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인사이트

북코리아 / 2020년 10월 / 242쪽 / 15,000원

케이팝 인사이트
북코스모스 회원이 되시면 오디오 듣기 이용이 가능합니다.

케이팝 인사이트

박선민 지음

저자 소개

문화를 스토리텔링하는 기획자이자 연출가. 이화여자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로 석사, 박사를 받았다. 15년간 MBC〈음악캠프〉, 〈아름다운 콘서트〉, 〈가요콘서트〉, 〈문화초대석〉, 〈토크쇼 배우들〉, EBS 〈스페이스 공감〉등 쇼 예능을 중심으로 한 방송작가로 활동했으며 소녀시대, 아이유, EXID, 싸이, 패티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쇼와 문화 프로그램들을 기획, 연출했다.

책소개

이 책은 케이팝(K-pop)을 세계적인 음악 열풍으로 탄생시킨 21세기 음악의 대전환을 통해 대중의 감각과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였으며, 대중음악의 생산과 소비와 유통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또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21세기 초에 대중음악의 가사와 음악, 그리고 산업에 나타난 케이팝의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요약본 본문

콘텐츠 중심으로의 대전환

음악에서 콘텐츠로, 케이팝(K-pop)의 변화

20세기 녹음기술의 도입 이후 생겨난 대중음악은 음반사에서 기획사, 종합 엔터테인먼트사 중심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는데, 케이팝이 세계적인 문화 열풍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대중음악을 넘어 콘텐츠로서 기획과 제작, 마케팅, 상품으로 이어지는 전략적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중음악은 이러한 전략적인 시스템과 콘텐츠로 발돋움하기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는데, 그 기준점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로, SM은 기존의 주먹구구식 운영과 가수에게 의존하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도입하여 정착시켰다. 이는 대중음악에서 케이팝으로 변화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세계적인 음악으로 발돋움할 토대가 되었다.

SM은 먼저 체계적인 캐스팅, 트레이닝, 프로듀싱 및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수의 재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원소스로 인식하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콘텐츠화하는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을 세운 것이다. 또 전 세계 작곡가의 노래를 수집해 어울리는 가수에게 연결하는 A&R(Artist Repertoire) 시스템을 한국에 처음 도입하여 비주얼 디렉터나 퍼포먼스 디렉터라는 직함을 창출했다.

분업화ㆍ조직화가 이뤄지지 않은 기획사들이 대부분이던 20세기, SM은 음악을 콘텐츠로서 확장했으며 이를 통해 케이팝 열풍을 선도했다. 특히 가수 시스템에 맞춘 분업화와 전문화는 눈에 띄는 지점이다. 즉, 실력을 갖춘 가수를 배출하기 위해 분야별로 전문가를 배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해 콘셉트와 비주얼 이미지 등을 만들어내는 제작기획팀, 가수 및 연기자를 발굴하는 캐스팅팀, 발굴된 가수를 훈련시키는 트레이닝팀, 가수에게 맞는 음악을 선택해 음반이 나오기까지 녹음 등 음악작업을 총괄하는 A&R팀, 그 외에도 영업을 담당하는 마케팅팀, 홍보팀, 에이전시팀 등 각 단계별로 분리ㆍ운영함으로써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케이팝 가수들은 이러한 전문가 그룹의 영향 아래 철저히 만들어진다. 특히 이들은 비주얼 디렉터의 관리 하에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외모, 이미지, 노래 스타일 등을 추출한 후, 그에 맞는 캐릭터와 음악 스타일을 정한다. 그 후 공개오디션을 통해 새로 제작하는 그룹 이미지에 걸맞은 인물을 선발한다. 결성할 멤버가 결정되면서 이들은 대략 2~3년의 준비기간 동안 안무, 가창, 랩, 무대 매너, 연기, 어학 등 체계적인 일정에 따라 데뷔를 준비하고 연예기획사의 프로그램에 따라 홍보와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게 된다. 특히 2000년 이후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 중심의 미디어 환경과 글로벌한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소속 기획사의 일관된 이미지 메이킹과 전략적인 스토리텔링은 인기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이처럼 대중음악은 SM을 시작으로 전략적인 콘텐츠화에 성공하게 되고, 콘텐츠 중심으로의 대전환은 글로벌 시장에서 케이팝 열풍을 일으키는 성공열쇠가 되었다.

케이팝과 콘텐츠

케이팝은 2000년대 이후의 한국 댄스음악을 일컫는 말로 불렸으나, 점차 한국의 모든 대중음악을 통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케이팝을 이해하려면 우선 문화와 문화콘텐츠, 그리고 문화콘텐츠 산업과의 관계에 대해 확실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화의 시대인 21세기는 창의력이 강조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문화는 창조적이지 않다. 오히려 문화는 보수적인 색채가 강하다. 문화는 어떠한 집단의 응집과 세월의 농축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변화가 더디고 능동적이기 어려운 측면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문화와 창의력의 조화가 낯설지 않게 여겨지는 가장 큰 이유는 문화 산업, 즉 문화콘텐츠 산업의 영향 때문이다. 산업은 이익을 기본으로 존재하며, 끊임없이 소비자를 파고들어 새로운 소비를 창출해야 한다. 이것이 창조의 핵심이다. 한편 콘텐츠가 상상력을 강조하고 창조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산업적 성격에서 비롯된다. 문화는 보수적이나 산업과의 만남에서 창조가 강조된다. 이처럼 문화콘텐츠는 문화와 산업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문화콘텐츠는 문화에 비해 실용적이며 문화를 재구성해 창의력을 담보한다는 측면에서 문화와는 차별점을 가진다.

문화산업 혹은 문화콘텐츠 산업이란 “문화상품을 기획ㆍ개발ㆍ제작ㆍ판매하는 등 문화와 관련된 일련의 산업들”을 의미하는데, 문화 산업은 주로 아날로그 시대에 쓰던 용어이며, 문화콘텐츠 산업은 디지털 시대에 들어와 주로 쓰는 용어라 볼 수 있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문화 산업은 출판이면 출판, 영화면 영화, 공연이면 공연 등 각각의 매체가 따로 움직였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콘텐츠는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구조를 이룬 유기체적 성격을 띠고 있다. 예로 〈대장금〉의 경우 한 편의 드라마가 성공하자 거기에 삽입된 OST를 음반으로 출시하고, 캐릭터를 활용하여 각종 기념품을 발매하며, 촬영지나 세트장을 관광지로 개발했다. 또 드라마를 해외로 수출함은 물론, 나아가 그 내용을 토대로 소설, 동화, 만화로 출간하거나 애니메이션, 게임, 뮤지컬 등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 이후 모든 콘텐츠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통합성’을 띤다.

수용자 중심으로의 대전환

수용자 중심에 따른 케이팝의 변화

21세기 대중문화에서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단연 수용자, 즉 대중의 지위 변화다. 20세기까지 대중의 지위란 문화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음악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CD 또는 MP3를 사거나 미디어에서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것이 일반적인 음악소비 패턴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디지털의 발달과 함께 1인 1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면서 이러한 문화의 소비는 대변혁을 겪게 된다. 이제 수용자는 더 이상 무조건적인 소비를 원하지 않는다.  가수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가수를 키우고 자신들의 결정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를 원한다.

수용자는 이제 단순한 피드백을 넘어 마음에 드는 음악을 발견하면 SNS를 통해 알리고 홍보한다. 그 대표적인 예인 BTS의 팬클럽 아미는 BTS의 음악을 듣고 SNS에 올라온 그들의 이야기를 퍼 나른다. 또한 그들 스스로 전 세계에 BTS의 이야기와 영상, 뉴스를 다양한 언어로 번역하고 앨범에 나타난 스토리텔링을 응용해 2차 콘텐츠로 확장하고, 유튜브 스트리밍, 위키피디아, 각종 순위 투표, 리트윗과 해시태그 등 빌보드 차트와 순위 선정에 반영되는 모든 활동은 수시로 체크하고 독려한다. 나아가 그들은 자유로운 패러디를 통해 밈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를 통해 소비한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전략의 핵심은 과거 세대처럼 기획사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를 단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팬들 스스로 생산자와 제작자의 역할을 하며 재미와 몰입도를 상승시키고 그룹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있다.

21세기 수용자의 감각과 특징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에 열광한 이들은 21세기 초 대중음악을 이끄는 주 향유자이자 ‘Z세대’로 불리는 10대에서 20대 사이의 청소년이다. 이들은 1995년 이후에 태어난 청소년 세대로, 컴퓨터 시대에 태어나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함께 자라난 세대를 말한다. 디지털 시대의 주 향유층인 이들은 컴퓨터가 없는 세상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세대로, 자신이 속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 소셜 미디어의 커뮤니티를 통해 대부분의 뉴스와 소식을 접한다. 또 온라인상에서 영향력을 형성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됐을 때 삶이 풍부해진다고 느끼며, 디지털 세계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의견을 나누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한다.

케이팝의 생산자들은 최대한 이윤을 끌어내고자 이러한 주 향유층의 감각과 인식을 읽어내려고 노력하며, 그들의 변화된 취향에 끊임없이 촉각을 세운다. 생산자들에 의해 기획된 음악이라 하더라도 소비 과정에서 향유층의 마음을 사지 못하면 도태되기 때문이다. 21세기 이후 케이팝에 나타난 향유감각과 인식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빨라진 사고와 접속의 개념 - 디지털과 네트워크 기술로 인해 나타난 21세기의 가장 큰 변화는 음악을 더욱 빠르고 쉽게 접속해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② 공간과 시간에 대한 자유로운 인식 - 대중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접하게 된 가상공간에 대한 사고로 기존의 시간과 공간 개념을 초월하는 새로운 세계를 창출하게 된다. 특히 이와 같은 인식은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대중의 일상에 적용되면서 인간의 사고에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③ 자기표현의 욕구와 재미 추구 - 아날로그 시대의 음악이 ‘듣는 음악’, ‘감상하는 음악’이었다면 디지털 시대의 음악은 ‘즐기는 음악’, ‘자신을 표현하는 음악’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런 변화는 개인 미디어의 보급과 그것을 가능하게 한 기술 환경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④ 음악에 대한 인식 변화 - 음악을 더 이상 변형할 수 없는 최종생산물로서 생각하지 않는다. 케이팝 수용자들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음악을 쉽게 복제ㆍ변경ㆍ합성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기존의 음악을 근간으로 하여 디지털화된 모든 텍스트와 이미지, 사운드를 가공ㆍ첨가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매체로의 대전환

스마트폰 중심으로의 전환

축음기에서 라디오, 텔레비전,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에 이르는 새로운 매체의 도입은 대중음악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는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매체의 발전에 다른 음악적 수용이 단지 새로운 음악 방식의 도입이라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타의 음악 장르와 달리 대중음악은 이를 적극적 방식으로 내재화했으며, 음악적으로 매체 감각화해 왔다. 케이팝은 뉴미디어를 토대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대중음악적 문화형성체와 이를 전유하는 새로운 감각방식을 구성했다. 특히 PC에 이은 스마트폰의 등장은 케이팝 음악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에 아이폰이 판매된 2009년 이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기호와 생활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PC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스마트폰의 방식은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듣고 보고 소통할 수 있게 만들었다. 스마트폰은 기존의 문화를 스마트폰 이전과 이후로 나눌 정도로 문화의 형태를 크게 변화시켰으며, 케이팝은 이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였다. 

음악과 매체의 관계

대중음악에서 매체의 역할은 단순히 전달자, 매개자에 그치지 않는다. 같은 음식을 어떤 그릇에 담는가의 문제를 넘어 그것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새로운 음식의 맛과 향을 내는 ‘본질적인 요소’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음식을 받아들일 때 느끼는 정서적 요소는 단순히 가사 내용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기술로 인해 변화된 대중의 인식이 담긴 가사, 변화된 감각 비율에 의해 내재화된 음악 형식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 하나의 대중음악으로 표현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요소인 대중음악 수용자의 정서적 특성과 합쳐져 음악을 향유하게 된다. 결국 가사와 음악, 그리고 대중의 정서라는 삼박자가 조화될 때 사람들은 그 음악을 듣고 즐긴다.

예술음악은 기술이 발전하여 매체가 변화할 때마다 그 전제가 되는 원형을 담보하고 매체를 수단화했다. 그에 비해 대중음악은 매체의 외형만이 아니라 속성과 성격, 효과를 내면화해 완전히 새로운 음악으로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차이는 창작자와 수용자 중 어디에 그 중심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즉 예술음악은 창작자 중심이요, 대중음악은 철저히 수용자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에 다른 매체 변화 - 청각에서 시각, 시각에서 통합감각으로

인터넷PC,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매체의 발전은 이전 시대와 달리 새로운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면서 인간의 정보전달 방식뿐 아니라 감각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텔레비전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전이는 ‘핫 미디어’에서 ‘쿨 미디어’로의 전이이며, 인간의 내재된 감각 방식의 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시각에서 통합감각적인 시대로의 전이를 상징한다. 즉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면서 대중은 통합적 지각체험과 정보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디지털 기술은 개인의 일상적인 편리함뿐 아니라 몸의 느낌과 사고방식, 의사소통 방식을 급격히 바꾸어놓았다. 스마트폰, 컴퓨터, 디지털TV 등과 같은 일상의 기기들을 디지털 양식으로 사용하는 데는 많은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성세대에 비해 젊은 세대들이 디지털 매체를 쉽게 수용하는 것은 사용 능력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몸에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이는 디지털 문화가 기술만이 아닌 몸의 감수성 문제라는 것을 증명한다. 즉, 디지털 기술이 기술적인 사용의 변화만이 아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감수성도 바꾸어놓았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세대별로 사용하는 것이 다르며, 특히 10대들에게는 게임과 정보, 동영상, 음악 등 모든 것이 가능한 총체적인 문화 소비품으로 자리했다. 이모티콘을 주고받는 데 익숙한 이들에게는 새로운 감각과 감정의 소통을 만드는 매개체가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휴대 전화가 청각과 시각 중심으로의 감각 전환을 이끌었다면, 스마트폰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촉각 인터페이스의 구현을 통해 청각, 시각, 촉각 등 통합 감각 양식으로 변화하게 했다.

스마트폰은 이러한 감각 양식의 변화에만 그치지 않았다. 스마트폰의 앱은 말 그대로 인간의 ‘보철’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매클루언의 ‘인간의 확장’을 다른 차원에서 구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스마트폰에서 자주 사용하는 증강현실 앱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는 실재 위에 모바일 인터넷망을 통해 제공받는 정보 층위를 덧붙여 우리 눈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실, 즉 증강현실을 제공한다. 또한 위치기반 앱은 우리의 주위 환경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며 우리의 감각기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처럼 아날로그 시대의 텔레비전 매체는 시각을 강조했지만, 디지털 시대의 스마트폰과 인터넷PC는 눈에 집중되었던 인간의 감각 능력을 통합적 감각으로 변화시켰다. 즉 영상 정보, 음향 정보뿐만 아니라, 문자 정보도 함께 인식하게 되면서 우리의 감각 경험 일반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처럼 인터넷은 인간의 상호작용을 극도로 확대했으며, 케이팝 또한 스마트폰 시대의 이동성으로 인해 더욱 진화되었다. 면대면 커뮤니케이션 대신 SNS를 통해 알지 못하는 누군가, 혹은 전 지구적 범위에서 수백수천 명과 대화하는 역설적 상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로의 대전환

케이팝과 디지털 기술의 관계

대중음악의 출현 자체가 녹음기술로 시작되었다는 점은 기술이 대중음악에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특히 케이팝은 21세기 이후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글로벌 팝이 되었다. 디지털 전환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통을 가능하게 했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해 케이팝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의 확산은 주류 미디어에서 케이팝을 소개해주지 않더라도 팬들이 직접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역사적으로 기술의 발달은 콘텐츠 산업의 제작, 배급, 소비 등에 막대한 지형 변화를 일으켰고, 대중문화를 글로벌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핵심적인 기반을 마련해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 축음기를 탄생시킨 녹음기술은 이전까지 ‘소리로만 존재하던 음악’을 ‘유통할 수 있는 음악’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녹음의 출현은 음악 관행에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대중이 음악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어놓았다. 음악의 현장성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녹음기술을 통해 그러한 현장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청중을 만들어냄으로써 청중, 진정한 마니아를 배출해냈다.

이렇듯 20세기 녹음기술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21세기 음악에 나타난 디지털의 충격은 이를 뛰어넘는 경험과 인식을 가져다준 사건이었다. 이것은 대중의 감각 변화뿐 아니라 사고를 바꾸었고, 21세기의 케이팝을 틴생시켰다. 케이팝은 테크놀로지와 밀접하며 기술 매체의 발달과 함께 진화한다는 측면에서 기술과 인간, 인간과 케이팝의 상관성이 밀접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케이팝의 주 향유자인 청소년은 이런 디지털 기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온몸으로 체화하고 습득하고, 그들의 달라진 감각과 인식은 음악의 취향을 바꾸며, 이를 즐기는 방식 또한 더욱 편리하게 변화시킨다. 이러한 감각의 변화는 곧 기성세대와의 구별 짓기로 표현되며, 자신들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음악을 수용ㆍ선택하게 된다. 시대를 거슬러 케이팝의 인기는 이러한 대중의 감각과 인식이 변화하는 데 대한 결과이며, 철저히 외부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현대로 올수록 대중의 감각과 인식을 결정하는 요소 중에서 기술의 영향이 가장 크다.

케이팝 산업 - 생산의 변화

리듬 분절화와 악곡 형식의 변화

케이팝의 역사란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주 향유층의 감각과 인식의 변화이자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자 하는 생산자들과의 교감이다. 이러한 점에서 음악 생산의 변화는 한 시대의 대중음악을 이해하는 데 더없이 중요하며, 그 흐름의 향방이 결국 한 시대를 이해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2000년 이후 더욱 빨라진 네트워크와 스마트폰의 영향은 대중의 감각을 변화시켰는데, 달라진 감각에 맞추고자 하는 생산자들의 노력은 음악의 속도 선호 현상을 낳았으며, 케이팝의 기준비트와 주 멜로디 리듬의 변화, 글로벌화를 통한 영어 가사와 악곡 형식의 변화로 이어졌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빨라진 리듬과 분절화 현상: 2000년 이후 대중이 빠른 속도를 선호하게 되면서 나타난 양상 첫 번째는 ‘빨라진 리듬감’이다. 빠른 리듬감은 음악의 기준이 되는 비트(박자의 단위로, 비트는 1마디 안에 몇 개의 음표가 들어가는가 하는 의미임)로 표현되는데, 음악의 베이스가 되는 비트는 디지털 시기로 넘어오면서 훨씬 빨라진 양상을 볼 수 있다. 시대가 흐를수록 대중음악의 기본 비트는 8비트에서 16비트로, 16비트에서 32비트로 점점 빨라져갔다. 이러한 비트는 멜로디의 리듬과 상관없이 곡의 전체적인 감각을 결정하는데, 느린 발라드라 하더라도 기본 반주가 아날로그 시대의 8비트가 아닌 16비트에 얹어진다면 음악의 모드는 훨씬 경쾌하고 감각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21세기 대중이 빠른 속도를 선호하게 되면서 나타난 두 번째 양상은 ‘음악의 분절화’를 꼽을 수 있다. 대중은 하나의 음을 끌거나 진지하게 반응하는 리듬 형태보다 리듬을 빠르게 분할해서 표현하는 분절적 리듬을 감각적이라 느꼈기 때문이다. 여기서 분절은 ‘하나의 음을 여러 개의 리듬으로 분할하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의 멜로디는 아날로그 시기에 비해 확연히 빨라졌으며, 16분음표로 나눠지거나 하나의 음을 계속적으로 분절하는 양상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러한 분절 양상은 반복적 선율과 혼합되면서 후크송의 등장을 낳았다. 2000년 이전에는 리듬의 분절이 거의 없었던 것과 달리 디지털 2기인 2010년대에는 5마디 이상 리듬의 분절화를 보인 곡이 확연히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이 같은 분절 현상은 2000년 이후에 들어서면서 리듬뿐만 아니라 가사에서도 나타난다.

1분 듣기와 스트리밍으로 인한 악곡 형식의 변화: 1990년대 후반부터 나타난 인터넷 매체의 등장은 그전까지의 PC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를 보인다. CD라는 음반 형태에서 MP3 음원으로의 변화는 음악 산업 전체를 흔들었으며, 그중에서도 MP3의 다운로드에서 나타나는 ‘1분 듣기’와 유튜브의 ‘무료 듣기’는 형식의 변화를 이끌었다. 특히 2010년대 이후 음악 향유자의 50%를 차지하는 스트리밍의 활성화는 이러한 악곡의 형식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1분 듣기’란 다운로드를 하기 전에 미리 들어볼 수 있는 음악 맛보기의 형태로, 수용자는 1분 듣기를 통해 음악을 먼저 들어본 뒤 선택한다. 1분 듣기의 구조는 생산자들로 하여금 그 안에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을 낳았다. 그 결과 작곡할 때부터 이러한 1분 듣기를 염두에 두고 형식의 변이가 나타난다.

그 결과 대중음악의 악곡 형식은 아날로그 시대의 ‘전주-1절-후렴-간주-2절’이라는 ‘규범적 형식’에서 디지털 2기로 갈수록 ‘후렴-1절-후렴-간주-2절’ 혹은 ‘1절-후렴-간주-2절’과 같이 후렴이 앞으로 등장하는 후렴 선행이나 전주가 없는 형태, 랩이 먼저 등장하는 등 ‘변형적 형식’을 띠고 있다. 이것은 수용자가 1분 동안 음악을 듣고 구매 여부를 결정해야 하므로 공급자 입장에서는 가장 핵심 부분인 후렴구를 앞에 놓아 곡의 매력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융합의 보편화 현상

디지털화에 따른 장르의 융합화: 21세기에 나타난 감각 변화는 융합의 보편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은 다른 기술과 영역 간의 흐름을 하나로 묶어주는 가장 대표적인 융합매체로 작용하는데, 스마트폰의 경험은 기술로만 존재했던 융합을 넘어 실제 생활 속에서 직접 써보고 경험하면서 자연스러운 하나의 현상으로 감각하게 했다. 구체적으로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보기 어려웠던 장르 간의 접목이나 가수의 교류 등을 대중음악 산업에서도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가수 간 융합 현상의 증가: 기술매체 간의 융합은 음악의 여러 요소 간의 결합뿐 아니라 이제까지 터부시되었던 가수의 결합을 가능하게 했다. 아날로그 시대 전체 100곡 가운데 2곡에 불과했던 가수의 융합 형태는 본격적 디지털 시기인 2010년 이후에는 32%의 가수가 융합한 결과로 나타났다. 그 형태 또한 피처링 같은 형태에서부터 장르별 융합, 세대별 융합, 가수별 융합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수 간의 결합 양상은 디지털 기술매체의 특성으로 가사와 음악뿐 아니라 가수 형태를 통해서도 융합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는 솔로가수 간에 가장 많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가수의 형태분류 중 듀엣의 분포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융합 현상은 가수들의 유닛이나 프로젝트팀으로 발전했으며, 각기 다른 팀의 멤버들이 만나 하나의 멀티유닛으로 팀을 결성하거나 새로운 앨범을 발매하는 열풍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디지털화의 특징인 매체 간의 융합은 음악의 여러 요소 간의 결합뿐 아니라, 이제까지 터부시 되었던 가수의 결합을 가능하게 했음을 알 수 있다.

케이팝 산업 - 소비의 변화

TV 중심에서 유튜브 중심으로

소비방식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주 향유층의 감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주요 타깃층은 10대에서 20대까지의 젊은 세대였다. 그렇다면 주 향유층인 이들의 감각과 인식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달라진 대중의 소비방식: 과거 생산자와 소비자는 TV를 통해 대부분의 음악을 소비했다. 이런 현상은 2000년대 이후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큰 전환을 맞게 되는데, 달라진 21세기 초 대중의 향유방식은 ‘TV를 중심으로 한 소수의 미디어’에서 ‘스마트 기기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미디어’로 변화해갔다. SNS라는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끊임없이 서로의 의견과 음악을 공유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으며, 스마트 기기 또한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종류가 확장되었다. 그 결과 한 세기를 지배했던 ‘시청자’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사용자’라는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다.

음악과 영상의 일체화: 대중음악의 주요 매체가 TV에서 유튜브로 바뀌면서 음악의 소비패턴도 변화를 보인다. 21세기의 청소년들은 대부분의 음악을 영상으로 접한다. Z세대에게 음악이란 영상과 함께 나오는 소리이며, 음악을 ‘듣는’ 행위가 아니라 ‘보는’ 행위로 인식한다. 이러한 음악과 영상의 일체화는 결과적으로 음질의 중요성을 저하시키고 작곡의 변화를 낳는다. 유튜브 같은 영상 사이트를 통해 음악을 들음으로써 소리보다는 음악 퍼포먼스가 중요하게 되고, 미세한 음악적 질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의 전체 음역대와 작곡법의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좋지 않은 음질과 낮은 음량, 외부의 소음은 이런 감상환경에서 매우 높은 음악 수준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스타시스템, 프로듀서의 탄생: 이러한 21세기 음악과 영상의 일체화는 가사보다는 음악 모드와 퍼포먼스가 더욱 중요해진 양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빠른 비트를 중심으로 퍼포먼스 위주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는 공급자와 유튜브의 보는 음악에 익숙해진 수용자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러한 현상은 극대화되었다. 따라서 정보기술의 발달로 빨라진 유통시장의 속도에 맞추기도 쉽지 않고 디지털 기술 발달에 의해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의 변화도 적응하기 쉽지 않은 기존의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개념을 가진 프로듀서들의 등장은 필연적이었다. 이들은 작곡뿐만 아니라 앨범의 콘셉트부터 가사, 앨범 재킷, 안무, 뮤직비디오까지 빨라진 흐름에 맞게 제작자의 일을 대신해줌과 동시에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하는 ‘보는 음악’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시해주었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프로듀서들은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스타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앨범 단위에서 개별 곡 단위로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음악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음반 산업’에서 ‘음원 산업’으로 바뀐 것이다. 음반을 제작하여 판매하는 음반시장은 매출이 급감한 반면, MP3를 판매하는 곡 단위의 음원시장은 점차 증가세를 보이면서 여러 곡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 이전의 음반앨범은 쇠퇴하게 된다. 대중음악 시장은 이로 인해 커다란 변화를 보인다. 앨범 단위 구매에서 개별 곡 단위의 구매로 바뀐 가장 큰 원인은 디지털 기술의 영향으로 음악 수용방식과 유통방식의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렇듯 곡 단위의 음악 산업으로 재편되면서 음악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음반 중심에서 스트리밍 중심으로

소유의 시대에서 소비의 시대로: 음반으로 대표되는 ‘유형의 음악’에서 MP3로 대표되는 ‘무형의 음악’, 더 나아가 인터넷 접속만으로 들을 수 있는 21세기의 ‘스트리밍’은 이제까지의 소유적 사고를 소비적 사고로 전환시켰다. 음악을 사서 소유해야 들을 수 있었던 시대에서 일정액을 내면 그 기간 동안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음악 구매의 변화는 많은 것을 바꾸었다.

소극적 소비자에서 적극적 프로슈머로

쌍방향 소통의 시대: 2000년 이후 나타난 가장 큰 소비의 변화는 공급자와 수용자의 경계가 허물어져간다는 점이다. 문화소통의 쌍방향성을 가능하게 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향유자로 하여금 단순히 소비자가 아닌 직접 문화의 생산자로 참여하여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양상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공급자와 수용자의 경계 변화는 음악은 ‘일방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곡을 검색해서 듣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21세기 이후 시작된 대중음악 수용자의 이러한 적극적인 개입은 이후 검색에서 콘텐츠 생산으로, 생산에서 개인과 개인의 유통으로 확장되어간다. 이러한 수용자의 적극적 향유 방식은 이후 다양한 모바일 앱과 인터넷 웹, SNS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직접 생산하고 그것을 직접 유통하는 개인이 늘기 시작하면서 더욱 확산된다.

팬들의 파워 - 직캠, 커버댄스, 인터넷 밈: 글로벌 케이팝 팬들의 능동적이고 독특한 콘텐츠 향유방식은 크게 직캠, 커버댄스, 인터넷 밈 현상 등을 들 수 있다. 팬들의 적극적인 양상 첫 번째는 직캠으로, 팬들이 가수들을 직접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다. 여성 아이돌 그룹인 EXID의〈위아래〉라는 곡은 발매 후 큰 인기가 없었으나 한 팬의 직캠에 의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인터넷을 통해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 팬들에 의해 뒤늦게 부각되는 노래들이 등장하거나 과거의 곡들이 재매개되는 현상은 21세기 이후 나타난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팬들의 적극적인 양상의 두 번째는 커버댄스를 들 수 있다. 케이팝의 인기는 가수뿐만 아니라 그들의 춤을 따라 하는 팬들의 커버댄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춤을 배우고 팬들이 다 함께 모여 똑같이 따라 추는 커버댄스 열풍은 가수의 인기도를 가늠하게 해주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팬들의 적극적 양상 세 번째는 바로 밈 현상이다. 인터넷 밈은 사진 위에 해학적ㆍ풍자적인 코멘트가 덧붙여진 일종의 합성사진으로 글로벌 케이팝 팬들은 스타의 사진들을 소재로 하여 다양한 종류의 인터넷 밈을 제작한 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블로그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20년 큰 화제가 된 ‘깡’ 열풍을 들 수 있다. 가수 ‘비’가 2017년 11월 발표한 뮤직비디오 ‘깡’을 희화화한 댓글이나 패러디가 인기를 끌면서 가수 ‘비’의 깡이 역주행한 사례다. 과거에는 TV 같은 전통적 매체가 수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유행을 전달하는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수용자가 직접 유행을 만들어내고 전통 매체가 이를 받아들이는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과거 가수들의 일방향 인기와 비교해볼 때 최근의 이러한 피드백은 공급자와 수용자의 경계가 사라지는 상호작용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케이팝 산업 - 유통의 변화

음원유통사의 파워게임

통신사와 포털의 플랫폼 전쟁: 아날로그 시대 음악 산업의 중심이 음반사에 있었던 것과 달리, 디지털 시대인 2000년 이후 음악 산업의 중심이 유통사로 넘어오면서 음원유통사를 둘러싼 합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대표적인 음원유통 사이트는 멜론, 벅스, 지니뮤직, VIBE, FLO 등인데, 가장 많은 점유율을 나타내는 멜론은 카카오의 소유이고, 지니뮤직은 KT와 LG유플러스가 대주주이며, VIBE는 네이버, FLO는 SK텔레콤이 대주주로 있다. 이처럼 음원 사이트를 두고 통신사와 포털의 싸움은 대중음악 산업의 파워게임이라고 할 정도로 치열하다. 특히 과거 대부분의 음원 사이트가 통신사와 결합해 운영되었다면, 최근 들어 대형 포털이 음원유통시장에 뛰어들면서 플랫폼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이렇듯 음원유통사를 둘러싼 대형 포털과 통신사의 경쟁구조는 그만큼 음악 산업에서 음원유통사의 파워가 크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대중음악 산업의 파워란 결국 경제적 가치이며, 이는 곧 수익구조와 밀접하기 때문이다. 2015년까지 저작권 배분방식은 1곡당 작사, 작곡, 편곡 등의 저작권자가 10%, 가수와 연주자 등의 실연자가 6%, 음반제작자가 44%, 음원유통사가 40%의 수익을 갖는 구조였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정부는 음악 다운로드의 경우 40%에 달하던 유통사의 저작권 비율을 30%로, 스트리밍의 경우 35%롤 줄이면서 시스템을 정비하기는 했지만, 콘텐츠 생산이 아닌 유통만 하는 비율로는 여전히 높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유통과 기술의 만남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 취향의 극대화: 소셜 미디어 시대 동영상 콘텐츠와 함께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개인 맞춤형 음악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고, 이를 통해 소통하는 음악의 개인화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추천되는 음악 목록과 개인 취향의 동영상은 기술과 대중음악 콘텐츠의 결합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최근 몇 년간 유통사와 음악 콘텐츠 회사의 결합이 현실화되면서, 2016년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M과 멜론이, 2017년 네이버와 YG엔터테인먼트가, 2018년에는 SKT가 SM엔터테인먼트, JYP, 빅히트와 손을 잡으면서 기술과 음악 콘텐츠의 결합이 본격화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뮤직과 라인뮤직의 경우 소셜 미디어와 음악 콘텐츠를 결합한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으며, 음악을 통해 개인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모든 변화의 키워드는 ‘개인화’이며,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관계 맺고 싶은 수용자의 기호가 소셜 미디어로 인해 더욱 강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텍스트 상자: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0 댓글
본문 피드백
모든 댓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