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미래의창 / 2021년 4월 / 231쪽 / 16,000원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김병규 지음

저자 소개

서울대학교 심리학 학사, 경영학 석사.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경영대학 마케팅 박사. (전)USC마셜경영대학 교수. (현)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경영학자이며, 마케팅, 심리학, 뇌과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마케팅 분야의 최고권위지인 Journal of Marketing,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심리학 분야의 최고권위지인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등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였고, 뇌과학 분야 저널인 Journal of Neuroscience에도 논문을 게재하였다

책소개

이 책은 플라스틱이 환경에 일으키는 문제와 해결책을 다룬다. 저자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등 인류를 위협하는 환경 요소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이 주목받는 이유는 우리 주변에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플라스틱이 무엇이며 어떻게 우리와 지구를 아프게 하는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을 위한 브랜드 전략과 소비자의 새로운 평가 기준인 그린 등에 대해 알려준다.

요약본 본문

플라스틱, 재앙의 시작

소리 없는 킬러, 플라스틱

지금 우리 주변에서 플라스틱이 사용된 제품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자. 생각보다 많은 곳에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될 것이다. 플라스틱은 열과 압력을 가해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고분자 화합물을 말한다. ‘플라스틱(Plastic)’이라는 용어는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되었다. 단어가 뜻하는 바와 같이 플라스틱은 다양한 형태와 여러 성질을 가진 모습으로 변형이 가능하다. 게다가 가격까지 무척 저렴하다.

플라스틱이 개발되기 전에는 목재, 금속, 세라믹, 천연고무 등이 제품의 재료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들은 가격도 비싸고 원하는 형태로 만들기도 어려워 제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개발로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도 수없이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플라스틱은 현대인의 삶에 많은 혜택을 가져다준 가장 획기적인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1950년에 150만 톤에 불과했던 생산량이 2019년에는 3억 7천만 톤으로 무려 250배나 증가했다. 문제는 버려진 플라스틱이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시스」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지금까지 생산된 83억 톤의 플라스틱 가운데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63억 톤에 달한다고 한다. 이 중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9%에 불과하다. 나머지 91%의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12%는 소각되었고, 79%는 땅에 매립되거나 자연 속에 버려졌다. 50억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2050년에는 자연에 남겨진 플라스틱 폐기물 양이 120억 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버려진 플라스틱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다.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에서 용기와 포장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17%에서 2015년에는 25%로 많이 늘어났으며 사용량 또한 계속 증가세에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이 확산하고, 식음료와 배달 음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의 사용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거래와 배달이 폭증하면서 플라스틱 포장재와 그에 따른 폐기물이 더 많이 증가했다.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가 큰 문제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는 플라스틱 제품 중 가장 짧은 생애를 가지기 때문이다. 일회용 생수병이나 테이크아웃 용기는 짧으면 몇 분, 길어야 몇 시간 사용하고 버려진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는 사용량만큼 버려지는 폐기물의 양과 속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영국 자선 단체 앨런 맥아더 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는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 가운데 32%는 수거조차 되지 않은 채 자연에 방치되고, 40%는 매립되며, 14%는 소각된다고 한다. 물론 매립되거나 자연에 방치된 플라스틱이 분해되기는 하나 플라스틱 하나가 분해되는 데에만 수백 년이 걸리므로 그대로 자연 속에 남아 있는 거나 다름없다. 페트병은 분해되는 데 450년이 걸리고, 일회용 기저귀나 캡슐형 커피 용기는 500년 동안 썩지 않는다. 그나마 비닐봉지가 빨리 분해되는 편이지만 이마저도 분해되는 데 10년에서 20년은 걸린다. 한편 매립되거나 방치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조각으로 나눠지고, 이 조각들은 비를 타고 강으로,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앨런 맥아더 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의 양은 1억 5천만 톤으로 2050년이 되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더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해양 오염의 피해는 고스란히 동물들에게 간다. 바다에 사는 해양 동물이나 새들은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용기나 조각들을 먹이로 착각해서 먹곤 한다. 이렇게 플라스틱에 노출된 해양 동물들은 플라스틱을 먹은 후 오는 포만감으로 배고픔을 느끼지 못해 정작 필요한 영양소 섭취는 어려워져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포함된 다이옥신과 같은 물질이 해양 동물의 체내로 흡수될 수도 있고,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과정에서 해양 동물에 해로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플라스틱 조각들과 결합해 체내로 들어오기도 한다. 그리고 플라스틱을 먹지 않았다고 해도 버려진 비닐봉지에 머리가 걸려 질식사하거나 그물망이나 끈에 감겨 죽은 해양 동물들도 많다.

그런데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동물들의 피해는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호주 매쿼리대학교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지구 산소 공급의 5~10%를 책임지고 있는 광합성 박테리아 프로클로로코쿠스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이 담긴 바닷물에 프로클로로코쿠스를 넣고 이 미생물에 발생하는 변화를 관찰한 결과, 플라스틱이 이들의 성장과 광합성을 방해하고, 유전자 변형까지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이 바닷속 산호마저도 병들게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산호는 작은 물고기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공생관계에 있는 갈충조류에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지구의 산소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연구진에 따르면 플라스틱 조각에는 산호에 해로운 박테리아가 붙어 있어서 플라스틱 조각이 산호와 접촉하면 산호가 질병에 걸릴 확률이 4%에서 89%로 증가한다고 한다. 문제는 이미 많은 산호들이 플라스틱으로 뒤덮여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청정 지역의 공기와 북극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눈조차도 이미 플라스틱에 오염된 상태다. 2019년 4월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프랑스와 영국의 과학자들이 프랑스의 대표 청정 지역인 피레네산맥의 대기 질을 분석했는데, 해발 고도 1,370킬로미터 고산지대에 분석기를 설치하고 5개월 동안 대기 샘플을 수집했더니, 분석기 표면 1제곱미터 당 매일 365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는 중국의 공업 지대인 둥관시의 대기에서 발견되는 미세 플라스틱 양과 비슷하다. 이처럼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구의 산소 공급을 책임지는 미생물과 산호를 병들게 하며, 청정 지역의 공기와 눈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플라스틱을 알아야 답이 보인다

다양한 시도, 그리고 한계

최근 플라스틱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이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해결책을 크게 분류하면, 플라스틱 사용 감소(Reduce), 대체 소재 사용(Replace), 재사용 시스템 구축(Reuse)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세 가지 유형 모두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한계점이 존재한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플라스틱제로 실천하기: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일회용이나 단기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더욱더 사용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흔하게 사용하는 일회용 생수병을 생각해보자.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물의 양은 2리터 정도다. 모든 물을 일회용 생수병에 담긴 500밀리미터 생수 제품으로 섭취한다고 가정하면, 한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1년에 1,460개에 달한다. 그렇다면 일회용 생수병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사람들이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한 수질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원수 관리가 철저한 북유럽의 경우 수돗물을 바로 마시는 비율이 90%나 된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수돗물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수돗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

두 번째 대안으로 가정용 정수기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런데 계약 기간 동안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총금액은 사실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달한다. 경제적인 측면만 고려하면 쿠팡이나 SSG.COM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생수를 구입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또한 정수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필터가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고 폐기 처리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가장 일반적인 세 번째 방법은 텀블러 사용이다. 사람들이 가정에서 수돗물이나 정수기 물을 마신다고 하더라도 일회용 생수병 사용이 유의미하게 줄어들기 위해서는 외출할 때 다회용 용기에 물을 담아서 들고 다녀야 한다. 하지만 하루 동안 마실 물을 들고 다니는 일은 많은 불편함을 가져온다.

대체제를 찾아라: 일회용 생수병만큼이나 음식 포장재로 사용되는 플라스틱도 최근 큰 문제다. 간편식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사람들의 간편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간편식 생산업체가 포장재를 플라스틱이 아닌 다른 소재로 대체하는 것이다. 즉, 일회용 용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어렵다면 대체 소재를 개발해서 사용하면 된다. 이런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바로 바이오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이란 식물성 원료(옥수수 등)를 일정 부분 포함한 플라스틱을 말하는데, 이는 식물성 원료 사용으로 화석 연료가 적게 포함되어 있어 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연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달리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분해 가능한 플라스틱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만들어진 대부분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특수 시설(60도 이상의 온도에서)에서만 분해가 가능하다. 그런데 땅이나 바다가 60도 이상의 온도를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생분해성 플라스틱도 오랜 시간 분해되지 않고 자연에 남게 된다. 그러므로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다른 대체재로 유리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유리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플라스틱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운송 과정에서도 에너지 사용 및 탄소 배출이 많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유리의 수거율과 재활용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플라스틱보다는 친환경적인 소재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기업의 비용을 크게 높인다는 것이다. 또한 유리 용기가 적용 가능한 제품이 음료나 화장품 등 일부 제품에 한정되어 있어서 유리가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의 주요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재사용을 생활화합시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배출을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플라스틱 용기의 재사용이 가능해지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재사용’은 재활용 과정 없이 동일한 용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즉,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용기에 내용물만 리필해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는 버려진 플라스틱 사용량을 실제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이상적인 해결책 가운데 하나다. 칠레의 알그라모가 재사용 시스템의 좋은 예다.

알그라모는 슈퍼마켓에 식료품이나 생활용품 자판기를 보급하고 있다.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제조사에서 만들어서 판매하는 대용량 제품이 양이나 가격 면에서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알그라모는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만 용기에 담아갈 수 있는 판매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용기는 재사용되므로 플라스틱 폐기물도 나오지 않는다. 최근에는 소비자 거주 지역에 직접 리필 트럭을 보내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은 이 트럭에 가서 쌀, 사료, 세제 등을 알그라모가 제공하는 리필 용기에 원하는 만큼만 구입한다.

재사용 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매장으로 재사용 용기를 가져오는 불편함을 줄여야 하는데, 미국의 재활용 기업인 테라사이클이 선보인 ‘순환’이라는 뜻을 지닌 ‘루프(Loop)’라는 이름의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P&G, 네슬레, 펩시코, 유니레버 등 20여 개가 넘는 대표적인 소비재 기업과 파트너를 맺은 루프는 오랜 기간 재사용이 가능한 소재(알루미늄이나 고밀도 플라스틱)를 이용해 용기를 만든다. 소비자가 루프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루프는 재사용 용기에 제품을 담아 재사용이 가능한 루프 가방에 상품을 넣어서 보내준다. 소비자는 사용한 빈 용기를 다시 루프 가방에 넣어서 돌려보내면 된다. 그러면 루프는 이 빈 용기를 세척하고 내용물을 다시 채워 새로운 상품으로 판매한다.

루프의 재사용 시스템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배송에서 발생하는 포장재 발생도 줄인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낮은 참여율이다. 현재 P&G, 유니레버, 네슬레 등의 브랜드가 루프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지만, 루프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는 많지 않다. 가격도 일반 슈퍼마켓보다 비싸며, 첫 구매 용기에 대한 보증금을 내야 한다. 루프와 같은 재사용 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상품 종류를 늘리고 가격을 낮춰서 전자상거래업체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일부 고소득층으로만 이용자가 한정될 수 있다.

환경 문제에서 플라스틱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

플라스틱 문제는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더욱더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서는 플라스틱 문제를 더 자주 다룰 것이고 정부는 더욱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게 되고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참여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될 것이다. 나아가 플라스틱 문제는 소비자들이 기업과 브랜드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MZ세대는 진실한 브랜드를 원한다: 플라스틱 문제가 계기가 되어 최근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에게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MZ세대의 소비자들은 진실한 브랜드를 원한다. 기업의 운영 방식과 마케팅이 윤리적이길 바라고, 사회 문제에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 특히 환경 문제에 있어서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이들은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브랜드를 응원하고, 이런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반면 진실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브랜드는 아무리 제품의 품질이 놓고 가격이 저렴해도 등을 돌린다. 따라서 앞으로 플라스틱 문제는 모든 기업에 가장 중요한 위험 요소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플라스틱 문제를 외면하는 기업은 언론과 소비자로부터 큰 비판을 받게 될 것이고,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기업에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플라스틱 문제를 마케팅 차원에서 다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 마케팅 차원에서 플라스틱 문제에 다가서는 기업은 소비자들이 금세 알아차리고 외면할 것이다.



순환적 플라스틱을 위한 다섯 가지 리사이클 원칙



플라스틱을 순환하라

최근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순환경제(Circular Economy)가 주목받고 있다. 순환경제란 자원이 폐기되지 않고 계속 순환되어 사용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즉, 사용된 제품이 버려지지 않고 재사용되어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데 이용됨으로써 새로운 자원의 사용과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것인데, 이런 순환경제 개념은 플라스틱 문제에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기해준다.

대부분의 플라스틱 제품은 화석 연료로부터 만들어지고, 사용된 후 폐기된다. 즉, 자원이 ‘생산 → 사용 → 폐기’라는 일방향의 흐름을 가지는데, 이런 흐름은 천연자원을 고갈시키고, 생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시키며, 버려진 폐기물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동식물에 피해를 준다. 하지만 사용한 플라스틱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 과정을 통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킨다면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이것이 ‘사용 → 수거 → 재활용 → 재사용’이라는 순환 시스템이다. 순환 시스템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용한 플라스틱이 모두 수거되고, 수거한 플라스틱이 최대한 재활용되어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런데 순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분석해보면, 두 가지 근본적인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플라스틱 폐기물의 가치에 대한 인식과 고품질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시장 수요다. 많은 사람들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가치가 높은 자원이라고 인식하지 않으며, 그저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사용한 플라스틱 용기나 포장재를 쉽게 버려도 무방하다고 여기게 만든다. 그러니 기업의 수거 시스템 참여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만든 제품의 가치도 낮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은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원자재 시장에서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수요가 없으면 재활용품 수집업체들이 자신들이 수집한 폐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니 재활용품 수집업체의 양적ㆍ질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플라스틱을 순환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가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하는 동시에, 원자재 시장에서 고품질의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높은 수요를 만들어내야 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이 책에서 기업에 제안하는 것은 간단하다. 상품성이 가장 뛰어난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환경 보호인가? 그린워싱(Greenwashing)인가?

최근 소비재 기업 중에는 제품 소재로 재활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환경 문제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환경 보호에 대한 실질적 기여 없이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만 홍보하거나 마케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그린워싱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린워싱이란 실제로 환경 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 마치 도움이 되는 것처럼 기업의 활동을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속이는 마케팅 활동을 말한다. 코카콜라의 해양 플라스틱 제품을 예로 들어보자. 2019년 10월 코카콜라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코카콜라의 새로운 용기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제품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84개 해안에서 모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25% 함유하고 있는 페트병이었다. 이와 함께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코카콜라가 생산하는 모든 용기 재질의 50%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언뜻 듣기에는 코카콜라가 플라스틱 줄이기에 앞장서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많은 환경 단체들은 오래전부터 코카콜라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라고 요구해왔다. 코카콜라는 전 세계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재 플라스틱 문제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라 할 수 있다. 해양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고 코카콜라가 홍보한 제품도 사실상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는 이미지 관리를 위한 홍보물이었다. 제작 개수도 고작 300개였다. 실제 판매도 하지 않는 홍보용으로 만든 제품을 가지고 코카콜라는 마치 자신들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만 만들려고 한 것이다.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고 언론 보도와 환경 단체의 활동이 많아질수록 기업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홍보성 활동을 구분하는 사람들이 증가할 것이다. 설령 기업이 선한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이더라도 실제로 환경 문제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의도와 다르게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데에는 원칙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상품성, 수요성, 전반성, 과정성, 자급성 다섯 가지로 리사이클(Recycle) 원칙을 설명하고자 한다.

리사이클 원칙 ① 상품성 - 가장 뛰어난 제품에 재활용 자원을 사용하라

제품의 상품성은 제품의 품질과 성능, 디자인, 그리고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제품이 플라스틱 순환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제품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고 갖고 싶어 할 정도로 품질과 성능이 뛰어나고, 디자인이 우수하며,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를 갖춰야 한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이미 이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이 있는데, 바로 메소드(Method)라는 생활용품 브랜드다.

메소드는 주방 세제, 세탁 세제, 손 비누와 같은 세정용품을 만드는 미국 기업이다. 메소드가 짧은 기간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디자인에 있다. 대부분의 세정용품은 기능성을 강조하는 형태로 디자인된다. 동일한 외관에 제품의 성능을 강조하는 문구를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메소드는 기존 세정용품들과 달리 제품을 아름다운 형태의 색을 가진 용기로 새롭게 디자인했고,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메소드는 환경을 위해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용기를 만들면서도 이를 특별히 홍보하거나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메소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메소드의 용기 디자인이 매력적이고 제품의 품질이 좋아서 구입하는 것이지, 메소드가 환경 문제에 기여했기 때문에 구입한 것이 아니다. 메소드의 사례는 플라스틱을 순환하는 데 있어서 제품의 상품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재활용 자원을 사용했다는 점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판매될 수 있는 좋은 제품이어야 한다. 제품의 품질과 성능이 우수하고 디자인이 뛰어나면서 가격 경쟁력도 갖춘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야 플라스틱은 순환성을 가질 수 있다.

리사이클 원칙 ② 수요성 - 순환성에는 수요가 필요하다

아무리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제품이더라도 제품의 수요가 제한적이라면 플라스틱은 순환성을 가지기 어렵다. 앞서 언급했던 코카콜라가 선보인 해양 플라스틱 재활용 용기를 생각해보자. 이 제품은 300개만 제작되었다. 용기에 포함된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이 25%라는 사실에 기초할 때, 이 제품이 실제로 순환한 플라스틱의 양은 몇 백 개뿐이다. 기업이 플라스틱 문제에 기여하고자 한다면 버려진 플라스틱을 최대한 많이 순환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만든 제품의 생산량과 판매량이 모두 높아야 한다. 아무리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서 제품을 만들더라도 제품이 소량으로만 만들어진다면 이는 그린워싱에 불과하다.

리사이클 원칙 ③ 전반성 - 모든 제품과 포장재에서 순환성을 추구하라

기업이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제품 하나를 만든다고 해서 플라스틱 순환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플라스틱 문제에 책임감을 가지는 기업이라면, 모든 제품과 포장재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최대한 많이 사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즉, 재활용 자원이 모든 제품과 포장재 전반(Wholeness)에 걸쳐 적용되어야 한다. 기술적으로 어렵다면 연구를 통해 방법을 찾아야 하고,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이 문제라면 인식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홍보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환경 보호를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라면 소비자들은 분명 이런 기업을 알아줄 것이다.

리사이클 원칙 ④ 과정성 - 생산 과정과 운영 방식을 개혁하라

모든 제품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원료를 가공하고, 원하는 형태로 변형하고, 재료를 조립하거나 재단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버려진다. 플라스틱을 제대로 순환하기 위해서는 생산 과정에서부터 자원의 사용을 줄이고 발생하는 부산물을 자체적으로 재활용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더불어 환경을 보호하고자 한다면 기업 내부에서도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자원을 순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대표적 친환경 기업인 파타고니아는 제품에 재활용 자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2020년 기준으로 파타고니아 제품의 68%가 재활용 자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더 인상적인 부분은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도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랜드가 삼아야 하는 최고의 목표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소비자의 일시적인 관심이나 흥미가 아닌 진심 어린 애정을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드러나는 것뿐만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진실하고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환경 문제에 기여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에서 자원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리사이클 원칙 ⑤ 자급성 - 재활용 자원을 스스로 공급하라

최근 고품질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구입하는 것이 과거에 비해 수월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 플라스틱을 구입하듯이 재활용 플라스틱을 손쉽게 구입하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플라스틱 순환의 진정한 의미는 자신이 사용한 플라스틱을 직접 수거해서 새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즉, 기업이 사용할 재활용 자원을 스스로 공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재활용 플라스틱은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자국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국의 환경 문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자국 내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수거해 사용할 재활용 자원을 스스로 공급하는 자급성의 원칙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에게 자급성은 어려운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미 이런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서 니트 가방을 만드는 플리츠마마는 2020년에 ‘플리츠마마 제주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컬렉션은 제주도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만 사용해 재활용 원사를 추출했다. 이는 한국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만으로도 고품질의 재활용 자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을 위한 브랜드 전략



진정성 있게 다가가라

플라스틱 문제에 책임감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심을 담아 노력하는 기업이라면 자신들의 활동을 과대 포장하거나 홍보할 필요가 없다. 엄청난 정보력을 가진 요즘 소비자들은 오히려 과대광고를 의심한다.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은 기업이 한 노력의 가치와 그 속에 담긴 진심을 알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플라스틱 순환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를 조용한 재활용 전략, 즉 사일런트 리사이클(Silent-Recycle)이라 표현하고자 한다. 기업이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했다는 것을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상품성이 높은 제품은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만들어내고 플라스틱 순환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제품과 포장재 전반에 걸쳐서 재활용 자원을 사용하고, 제품 생산 과정에서도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면 홍보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은 기업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환경 보호에 마케팅이나 홍보는 필요하지 않다. 기업은 조용한 재활용 전략이 지구와 사람, 그리고 기업을 위한 최고의 브랜드 전략임을 명심해야 한다.

재활용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라

조용한 재활용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외에 몇 가지 전략이 더 필요하다. 우선 재활용 자원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여야 한다. 제품의 높은 상품성은 소비자가 가진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효과가 있지만, 그럼에도 소비자 중에는 자신이나 가족이 사용할 제품에 대해서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특히 피부 접촉이 많은 화장품 용기나 식품이나 음료 용기, 유아나 아동 제품에 대해서는 재활용 플라스틱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이런 거부감을 감소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이유는 재활용 플라스틱이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플라스틱을 수거했고, 누가 수거했으며, 어디에서 수거했고, 어떻게 재활용 처리됐는지 등 재활용 플라스틱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정보가 구체적이면 사람들의 불안감은 줄어든다. 다만 정보가 너무 많아지면 정보의 전달력은 약해진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플라스틱 재활용의 모든 과정을 함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재활용 플라스틱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플라스틱의 수거 과정과 재활용 플라스틱의 생산 과정 전체를 책임지는 브랜드가 있으면, 사람들은 그 브랜드를 통해서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된다. 이런 믿음이 형성되면 재활용 플라스틱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에 대한 세세한 이해 없이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을 신뢰할 수 있다. 좋은 예로 아디다스가 있는데, 아디다스는 2015년부터 오션 플라스틱으로 만든 운동화를 출시하고 있고, 그 모든 과정을 ‘팔리(Parley)’라는 브랜드를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조직 구조를 갖춰라

기업이 환경 문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조의 역할도 중요하다. 흔히 많은 기업에서는 마케팅 조직이나 PR팀에서 환경 문제를 담당한다. 하지만 마케팅팀이나 PR팀이 환경 문제를 담당한다는 것은 환경 문제를 단지 마케팅 차원으로만 본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다. 따라서 환경 문제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별도의 전담 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조직의 미션이 ‘환경 문제에 대한 기여’임을 분명하게 정의해야 한다. 아울러 플라스틱 순환을 담당하는 조직의 구성과 함께 필요한 것은 리더십이다. 환경 보호를 위한 기업의 활동이 추진력을 얻고 내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조직의 최고 의사결정자 수준에서 환경 문제를 담당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이런 개념으로 최근 등장한 것이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즉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다. 이케아, P&G, 나이키, 미국의 식품기업 제너럴밀스(GIS) 등이 CSO를 두고 있다. 이케아의 경우, 각 지역의 CEO가 CSO를 겸직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 CSO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들은 자원의 사용을 줄이고 자원을 순환하기 위한 전략을 세울 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진이 단기적 이익을 중시하는 전략을 세울 때 단기적 이익보다 환경을 중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환경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회사 내에 다양한 조직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다음으로 조직에 필요한 것은 기업의 모든 구성원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의 활동은 기업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 태도, 문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기업 구성원들이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여긴다면, 기업의 운영과 생산 과정, 만드는 제품과 마케팅 등 모든 측면에서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올 수 있다.



소비자의 새로운 평가 기준, 그린



브랜드를 평가하는 소비자의 다섯 가지 기준

환경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환경 보호를 내세우는 기업의 활동은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경 보호에 실질적 기여는 하지 않으면서 친환경 이미지만 구축하려는 기업이나 친환경이 돈이 된다는 생각에 환경 보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기업도 많아질 것이다. 때문에 기업의 환경 보호 활동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더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실제로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해내야 한다. 진정성을 가지고 환경 보호 활동을 하는 기업에는 박수를 쳐주고, 환경 보호를 마케팅적으로만 이용하는 기업은 건설적인 비판을 통해 이들이 환경 보호를 위해 더 노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기업의 환경 보호 활동의 진정성을 평가할 수 있을까? 앞에서 소개한 ‘플라스틱 순환을 위한 리사이클 5원칙’은 기업을 위한 가이드라인이지만 소비자가 브랜드를 평가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므로 기업의 환경 보호 활동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면서 평가하라. ‘① 제품 수요는 충분한가? ② 제품과 포장 전반에 걸쳐 재활용 자원을 사용했는가? ③ 생산 및 운영 과정에 있어서 자원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했는가? ④ 자사가 판매한 제품의 플라스틱을 수거했는가? ⑤ 환경 보호 활동을 지나치게 홍보하고 있지는 않는가?’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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