 맞지 않는 부분은 더 흐릿하게 나옵니다.

이렇게 조리개에 따라 초점이 맞는 범위가 달라지는 것을 ‘피사계 심도’라고 합니다. 조리개 구멍을 작게 해서 전체적으로 사진의 선명도가 높아지는 것을 피사계 심도가 ‘깊다’고 하고, 조리개 구멍을 크게 해서 배경이 흐릿하게 나오는 것을 피사계 심도가 ‘얕다’고 말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풍경사진가 그룹 중에 ‘f64 클럽’이 있습니다. f64는 조리개값을 뜻합니다. 빛이 들어오는 조리개 구멍을 카메라가 허용하는 한 극단적으로 줄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셔터타임은 상대적으로 더 길어지겠지요. 이렇게 사진을 찍으면 피사계 심도가 깊어져 초점이 맞는 부분은 물론 전체적으로 사진이 선명하게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풍경사진을 찍을 때는 대개 피사계 심도를 깊게 합니다. 이와는 달리 인물사진은 조리개를 가능한 한 최대한 열고 피사계 심도를 얕게 해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합니다. 이를 ‘아웃포커싱’이라고 하며, 피사체를 부각시키기 위한 사진기술입니다.

피사계 심도는 렌즈의 초점거리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광각렌즈의 심도는 깊고, 망원렌즈의 심도는 얕습니다. 또 피사체와 가까울수록 심도가 얕아집니다. 야생화를 찍을 때 흔히 쓰는 접사렌즈를 사용하면 극단적으로 아웃포커싱이 됩니다.

흔히 80mm, f1.2 렌즈를 ‘얼짱렌즈’라고 부릅니다. 망원렌즈인 데다가 조리개 구멍을 최대한 열 수 있어 ‘아웃포커싱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배경이 흐릿해져 인물이 돋보이게 된다는 뜻입니다. 렌즈의 경우 f수치가 낮을수록 구경이 커져서 많은 양의 빛을 받을 수 있고, 가격도 비싸집니다.

ISO와 조리개, 셔터타임의 함수관계: 조리개와 셔터타임이 직접적으로 빛의 양을 조절하는 도구라면, ISO는 빛에 반응하는 정도, 즉 감광도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필름의 경우 막면에 감광제를 바릅니다. 은염화물로 만들어진 감광제는 빛을 받으면 색이 변합니다. 이 감광제의 농도에 따라 빛에 반응하는 정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용도에 따라 필름의 감광도를 달리 제조했습니다.

비교적 빛이 약한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는 경우는 필름의 감광도를 높게 하고, 밝은 곳에서 사진을 찍는 용도의 필름은 감광도를 낮게 합니다. 같은 양의 빛이라도 ISO가 높은 필름일수록 빛에 빨리 반응하고, 낮을수록 느리게 반응합니다. 일반적으로 ISO는 100ㆍ200ㆍ400ㆍ800ㆍ1600 순으로 커집니다.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ISO는 훨씬 더 세분화해 있습니다.

ISO는 조리개와 셔터타임의 보조수단으로 등장했습니다. 빛이 너무 강하거나 약해서 조리개와 셔터타임의 조합만으로 원하는 수치를 얻을 수 없을 때, ISO를 높이거나 낮추어서 원하는 조리개나 셔터타임 값을 얻게 됩니다.

필름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일단 필름을 끼우고 난 다음에는 ISO를 달리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ISO를 높이거나 낮추어야 할 경우는 필름을 갈아 끼워야 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는 사용 도중에 ISO 설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실내체육관에서 농구경기를 촬영하는 중입니다. 실내이기 때문에 조명이 어둡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의 움직임을 포착하려면 최소한 1/500초의 빠른 셔터속도가 필요해 105mm, f2.8 렌즈를 사용해 ISO400으로 설정해놓고, 조명 밝기를 측정해보니 노출값이 f2.8, 1/125초가 나옵니다. 원하는 셔터타임 1/500초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조리개도 최대한 열었기 때문에 더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이 경우 ISO를 1600으로 바꾸면 f2.8, 1/500초로 원하는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느린 셔터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계곡으로 소풍을 가서 폭포를 찍으려 합니다. 느린 셔터를 이용해서 물의 흐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1/8초의 셔터타임이 필요합니다. ISO400, 셔터타임 1/8초의 노출값을 재보니 조리개를 f32로 최대한 닫아도 노출이 넘칩니다. 그래서 다시 셔터타임을 높여보니 1/30초가 나옵니다. 원하는 셔터타임 1/8초보다 두 스톱이 높습니다. 이럴 때는 ISO를 100으로 두 스톱 낮추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조리개와 셔터타임, ISO는 더하고 빼기를 하며 원하는 노출값의 조합을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지요. ISO를 높일 경우 화질이 나빠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진은 미세한 입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ISO100을 기준으로 그 수치가 높아질수록 사진을 구성하는 입자가 커집니다. ISO3200이 넘으면 마치 모래알을 뿌려놓은 듯 입자가 거칠어지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 거친 질감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ISO를 극단적으로 높게 해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짧은 시간에 카메라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복잡한 수치에 머리를 싸맬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카메라와 친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초보자라면 자동기능을 이용하기를 권합니다. 디지털카메라의 여러 기능 중 초점은 자동이 수동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빠릅니다. 자동카메라는 조리개와 셔터타임을 효과적으로 조합해주는 여러 기능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P(Program)’ 모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카메라가 알아서 조리개와 셔터타임을 자동으로 설정합니다.

익숙해지면 다시 ‘A’ 모드나 ‘S’ 모드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A 모드는 사용자가 조리개값(f)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셔터속도가 결정되고, S 모드는 셔터타임을 설정하면 카메라가 알아서 조리개값을 찾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카메라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되는 시기가 옵니다. 동시에 자동기능의 한계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수동조작 훈련은 그때 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주 특별한 사진수업』 저자와의 인터뷰
Q.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 하셨는데, 사진을 잘 찍으려면 빛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A. 사진은 눈보다 기록성이 뛰어납니다. ‘어떤 대상이 눈에 보인다’는 것은 ‘빛이 있다’는 뜻이고 빛이 있다는 것은 ‘사진이 찍힌다’는 뜻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노출을 주면 생각보다 훨씬 더 자세한 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사진을 찍을 때는 어두운 곳이라고 해서 지레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명의 개념에서 빛을 말하자면, 빛이 어떻게 주제를 부각할 것인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사진을 설계해야 합니다. 아울러 빛이 일으키는 물리적인 현상들, 즉 그림자ㆍ실루엣ㆍ반영 등을 잘 활용하면 훨씬 더 윤기 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찍은 사진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은 무엇인가요?
A. 이 책의 표지로 사용한 이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유럽여행 첫날 아침에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의 근처 시골마을에서 찍었는데, 점점이 떠 있는 구름들 아래 갈색 집이 있는 풍경입니다. 구름이 마치 창문을 두드리며 아침을 깨우는 듯합니다. 아침 뉴스라도 듣고 있는 것일까요? 집 귀퉁이에 달려 있는 동그란 안테나가 귀를 쫑긋 세웁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 첫날의 설렘을 이 사진에 담았습니다. 저는 좋은 사진을 찍을 때 대상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데, 이 사진을 찍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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