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전부다. 2

미래의창 / 2021년 1월 / 304쪽 / 17,000원

콘텐츠가 전부다. 2

콘텐츠가 전부다. 2

노가영, 김정현, 이정훈 지음

저자 소개

노가영 -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부 산업심리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CJ엔터테인먼트와 CJ CGV에서 콘텐츠 투자 유통을 담당했다. 이후 17년간 통신기업들의 사업구조기획실, 미디어본부, 그룹미디어전략실에서 IPTV 사업전략, 3D 콘텐츠와 채널사업, 뉴미디어 콘텐츠 투자와 OTT 전략 업무를 하였다.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CJ엔터테인먼트 영화 트리트먼트 공모전〉 1위, 〈씨네21 고맙습니다 사진공모전〉 3위 등, 문화예술 전반에 애정이 넘치는 끼쟁이고, 엄마이고, 아내이고, 아미(ARMY)이다. 지은 책으로는 2017년 〈유튜브 온리〉, 2020년 〈콘텐츠가 전부다〉가 있다.

김정현 -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및 신문 방송학을 복수 전공했다. SK텔레콤 B2C 마케팅 부서에 입사하여 유통채널 관리와 영업정책 업무를 했으며, 현재는 미디어 사업부에서 해외 미디어 트렌드 워칭, 및 미디어와 ICT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민하는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디어 소비자로서는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뿐 아니라, 아직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까지 모두 구독하는 빈지와칭 헤비유저다.

이정훈 -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및 경영학을 전공하고 SK텔레콤에서 IPTV 상품 마케팅 업무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현재는 FLO와 wavve 의 B2C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밤을 새며 웹툰을 정주행하기도 하고, 트위치와 유튜브를 보며 낄낄거리며, 인스타그램이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친 영향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하는 ‘아재가 되고 싶지 않은’ 30대 청년이다.

책소개

콘텐츠 산업 전반의 최신 트렌드를 담은 『콘텐츠가 전부다』가 출간된 지 1년 만에 2020의 눈부신 성과와 2021 예측을 담은 『콘텐츠가 전부다 2』가 나왔다. 미디어산업 최전선에서 일하는 저자들이 전하는 콘텐츠 산업의 현장 이야기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다이내믹하고 흥미롭다. 영화와 팝, 웹툰, 드라마, 게임 부분에서 K-콘텐츠가 거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살펴본다. 이밖에 TV와 극장을 대체한 OTT의 쾌속 질주와 매스 미디어에서 매스 콘텐츠로의 이전을 촉진하는 크리에이터 군단의 등장,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K-콘텐츠의 무서운 성장세, 라이브 커머스와 홈트, 자동차 등 콘텐츠화에 눈 뜬 타산업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전한다.

요약본 본문

‘위드코로나’, 콘텐츠온리 시대의 진화를 견인하다

위드코로나, 과거로의 회귀는 없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는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 행태의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자연스럽게 수요공급 체인의 변화로 이어졌다. 마트나 백화점을 방문하는 대신 쿠팡이나 마켓컬리 앱을 열고, 온 가족 극장 나들이가 아닌 IPTV ‘극장동시 개봉작’을 결제하거나 넷플릭스에서 영상을 보며, 대규모의 회사 회식은 소소한 커뮤니티별 식사로 변화하거나 ‘랜선 회식’이라는 새로운 현상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기업들이 우려하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점에서의 소비 행태 변화다. 특유의 인간적인 정서는 부족하지만 효율적이고 편리한 비대면 소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굳이 코로나19 이전의 소비 행태로 되돌아갈 것인가 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게다가 변종 바이러스가 발병되거나,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되어도 구석구석까지 실질적으로 유통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면 이제 언택트 중심의 소비는 과도기적 트렌드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굳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강하다. 물론 세계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2021년 말에 종식될 것이라는 의학적 입장을 내보이지만, 언택트 소비 행태는 광범위한 백신 접종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사회문화적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제 말 그대로 코로나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위드코로나’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대세가 된 OTT와 온라인 스트리밍: 위드코로나 시대에서 두드러지는 소비 변화는 미디어 산업, 그중에서도 콘텐츠 소비에서 제일 먼저 나타났으며 이의 핵심은 OTT 소비와 온라인 실시간 스트리밍의 대중화에 있다. 밀폐와 밀집이 주는 심리적 불안함으로 극장과 공연, e스포츠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관련 콘텐츠가 홈 엔터테인먼트(IPTV, 케이블TV)로 흡수된 것이 아니라 이 단계를 건너뛰고 내 손안의 OTT 소비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수십 년간 당연하다시피 시행되던 각종 대면 행사나 공연은 ‘랜선 토크’, ‘방구석 콘서트’라는 신조어를 낳으면서 유튜브를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대체되는 중이다.

그리고 이와 직결되는 집콕 문화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엔터테이닝 니즈와 연결되며 영화, 드라마, 게임, 음악 등의 미디어 소비 시간을 대폭 늘렸다. 특히, 글로벌 구독형 OTT 산업은 극장 산업 매출을 최초로 추월하며 전 세계 6억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게임 산업도 국내외 모두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집콕과 비대면 소비의 수혜를 상당 부분 받았다. 국내 시장만 예로 들더라도, 엔씨소프트는 2020년, ‘2조 클럽’ 입성이 확실시된다는 기사가 수차례 쏟아졌으며 넥슨도 역대 최대의 분기 매출로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시장 역시, 전년 대비 35% 증가하며 4억 명에 가까운 유료 가입자 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한정된 시간을 갖고 있는 우리는 불가피하게 ‘내게 필요한 콘텐츠를 높은 가성비로 편리하게 제공하는 플랫폼’을 취사선택해야 하는 입장이다. 즉, 전 세계 모든 OTT 서비스들이 코로나 특수의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2020년 동남아시아 기반의 OTT 중 2개가 서비스를 종료했으며(훅은 3월 종료 후 한국의 쿠팡에 매각되었으며 아이플릭스는 6월 중국 텐센트에 매각됨) 드림윅스의 창업주인 제프리 카젠버그가 17억 달러라는 빅 머니로 시작한 짧은 동영상 OTT, 퀴비 역시 서비스 6개월 만인 2020년 10월에 실적 부진으로 종료되었다. 이것은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지겹게 강조하는 ‘Share of Time(시간 점유 경쟁)’이며 팬데믹이 가져온 2차 플랫폼 전쟁을 의미한다. 즉, 팬데믹의 장기화는 홈 엔터테인먼트와 OTT를 필두로 한 독자적인 시청 환경을 열었으나, 서비스의 과다 공급과 시간 점유 경쟁이 또 다시 킬러 콘텐츠의 필연성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결국 승자는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남녀노소가 즐기는 보편적인 콘텐츠 모두를 합리적인 가격(또는 무료)에 편리하게 제공하는 넷플릭스와 유튜브다.

물론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고공행진이 전적으로 팬더믹 수혜 효과에 기대어 있는 것은 아니다. 1인 미디어를 포함한 디지털 플랫폼의 과잉 공급은 약육강식의 원칙에 따라 도태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게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장기적인 주입식 교육이 소비자들에게 희소한 콘텐츠의 재미를 경험시키며 콘텐츠 민감층(콘텐츠의 보편성보다는 개인의 취향과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집단)의 확장을 가져온 것이다.

반면, 토종 OTT를 대표하는 웨이브, 티빙, 왓챠, 시즌 등은 콘텐츠의 제한적 제공과 독자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족으로 인해 가입자의 성장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실제로 웨이브에는 CJ와 JTBC 콘텐츠가 없고, 티빙에서는 지상파 콘텐츠(실시간 채널+VOD 다시 보기) 시청이 불가능하여 이용자들은 국내 콘텐츠조차도 하나의 서비스에서 한 번의 월정액 요금으로 시청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제는 매스미디어가 아닌 매스콘텐츠의 시대”: 이렇듯 위드 코로나 시대는 엔터테이닝 목적의 디지털 플랫폼 체류 시간은 증가시켰으나 동시에 플랫폼의 다양성이 대폭 늘어나면서 이른바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그리고 플랫폼들은 지금 킬러 콘텐츠의 확보와 독자적 제공 방식에 대한 면밀한 결단이 요구된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자면, 2017년만 해도 국내시장에서 영화감독들의 넷플릭스 단독행이나 스타 감독의 영화가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것에 대한 낯섦과 거부감이 존재했다. 당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였던 <옥자>의 경우, 극장과 OTT 동시 개봉에 대한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보이콧이 있었다(이후 소극장에서 제한적으로 상영됨). <옥자>가 모바일과 PC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것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극장에서 아름답고 재미있는 건 모바일로 시청해도 아름답고 재미있다”고 말함으로써 콘텐츠의 본질을 강조한 바 있다. 재미와 감동이라는 속성은 어떤 스크린으로 보든지 동일하며 좋은 콘텐츠는 제공 방식이나 스크린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뜻이다.

2020년 9월 MBC <놀면 뭐하니?>가 예능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김태호 PD가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이제 매스미디어가 아닌 매스콘텐츠의 시대”, “이제 MBC 방송국의 PD가 아닌 <놀면 뭐하니>의 PD라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도 지극히 콘텐츠 중심적인 사고를 보여준다. 사회경제학적인 사건들로 소비 문화가 급변하거나 기술의 진화에 따라 소비 행태가 고도화되더라도 ‘재미’와 ‘몰입’이라는 콘텐츠의 속성은 플랫폼을 넘나들며 휘청이지 않는 것, 이것이 곧 콘텐츠의 본질이다.

우리는 『콘텐츠가 전부다』에서 미디어 산업의 생태계가 플랫폼 주도의 판에서 ‘콘텐츠온리’의 시대로 흐를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콘텐츠의 차별화가 플랫폼을 결정하며 양질의 콘텐츠를 다량으로, 즉 ‘집단화된 콘텐츠 IP’를 소유한 자가 시장을 이끌어가는 시대가 옴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에 더해 2020년 불가항력적인 팬데믹이 가져온 ‘비대면 서비스 전성시대’는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콘텐츠 중심의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하는 중이다. 이렇게 위드코로나의 시대는 콘텐츠온리 시대의 진화를 견인하고 있다.

‘웹툰중심주의’, 웹툰 콘텐츠 산업의 중심으로 뛰어들다

만년 유망주 ‘웹툰’, 드디어 포텐 터지다

“요즘 어떤 웹툰 봐?”라는 말로 직장이나 학교에서 대화를 시작하는 날이 올 줄, 웹툰작가 기안84와 김풍을 TV 예능 프로그램의 터주대감으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복학왕>의 작가인 기안84의 경우 최근 건물주 대열로 올라가 큰 관심을 받았다. 네이버 웹툰은 최고 수입 작가가 웹툰 콘텐츠만으로 월 7,8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낸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더해 웹툰 작가들의 방송 출연, 광고 계약, 2차 판권 판매 등을 감안하면 연봉이 20~30억 원에 이르는 작가들이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배고픈 직업의 대명사였던 만화작가들이 이제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연수입을 거둬들인다는 사실은 웹툰 시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00년대 초반, PC 기반 서비스로 출발한 대한민국 웹툰 시장은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2012년 이후부터 연 20~30% 수준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웹툰 시장의 규모는 콘텐츠 유료 결제로 만들어지는 기본적인 매출 외에도 캐릭터 상품 판매나 투자, 고용 창출과 같은 2차 매출을 포함하면 2018년 이미 8,500억 원 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미디어 붐으로 시장 규모가 1조 5,900억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선점, 카카오 맹추격: 대한민국 웹툰 시장은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페이지(다음 웹툰 포함)가 80%를 점유해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다.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웹툰은 전 세계 월간 순 사용자 수가 6,700만 명, 국내는 550만 명에 달하는 명실상부 1위 웹툰 플랫폼이다. 무료 콘텐츠 중심이었던 네이버 웹툰은 2016년경부터 부분 유료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2018년 720억 원 수준의 매출에서 2019년 1,600억 원대로 뛰어오르더니, 2020년에는 3,100억 원의 매출이 예상될 정도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웹툰의 대표작인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는 14년이라는 최장수 연재 작품임은(2006년 연재를 시작해 2020년 완결) 물론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하고 1세대 스타 작가를 탄생시키는 등, 웹툰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영화로 익숙한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 역시 네이버 웹툰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이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신화, 저승, 이승 총 3부작으로 연재된 <신과 함께>는 2016년까지 웹툰 1위 자리를 유지한 것은 물론 누적 매출이 10억 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작품들의 성과는 더욱 눈부시다. 45억의 누적 조회 수를 기록한 SIU 작가의 <신의 탑>은 2020년 한ㆍ미ㆍ일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한국 웹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았다. <신의 탑>의 성공에 이어 애니메이션화된 <노블레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노리스트>, <유미의 세포들>과 같은 작품들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 예정인데, 이처럼 웹툰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010년 첫선을 보인 카카오페이지는 네이버 웹툰에 비해 6년이나 늦게 출발했지만, 웹툰의 유료화 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카카오페이지는 ‘No. 1 스토리 플랫폼’을 표방하며 웹소설과 웹툰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까지 동시에 서비스하고 있다. 2013년 21억 원 매출로 시작한 카카오페이지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2020년에는 4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돈 내고 보는 시장의 정착: 웹툰 사업자들이 유료화 모델을 속속들이 도입하면서 ‘밑 빠진 독’이었던 시장에 돈이 본격적으로 흘러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웹툰 콘텐츠로 만들어낼 수 있는 수익이 제한적이어서, 원고료 외에는 작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없었으나 점차 콘텐츠 판매금을 작가와 본격적으로 배분하는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는 우수한 작가들이 카카오페이지를 비롯한 다른 유료 웹툰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과거 출판 만화 시절 명성을 날리던 작가들도 속속들이 웹툰 시장에 진입했다. ‘억대 연봉 웹툰작가’로 이름을 날리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대학교에서는 웹툰 관련 학과가, 교육 시장에서는 웹툰 학원 등이 등장하며 실력 있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게 된 것이다.

카카오페이지의 초창기 대표작은 남희성 작가의 <달빛 조각사>다. “카카오페이지 망하는 거 아니냐”는 핀잔을 듣던 시절, 독점으로 연재된 <달빛 조각사>는 일 최대 매출 9천만 원을 기록하며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현재까지도 웹소설과 웹툰을 포함해 누적 6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박서준, 박민영 주연의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김비서가 왜 그럴까> 역시 카카오페이지의 대표작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원작 웹소설과 웹툰, 드라마까지 연속으로 흥행하며 ‘No.1 스토리 플랫폼’을 꿈꾸는 카카오페이지의 성공 방정식 같은 작품이 되었다. 2018년부터 연재되고 있는 <나 혼자만 레벨업>은 웹소설과 웹툰 합산으로 국내 누적 조회수 4억 3천만 건 이상, 글로벌 누적 매출액 3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카카오페이지를 ‘하드캐리’ 하고 있다.

주로 폭넓고 대중적인 작품을 연재하는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페이지가 시장의 80%를 차지한다면, 나머지 20%는 레진(구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와 같은 플랫폼들을 차지하고 있다. 유료 콘텐츠 중심의 이 플랫폼들은 작가의 다양성을 중시한 독특한 주제의 작품 또는 소위 ‘매운맛’ 콘텐츠(성인, BL물 등)를 제공한다. 네온비 작가의 <나쁜 상사>를 대표 주자로 내세운 레진은 높은 수준의 작화와 자극적인 스토리로 “유료 콘텐츠 중심의 소규모 플랫폼인 레진은 실패할 것이다”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2016년 3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탑툰과 투믹스는 레진의 ‘매운맛’보다 더 수위가 높은 성인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탑툰은 2018년 4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고, 투믹스 역시 170억 원을 달성했다.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주력 콘텐츠가 대중적인 웹툰이라면, 그들이 커버하지 못하는 나머지 20%의 시장을 레진과 같은 플랫폼들이 채워나가고 있는 구조다.

2020년, 한국의 콘텐츠 시장 규모는 13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웹툰 시장의 규모가 이제 막 ‘1조 클럽’에 발을 딛는 1조 6척억 원이니, 전체 콘텐츠 시장으로 보면 아직은 1% 미만의 미미한 규모다. 하지만, 다른 영역들의 연평균 성장률이 1~3%대에 머무르며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데 반해 웹툰은 최근 4년간 연평균 30%에 달하는 초고속 성장을 이뤄왔다는 점을 보면 콘텐츠 시장의 중심은 아주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웹툰 시장이 2013년 이전에는 사실상 ‘무료 콘텐츠’ 시장이었다는 점 역시 잊지 말자. 유료 콘텐츠 시장으로 전환된 지 이제 8년 차에 접어들었음을 감안하면, 웹툰 시장은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이다. 2020년, 웹툰 시장의 ‘포텐’은 말 그대로 ‘이제 막’ 터지기 시작했다.

K-드라마, 구색 맞추기에서 OTT 스트라이커로!

More & More, 유튜브 & 넷플릭스

2020년 극장가에는 코로나19의 여파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극장 관객 수는 5천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약 2억 3천만 명이라는 역대 최고 관객 수를 기록했던 2019년과는 극명히 비교되는 수치다. 극장가는 지금 전례 없던 보릿고개를 지내는 중이다. 2020년 4월 영화 <사냥의 시간>을 최초로, 11월에는 스릴러 영화 <콜>이 극장을 건너뛰고 ‘넷플릭스 최초 공개’라는 시장 질서를 뒤흔드는 결정을 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예상되자, ‘극장이냐 넷플릭스냐’라는 갈림길에 선 영화들이 넷플릭스행을 선택한 것이다. 이에 더해 제작비 240억 원의 SF 대작이자, 그간 기대를 한 몸에 받던 한국형 블록버스터 <승리호>마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최초 공개로 선회했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연초보다 극장 상황이 더 나빠지자 대박 흥행에 대한 기대는커녕 제작비라도 건지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일련의 이 사태들은 향후 넷플릭스가 극장을 대체할 수도 있음을 알리는 시그널임은 물론이다.

영화관을 거쳐 VOD로 넘어가는 2차 시장에서도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영화가 극장 개봉 후, IPTV와 넷플릭스에 공개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인 ‘홀드백’ 추이를 보면 2019년 이후 극장 개봉작 중 IPTV에 공개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32일 정도로 큰 변화폭 없이 유지되고 있는데 반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과거 500일 이상에서 최근 76일로 급격하게 짧아지는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콘텐츠 수익 극대화의 방편이자 플랫폼의 보호 장치로도 볼 수 있는 홀드백을 넷플릭스가 단축시키면서 전통적인 2차 유통 플랫폼인 IPTV의 지위마저 위협받고 있는 모습이다. 넷플릭스에 올라오기까지 홀드백이 76일밖에 걸리지 않은 영화 <살아있다>의 경우, 공개 후 이틀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차트 1위에 등극함으로써 점점 더 커져가는 넷플릭스의 위용을 실감케 했다.

한편, 방송가 역시 코로나19의 타격을 피해 갈 수 없었다. 관객의 호응과 함께하던 공개방송들은 무관객으로 진행되거나 온라인 화상 참여 방식으로 변경되었고, 여행 콘텐츠 기반의 예능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 이 자리를 메꿔준 것은 다름 아닌 유튜브다. 유튜브에서 시작한 ‘깡’ 신드롬은 ‘1일 1깡’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침체되어 있던 방송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깡’의 뒤늦은 흥행으로 그간 큰 활동을 하지 않았던 비는 얼떨결에 방송으로까지 재소환되었는데, 자칫 기분이 상할 수도 있는 네티즌들의 놀림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1일 3깡’은 해야 된다며 너스레를 떠는 여유를 보였다. 이를 계기로 비는 대중들의 호감을 얻게 되고 유재석, 이효리와 함께 MBC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 멤버로 합류해 코로나19로 지친 방송가와 시청자들의 흥을 북돋았다.

위의 사례는 글로벌 미디어 공룡인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상 국내 OTT시장은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지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OTT시장은 크게 두 영역으로 나눠진다. 하나는 영화, 드라마, 예능 콘텐츠가 담겨 있는 ‘롱폼 콘텐츠-유료 구독모델’이며 대표적으로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과 같은 서비스들이 여기 해당된다. 또 다른 하나는 클립, 웹드라마, 웹예능 등으로 구성된 ‘숏폼 콘텐츠-무료 광고모델’이며 대표적인 서비스로 유튜브. 네이버TV, 카카오TV 등이 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위협적인 이유는 이 두 영역에서 각각 압도적인 장악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토종 OTT들은 이 미디어 공룡에 대응하기 위해서 사업자간 합종연횡, 리뉴얼 론칭 등 지난 1년간 무수한 노력을 했지만,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독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K-드라마

2020년 9월 기준,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 수는 1억 9,514만 명에 육박한다. 넷플릭스 가입자는 2020년 9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2,807만 명이 증가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지역은 다름 아닌 아시아 지역이다. 순증 가입자 727만 명으로 그 규모는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지역에 비해 적지만, 가입자 증가율로 보면 2019년 12월 대비 44.8%나 상승하여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넷플릭스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중국과, 현지 OTT의 장악력이 지배적인 인도가 아시아 인구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시아 지역에서의 넷플릭스 성장률은 놀라울 따름이다.

넷플릭스 성장의 1등 공신, K-드라마: 넷플릭스가 아시아 지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K-드라마의 공이 크다. 아시아에서는 K-드라마 인기는 숫자로도 확인이 가능한데, 2020년 9월 기준, 넷플릭스가 진출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넷플릭스 TV쇼 부문 톱10’에 랭크된 상당수가 한국 드라마다. 일본에서는 <사랑의 불시착>이 <겨울연가>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으며, 일본 넷플릭스 TV쇼 부문 톱10 중 5개가 한국 드라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주요국에서는 박보검이 출연하는 <청춘기록>,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을 포함해 무려 7~8편의 한국 드라마가 각국의 톱10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언론사와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한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개인적으로 <킹덤>과 <사랑의 불시착>을 무척 재미있게 봤다”며 ‘신한류’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사랑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만하면 K-드라마가 아시아 지역에서만큼은 넷플릭스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릭스가 K-드라마로 아시아를 점령한 것은 그간의 꾸준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7년,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시작으로 매년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와 구입한 드라마 판권 수를 늘려가며 2019년에는 21편, 2020년에는 29편의 새로운 한국 드라마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는 ①제작비 전액 투자, 넷플릭스 독점 방영, ② 일부 제작비 선 투자, 국내 방송사와 동시 방영 및 해외 판권 독점 ③ 제작 후 투자, 방송사 방영 후 넷플릭스 공개의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2020년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투자한 금액은 약 3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는 어느 정도의 규모일까? 각 지상파의 연간 방송 제작비가 최근 5년 평균 약 3,600억 원,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이 지출한 제작비가 2020년 기준 약 3천억 원임을 감안할 때, 넷플릭스의 투자 효과는 우리나라에 메이저 방송사나 제작사 하나를 추가로 만든 것과 맞먹는다.

넷플릭스가 막대한 돈을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K-드라마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기존 한국 드라마는 회당 제작비가 5억 원 정도 형성되어 있으며, 2016년 방영한 <태양의 후예>가 회당 8억 원으로 당시 기준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그런데 한국 드라마 시장에 넷플릭스의 자금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하면서 CJ ENM과 공동투자한 <미스터 선샤인>에 회당 15억 원, 넷플릭스 단독 투자로 제작한 <킹덤>에 회당 20억 원이 투입되었는데, 이는 기존 국내 드라마 평균 제작비의 3~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물론 제작비가 꼭 콘텐츠의 흥행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퀄리티로 제작된 한국의 시대극, 사실감 넘치는 K-좀비물은 국내 시청자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눈높이를 만족시켰다. <킹덤>을 본 외국인들이 한국 전통 모자 ‘갓’에 열광하기 시작하면서 아마존에는 ‘Kingdom Hat’이 등장했으며, 주인공 주지훈은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한국 배우라는 후문이 들릴 정도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도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1인치 정도 되는 자막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제 K-드라마만으로도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넷플릭스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기 때문에, 정확히 국내 콘텐츠의 투자 수익률을 산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정에 가정을 더해 K-드라마가 기여한 매출을 추론해보면, 2020년 아시아 지역 신규 가입자를 약 900만 명으로 예상했을 때(2020년 3분기까지 727만 명 순중) 여기에 가입자당 연간 매출 65,000원(월 10,000원을 내는 가입자가 12개월간 동일 수준으로 증가 가정)을 곱하면 넷플릭스는 약 5,850억 원의 신규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아시아 주요국의 인기 콘텐츠 톱10의 과반수 이상을 K-드라마가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K-드라마가 넷플릭스 아시아 매출의 50%정도를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약 2,900억 원의 신규 매출을 K-드라마가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가입자 락인 효과 등을 고려하면 단순하게 계산해도 넷플릭스 입장에서 한국에 투자하는 3천억 원은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 것이다.

넷플릭스의 향후 성장 동력인 아시아 지역 가입자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점, 아직 미드에 비해 한국 콘텐츠 제작비는 새 발의 피라는 점(미드<왕좌의 게임> 회당 제작비 약 600억 원이다) 등을 고려하면 이만한 가성비의 스트라이커가 없다. 언젠가는 K-드라마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골 망을 흔들어, 축구 선수 메시급의 대우를 받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디지털 팬덤으로 이뤄낸 K-팝 엔터테인먼트

로큰롤, R&B, 포크, 힙합 그리고 K-팝

2020년 9월 1일, BTS의 ‘다이너마이트’란 곡이 빌보드 핫100차트에서 1위로 올라섰다는 소식이 모든 언론을 도배하며 온 국민을 설레게 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소식을 접한 지 정확히 6개월 만이었다. 말 그대로 지금은 팬데믹의 시대임과 동시에 K-무비, K-드라마 그리고 K-팝의 시대다. 그리고 연이어 10월에는 BTS가 조쉬 685, 제이슨 데룰로와 함께 부른 ‘새비지 러브’까지 ‘다이너마이트’에 연이어 빌보드 핫100차트의 1, 2위를 동시에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렇다면 빌보드 핫100 차트는 어느 정도의 무게인가? 빌보드 차트란 1894년 창간된 미국의 음악 잡지 <빌보드>에서 1936년부터 매주 대중음악 순위를 발표하는 것을 말하며 차트의 종류는 평가 기준에 따라 다양하나 싱글 차트 ‘핫100’과 앨범 차트 ‘빌보드200’이 공신력 있다. 사실 ‘빌보드200’의 경우에는 앨범과 EP판(LP 대비 짧은 재생으로 싱글 앨범 전용)의 판매량을 합친 수치(스트리밍 1,500회나 다운로드 10회를 음반 판매 1회로 간주)여서 팬덤의 물적 공략 등으로 차트 진입이 가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BTS와 블랙핑크의 팬클럽인 아미나 블링크 회원들이 1인당 수십, 수백 장의 앨범을 구매한다면 이 차트 순위에 진입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차트에는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고전 명반들도 여전히 순위를 지키고 있다. K-팝 가수 중에서는 2009년 보아, 2012년 빅뱅, 소녀시대의 태티서가 진입한 바 있다.

반면, 싱글 ‘핫100’은 음원, 스트리밍, 유튜브, 방송 횟수와 라디오 플레이 수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현시대의 최고 인기곡들로 구성되며, 국내가수로는 원더걸스의 ‘노바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BTS의 ‘페이크 러브’, 블랙핑크의 ‘러브 식 걸즈’ 등이 진입했었으나 1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빌보드 역사상 ‘핫100’에서 2주 연속 1위를 지킨 곡은 ‘다이너마이트’를 포함하여 20여곡 밖에 안 된다고 하니 대단한 영예라 할 수 있겠다. 빌보드 차트가 2014~2015년 즈음, 음반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즉 청취자에서 사용자로 소비가 재편되며 예전만큼의 명성은 잃었으나 그럼에도 80여 년간 영어권 가수들의 잔치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빌보드와 유튜브에 이어 스포티파이까지 석권: 이 같은 K-팝 신드롬은 비단 빌보드 순위에 그치지 않는다. 발매하는 곡마다 유튜브에서 누적 조회 수 10억 뷰 수준을 유지해온 블랙핑크는 최근 ‘하우 유 라이크 댓’의 경우 두 달도 채 안되어 6억 뷰를 달성했으며 SM엔터테인먼트의 슈퍼엠은 미국 CBS, NBC, ABC의 간판 토크쇼에 멤버 전체가 모조리 초대되며 북미 10개 도시의 투어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특히 슈퍼엠의 경우, 미국의 캐피톨 뮤직그룹에서 SM엔터테인먼트에 역제안하여 결정된 아이돌 팀이라고 하니 지금 K-팝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전 세계 1억 4천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한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를 통해서도 K-팝의 위상은 여과 없이 증명된다. 2020년 11월 기준으로 스포티파이가 진출한 92개국 전체에서 K-팝이 제공되고 있으며 최근 6년 동안 스포티파이에서 K-팝을 스트리밍한 소비량은 1,8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측면에서는 양적 성장은 2010년대 이후 연평균 7~8% 수준의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며 온라인 음악 유통, 공연, 노래 연습장 사업 등을 포함하여 2018년 기준 6.1조 원에 이른다. 이와 별도로 음악 상품의 수출액은 5.6억 달러 수준이며 대부분 국내 아티스트의 해외 매출과 라이선스 매출이다. 그러나 2020년은 팬데믹의 장기화로 BTS와 블랙핑크라는 글로벌 신드롬에도 불구하고 공연 수익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현 음악 산업의 구조상,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20년 상반기 기준, CJ ENM의 음악 사업은 60%, SM과 JYP도 25% 수준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

현재의 음악 산업은 크게 3가지 모델, 즉 음악 판매와 스트리밍 서비스인 음악 본연의 사업과 IP를 활용한 사업 그리고 공연 수익으로 구성된다. 특히, 공연의 경우, 관광 사업으로의 수요 역할도 강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BTS의 연평균 국내 생산유발 효과는 4조 1,400억 원, 타 산업에 미치는 부가가치는 1조 4,200억 원이며 BTS로 인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 이전의 분석이긴 하지만 한 해 8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전 세계 음악 산업에서 한국 시장의 비중을 알아보자. 2019년에 발표된 국제음반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각국의 음악 산업 수익은 2018년 기준으로 미국이 여전히 1위다. 그 뒤를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가 이어받고 있으며 한국 시장은 6위이나 전년 대비로는 타 국가들 대비 18%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한편, K-팝 스타들이 더 이상 동남아시아만의 별이 아니라 할리우드 스타에 버금가는 위상을 자랑한다는 사실은 최근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마케팅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블랙핑크의 멤버들은 샤넬과 셀린느, 입생로랑의 글로벌 앰버서더(홍보 대사)로 활동 중이며, 엑소의 멤버 찬열과 카이 역시 프라다와 구찌의 글로벌 모델과 엠버서더로 발탁되었다. 백 년 이상의 오랜 전통과 고고한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유럽의 명품 브랜드들이 이들을 글로벌 뮤즈로 내세운다는 것은 말 그대로 K-팝 아이돌 신드롬과 함께 K-팝 콘텐츠의 위상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도 블랙핑크가 ‘글로벌 탑50’ 차트뿐 아니라 ‘미국 탑 50’ 차트에서도 10위권 진입을 유지하는 등, K-팝 현상을 여과 없이 읽을 수 있다. 이쯤 하면, K-팝이 1992년 ‘마카레나’의 히트로 시작된 월드뮤직의 반짝 인기와는 차원이 다르게 꽤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글로벌 사회 현상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여기에서 ‘사회 현상’이란 표현을 쓴 이유는 단순히 음악을 넘어서 스타들의 패션과 안무, 언행들이 복합적으로 Z세대의 문화와 그들의 소비에 영향을 끼치고 특히 이에 열광하는 팬덤들이 지금 시대의 디지털 바이럴을 만들어내는 문화 소비 권력층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경의 경계를 허물어준 유튜브 역시 완벽한 조력자로서 팀 플레이에 크게 기여했다.

하나의 음악 장르가 된 K-팝: 그럼, 여기서 K-팝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보자. 우선 ‘팝’이란 본래, 쉽게 귀를 잡아 끄는 리듬과 멜로디, 후렴구를 갖춘 음악을 일컫는 말로 쓰이다가, 1950년대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팝 문화가 시대의 흐름이 되면서 하나의 대중음악 장르로 인정받았다. 이후 자연스럽게 브리티쉬-팝, 라틴-팝, J-팝 등으로 가지치기를 해왔고 K-팝은 2005년 동방신기의 일본 흥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팝 음악의 가지치기에 불과하던 K-팝이 이제 로큰롤과 R&B, 블루스, 포크송이나 힙합처럼 하나의 온전한 음악 장르로 올라서고 있으며, 이는 매년 수십억 달러를 창출하는 산업의 규모적 가치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1980년대 힙합이나 라틴-팝이 뉴욕 브롱스의 빈민가에서 중남미  이주민을 기반으로 올라선 것과는 다르게 지금의 K-팝은 ‘유튜브’라는 플랫폼 아래 국경이나 인종을 초월해 응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세계 각지에 흩어진 변방의 매체들까지 지금 ‘K-팝 현상’이라는 신조어에 집중하는 이유다.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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