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야 울지 마라

리더북스 / 2020년 6월 / 264쪽 / 15,000원

홍보야 울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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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야 울지 마라

김도운 지음

저자 소개

충남대학교를 졸업했고, 대전에 살고 있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원에서는 언론홍보학 석사 공부를 했고, 박사과정은 교육학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신문사 논설위원이란 직함을 갖고 사설과 칼럼을 쓰고 있다. 현역기자 시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를 두루 담당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지역신문을 만드는 일에 청춘을 바친 지역언론 전문가이다. 실용서와 문학서 등 꾸준히 다방면의 책을 집필하며, 언론홍보와 보도자료 작성, 글쓰기와 책 쓰기 등의 관련 강연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사설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주요저서로는 《죽기 전에 내 책 쓰기》, 《급하지 않은 일, 그러나 중요한 일》 등이 있다.

책소개

정책의 성공은 ‘설계가 반, 홍보가 반’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공공기관이 좋은 정책을 수립하고도 홍보의 미숙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이 책은 정책홍보의 주체인 기관이 배포하는 보도자료가 첫째, 주민의 관심사를 고려하지 않는 일방통행, 둘째, 기관장 띄우기에 몰두하는 그릇된 패턴, 셋째, 핵심을 분석하지 못하는 겉핥기식 자료의 반복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경험한 저자가 이에 대한 해법을 담고 있다. 나아가 언론홍보법과 보도자료 작성법은 물론 공직자가 가져야 할 홍보마인드를 세부적으로 정리했다.

요약본 본문

1장 주민께 드리는 보고, 정책홍보

보고할 의무, 보고받을 권리

국민은 국가에 권력을 위임했을 뿐: 중앙정부의 경우 모든 국민, 지방정부의 경우 해당 지역 주민이 구성원이다. 국민 또는 주민은 각각 의무와 권리를 갖고 있다. 국민은 국가와 납세와 교육, 근로, 국방의 의무를 부여받는다. 또한, 국민은 자신이 가진 국민으로서의 권력을 국가에 위임한다. 그 결과 국가는 국민이 납부하는 세금을 징수하고 각종 국가권력을 행사하게 된다, 지방정부와 주민 간의 관계도 그 원리가 같다. 공무원은 개인적으로는 국민의 한 사람이지만 국가를 대신하여 정해진 법에 따라 행정을 집행하는 역할을 하고 국가를 대신하여 국민에게 행정의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갖는다.

국가직이 됐든, 지방직이 됐든 공무원이 국민에게 시행해야 할 서비스는 참으로 포괄적이다. 그중 중요한 한 가지가 바로 자신이 하는 일을 소상히 알리는 일이다. 그것은 공무원의 의무이다. 또한 국민은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이다. 쉽게 설명하면 내가 낸 세금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위해서 잘 쓰이고 있는지를 보고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은 자신이낸 세금이 자신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되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 공무원은 그 의문을 속 시원히 풀어줄 의무가 있다.

주민은 상관 위에 있음을 명심하라: 상당수 공무원은 자신이 부여받은 업무와 관련해 자신의 상관에게만 보고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또는 주민의 대표기구인 의회와 의원에게만 보고하면 되는 것으로 착각해 정작 가장 중요한 보고 대상이 주민이라는 사실을 망각한다. 특히, 상관에게 보고하는 일에 모든 관심을 집중한다. 의회에 대한 보고도 요청받는 자료를 제공하는 데 그친다. 능동적으로 자료를 제공하려는 생각은 여간해서 하지 않는다. 의회가 주민의 대표기구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에게 보고하고 자문받고, 평가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렇다면 주민에게 정책을 보고하는 길은 무엇일까? 실상 그 방법은 무수히 많다. 포스터나 현수막 등을 제작해 게시하거나, 소책자나 카탈로그 등을 제작해 배포하는 방법도 있다. 토론회나 주민설명회 등을 개최하는 것도 널리 활용되는 방법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중 가장 쉽고, 빠르고, 정확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언론을 활용하는 것이다. 즉, 언론매체를 활용하는 것은 저비용 고효율을 누릴 수 있는 정책의 홍보방법이다. 언론을 이용하는 길은 다양하지만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방법은 보도자료를 작성하여 배포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도자료를 제때 작성해서, 정확하게 배포하는 것은 공무원들이 해야 할 기본 업무이다.

국민은 언론 보도를 통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추진하는 정책을 알게 된다. 추진되는 정책에 따라, 내 생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될 지 알게 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마련돼도 수혜자인 주민이 알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공공기관이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준 이들이 주민이다.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해 준 이들도 주민이다. 따라서 공무원은 주민에게 크고 작은 정책을 소상히 알릴 의무가 있다. 주민은 새롭게 마련된 정책의 방향, 이미 진행 중인 정책의 상황을 알 권리가 있다. ‘국민의 알 권리’는 근래 들어 아주 포괄적으로, 아주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주민은 무엇을 궁금해 할까

주민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기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보도자료를 받는다. 기자는 방대한 분량의 보도자료를 처리하여 지면이나 온라인, 또는 방송에 보도되도록 한다. 또한 기자도 주민이고 정책의 수혜자이다. 기자는 기관이 배포하는 정책홍보용 보도자료를 가장 먼저 접하는 주민이다. 기자가 주민의 시각으로 공공기관이 보내온 보도자료를 접해보면 대부분이 낙제점 수준이다. 이처럼 명쾌하지 않은 보도자료를 발송하는 것은 정책을 개발해서 내용을 전달하는 자와 정책의 수혜자이면서 내용을 전달받는 자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주민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은 전달자 중심의 자료가 배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무원과 전혀 다른 주민의 관심사: 어느 지역에 주민체육관이 준공돼 관련 보도자료가 배포된다고 했을 때 정보를 제공하는 자와 정보를 받는 자 간의 관점 차이를 보자. 우선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매체에 뿌리는 시점에 대한 차이에서 간극이 발생한다. 공무원의 경우, 형식을 중시하기 때문에 개관식을 하는 날이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디데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준공을 해서 이용이 시작된 이후 적게는 수일에서 많게는 수주가 지났어도, 이를 근거로 보도자료를 발송하지 않는다. 기관장을 비롯한 요인들이 참석하는 개관기념식을 하지 않았으면 개관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관장과 정치인 등을 초청해 축사와 격려사를 듣고, 개관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을 하고, 사진을 찍어야 보도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관장과 정치인들이 시간을 낼 수 있는 날을 개관식으로 잡고, 그 행사 내용을 보도자료에 담아내려고 한다. 그러나 주민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준공이 언제이고 내가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개관일이 언제인지에 주목한다. 개관식에는 별 관심이 없다.

또한 보도자료에 담는 내용이 무엇이어야 할지에 대해 공무원과 주민은 더욱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공무원은 앞서 밝힌 대로 개관식이라는 행사 자체에 집중한다. 특히 기관장이 누가 참석하고, 정치인이 누가 참석하는지 그리고 의전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모든 관심이 집중돼 있다. 그다음으로는 행사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출연을 요청한 공연단의 활동에 집중한다. 그다음으로 신경 쓰는 것은 객석에 얼마나 많은 주민이 참여해 자리를 채워주는가이다. 사전에 인원 동원을 약속한 단체에서 약속한 인원을 실제로 보내왔는지, 무대에서 볼 때 객석이 꽉 차 보이는지 아닌지에 집중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도자료를 받아보면 그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누가 참석하였고, 무슨 공연이 펼쳐졌고, 참석자는 몇 명이었다는 내용이 보도자료 내용의 대부분이다.

자기중심으로 가치를 부여하는 주민들: 하지만 주민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주민은 행사 자체에 주목하지 않는다. 개관식 등의 행사는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과 서비스를 받거나 수건 등의 기념품을 받는 일이 없다면 주민은 그나마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기관장이나 정치인의 참석도 관심 밖이다. 주민은 내가 표심을 행사해 기관장을 만들어 주고, 의원을 만들어 줬으니 그들을 받들어 모실 필요가 없으며, 행사는 따분하고 지루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주민의 관심사는 체육관이 개관한다면 언제부터 이용할 수 있나, 휴관은 언제인지, 요금은 얼마인지, 무슨 시설이 갖춰져 있나, 주차장은 얼마나 확보돼 있고 주차요금은 얼마인가, 식사나 간식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은 갖춰져 있는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지, 몇 시에 개장해서 몇 시에 문을 닫는가, 경로나 청소년 할인은 얼마나 되는가 등의 실질적인 내용을 궁금해  하고 언론매체 등을 통해 그러한 정보가 제공되기를 바란다.

정보의 공급자와 수용자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부조화의 극치이다. 주민은 종아리가 가려운데 공무원은 등을 긁어주며 “시원하지?”라고 묻고 있는 꼴이다.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 곧 주민이 관심을 두는 분야라고 착각하고 있다. 기관으로부터 보도자료를 받아 가공하여 매체에 보도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자는 답답함을 느낀다. 주민이 원하는 바가 이것이 아니란 걸 아는데 기관은 늘 기관장과 정치인의 구미에 맞는 행사를 치르고, 그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주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일이라고 착각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홍보의 기본 원칙, 선택과 집중

마력의 숫자 3: 보통 사람은 기억에 한계를 갖고 있어 집중하지 않으면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없다. 자신이 거주하는 군의 군정방침 열 가지를 외우고 다닐 주민은 없다. 만약 기관이 그것을 원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그러나 암기하고 이해해야 할 내용이 세 가지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군정의 핵심 방향이 세 가지인 군 단위 지자체가 있다고 가정하자. 세 가지의 군정방침이 매체를 통해 수시로 소개되고, 군수가 어느 곳에서든 마이크를 잡고 세 가지만 집중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시나브로 주민의 귀에 군정방침 세 가지가 각인될 것이다. 핵심 사항이 넷 이상이면 복잡해지고 굳이 암기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지만 셋이면 자연스럽게 암기한다. ‘3’은 한국인에게 마법 같은 숫자이다. 일부러 외우지 않는 한 암기의 한계는 셋까지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세 가지 이상은 침투가 어렵다: 예를 들어서 지방의 A군이 군정의 목표를 열 가지로 잡았다고 가정하자. 그 열 가지는 아무리 강조하고, 여러 매체를 통해 집중하여 홍보해도 전 주민이 이해하고 암기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을 세 개의 카테고리로 묶어 키워드를 만들고 유사한 항목을 하위개념으로 잡아 상위개념의 세 가지를 집중적으로 홍보한다면 주민은 군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A군의 군정 목표가   인구 10만 명 달성과 시 승격   전국 10대 축제 선정   국내 10대 기업 공장 10개 유치라고 정해졌다고 가정해보자. A 군의 군수가 주민과 만나는 자리마다 이 세 가지를 설명하고 강조한다면 주민은 금세 군정의 방향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또한 매체를 통해 이를 집중 홍보한다면 웬만한 주민은 모두 군정의 방향을 이해하고, 암기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대화의 소재로 삼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군의 정책홍보는 큰 방향성을 잡은 것이다. 전 주민이 이해하고 암기하는 정책 방향이 결정됐으니 세부계획을 잘 수립해서 추진하는 일만 하면 된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정책이 아닌 다른 정책을 추진할 때는 이것을 셋 중 하나에 접목해 그 하위개념으로 몰고 나가야 한다. 그러면 주민의 정책에 대한 이해의 폭은 한결 넓어질 것이다.

2장 최저비용 최대효과 최고신뢰, 언론홍보

정책홍보의 개념

가장 효과적인 PR은 보도자료: 기관이 시행하려는 정책에 대해 여론을 수렴하고 언제, 어떻게, 무엇을 이용해 최대한 많은 주민에게 전달할지 관리하는 활동을 정책홍보라고 지칭한다. 정책홍보는 주민 의견을 파악해 정책 프로세스에 반영하고 결정된 사실이나 의도가 최대한 잘 이해될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대상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달해 이해와 동참을 끌어내는 체계적인 활동이다. 기관이 정책홍보에 소홀할 경우, 주민은 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시책에 대해 알 수 없고,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 나아가 사실이 왜곡돼 주민에게 전달될 경우, 정책에 대한 오해가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반대 여론에 직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애써 준비한 정책이 시행되기도 전에 오해로 인한 반대에 부딪혀 시행에 이르지 못한다. 따라서 체계적인 정책 홍보의 프로세스를 개발해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다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거에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주민에게 알리고 기관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홍보의 주된 업무였다면, 이제는 기관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에 대한 주민 여론을 파악하고 정책의 추진을 위한 주민의 협조를 얻기 위한 설득작업까지 홍보의 개념에 포함한다. 기관의 홍보업무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주민 여론을 수렴하는 창구기능을 하는 동시에 주민과 기관 간의 거리를 좁혀 나가는 영역까지 확대되었다. 주민의 동의를 전제로 설득력을 확보했을 때 그 정책은 비로소 성공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종합해 볼 때 정책홍보는 정책의 신뢰성과 품질을 향상하고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과정을 통해 기관의 혁신과 신뢰 구축을 이뤄가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홍보를 하는 5가지 이유: 정책홍보를 하는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그 첫째는 소통이다. 기관의 정책이 주민에게 알려지면 그에 따른 주민의 반응이 여론으로 나타나고 여론은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그것이 바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하는 상호 간 소통이다. 두 번째 이유는 정보의 제공이다. 기관마다 주민 안전의 확보와 행복의 증진을 위해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는데,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주민이 상당수에 이른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정책을 체계적으로 홍보하는 일이다.

세 번째는 주민의 관심을 유도하는 일이다. 주민의 관심과 호응을 얻지 못하고는 어떠한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 네 번째는 편견을 극복하는 일이다. 주민이 정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편견이 생기거나 오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편견과 오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어 초기부터 정책의 방향과 의도를 제대로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 끝으로 적대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정책은 모든 주민을 똑같이 만족시키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보는 주민과 그렇지 못한 주민이 발생하게 된다. 정책홍보를 통해 이 같은 상황을 설득시켜야 한다.

언론홍보에 성공한 지자체들

겨울철 세계 7대 불가사의, 화천: 강원도 화천은 주민 인구가 2만 5000명이 안 되는 초미니 지자체이다. 도시지역 한 개 동 인구도 안 되는 적은 주민이 거주한다. 하지만 산천어와 얼음이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일약 전국 최고의 지역 브랜드를 갖게 되었다. 종전의 화천 이미지는 ‘멀다’와 ‘춥다’가 절대적이었다. 남한의 동북쪽 끝에 있는 화천은 전국 어디서든 접근성이 최악이다. 더구나 전국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알려졌다. 멀어서 가고자 하는 마음도 생기지 않고, 추운 곳에 가서 고생할 것을 생각하면 더욱이 나설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화천으로 간다. 이 모든 것이 홍보의 힘이라 할 수 있다.

화천군은 단점이라고만 생각했던 이 두 가지를 장점으로 살려내 오지에서 즐기는 겨울 축제로 입소문을 이끌었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찾아오기 편하게 관광열차를 운행하거나 여행사가 상품으로 개발해 관광버스를 운행하도록 유도했다. 전국에서 열리는 지역 축제 대부분이 봄과 가을에 집중되어 있지만  화천은 겨울을 택했다. 축제 홍보가 겨울에는 많지 않아 집중 조명을 받았다. 화천에 가면 추억을 곁들여 추위와 얼음을 만날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2만 5000명이 거주하는 화천에, 한 해 겨울이면 100만~15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 전국은 물론 세계의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어 미국 CNN이 ‘겨울철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비중 있게 보도하기도 했다.

느끼하지 않은 치즈의 고장, 임실: 전북의 산골 마을 임실은 치즈의 고장이다. 1980년대 들어서 한국 땅에 서양식 레스토랑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부터 피자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보다 앞서 1967년 임실군 임실읍 갈마리에서 치즈가 생산됐다. 벨기에 출신으로 한국 이름 ‘지정환’이라는 신부가 농민의 소득 증대를 위해 치즈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정환 신부는 산양유를 이용해 영국식 체다, 프랑스식 포르살뤼, 이탈리아식 모차렐라 등의 치즈를 생산해 서울 소재 특급 호텔에 납품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처음부터 시장이 확보되지는 않았다. 1981년 치즈를 생산하는 농민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하였고, 산양유 대신 우유를 이용해 치즈 생산을 소량에서 양산 체제로 바꾸었다. 때마침 1980년대부터 모차렐라 치즈 붐이 일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치즈신협은 치즈농협으로 변모하였고 대형 최신 설비를 갖추며 임실은 본격적으로 치즈의 고장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체험형 관광지인 임실치즈테마파크가 13만㎡ 규모로 조성되었고,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유치원생이 체험을 즐기며 치즈를 만드는 영상이 TV를 통해 수시로 전국의 가정에 소개됐다. 가족 단위로 찾아가면 치즈를 이용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치즈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치즈를 집중적으로 홍보해 지역과 연관시키는 브랜드화에 성공하며 임실은 누구나 인정하는 치즈의 고장이 되었다. 더불어 소중한 관광자원을 주민의 힘으로 만들었다. 위대한 홍보의 힘을 주민 모두가 실감하고 있다. 임실 뒤에 치즈란 단어가 자연스럽게 따라 붙으면서 임실치즈의 유명세는 더해가고 있다.

3장 언론홍보는 기자 바로 알기부터

기자의 마음을 훔쳐라

특종을 좇는 기자와 이익을 좇는 기자: 기자는 단 한 건을 쓰더라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특종을 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종일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뭔가 특별한 일이 없을까?’를 찾는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도 특종을 얻기 위해 상대의 말을 여과해서 듣는 버릇이 있다. 이러한 습성이 몸에 배어있다면 그는 뼛속까지 기자이다. 특종은 누군가 대화 중 무심코 흘린 말을 새겨듣고 후속 취재를 하다 찾는 경우가 많다. 누구와 대화를 하며 상대의 말을 필터링하는 습성이 몸에 배어있지 않는다면 그는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사이비기자이다.

기자는 그야말로 특종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럼 특종이란 무엇인가? 세상 모든 기자가 알지 못하는 사실을 혼자 알고 그것을 뉴스로 만드는 일이다. 기자는 특종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다. 특종 앞에 어떤 양보와 타협도 없는 것이 기자정신이다. 한 번이라도 특종의 짜릿함을 경험한 기자라면 제2의, 제3의 특종을 갈구한다. 기자가 특종에 대해 갖는 감정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다. 거듭 말하지만 기자는 특종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이다.

기자의 이러한 특성을 알아야 그들을 이해할 수 있고, 그들을 활용할 수 있다. 기자가 마음 편하게 경계의 안테나를 내려놓는 경우는, 일찌감치 가치 있는 당일 뉴스거리를 확보한 때이다. 매일같이 뭔가를 써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기자는 쓸 거리가 확보되고 나면 그때서야 경계를 풀고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 기자는 쓸 거리를 찾지 못하면 초조함을 드러낸다. 모든 기자에게 똑같이 제공되는 보도자료에 기자는 별 관심이 없다. 오로지 세상에 단 한 명 자신만 알고, 자신만 쓰는 기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놀라게 할 특종까지는 아니더라도 오직 자신만 쓰는 기사를 찾고 있다.

오후가 되면 기자가 얼굴빛에 초조함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럴 때 적당한 기삿거리를 제공해 준다면 진정 센스 있는 행동이다. 제법 묵직한 기삿거리를 주면 기자는 환하게 웃을 것이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가벼운 자료를 들이대며 보도해 달라고 하면 짜증스러워할 것이다. 뭘 쓸지 고민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잡무 수준의 일을 부탁하는 건 참으로 눈치 없는 행동이다. 자신이 취재한 기사를 쓰고 나서야 자료성 기사를 쓰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기자의 습성이다.

게이트키핑 구조 먼저 이해하기

기사를 살리고 죽이는 게이트키핑: 언론을 알려면 게이트키핑이란 용어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게이트키핑(gate keeping)이란 직역하면 ‘문 지키기’의 뜻으로 ‘기자와 데스크 같은 뉴스 결정권자가 뉴스를 취사 선택하는 일’을 의미한다. 신문은 정해진 지면에 기사를 반영하므로 공간에 제한을 받고, 방송뉴스는 시간에 제한을 받는다. 따라서 당일 작성되는 많은 기사 중에서 한정된 뉴스만 신문지면이나 방송뉴스에 보도될 수 있다.

가령 하루치 신문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사가 100건이라고 하면 당일 기자들이 작성한 200건 중 100건은 사장되고 100건은 살아남는 구조이다. 방송뉴스도 마찬가지이다. 기자가 작성한 기사 가운데 제한된 방송시간 내에 보도할 수 있는 분량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사장된다. 그러니 기사로서 살아남으려면 뉴스 가치가 있어야 한다. 뉴스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지면이나 방송에 반영되지 못하고 사멸된다. 물론 언론사로서 애써 작성한 기사를 버려야 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어쩔 수 버릴 수밖에 없다. 결국 기사로서 가치 있는 것만 살아남아 보도될 수 있다.

기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준은 대개 두 가지로 나눈다. 우선은 뉴스로서 가치가 있어야 한다. 독자나 시청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중요한 기사를 죽이고 가치도 없는 기사를 살릴 수는 없다. 따라서 기자가 직접 문제의식을 느끼고 취재하여 작성한 기사는 살아남지만, 기관이 제공하는 자료기사는 가치 측정을 통해 사활이 결정된다. 기자가 직접 취재한 특종이나 단독기사의 경우 100% 살아남는다고 보면 된다. 이런 기사는 생존 다툼을 뛰어넘어 자리다툼을 한다. 즉, 신문이라면 1면 경쟁, 또는 머리기사 경쟁을 하고, 방송이라면 뉴스의 첫 꼭지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한다. 주요기사는 자리다툼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사는 생존의 다툼을 벌이게 된다.

기자는 1차 관문지기: 뉴스의 가치 측정은 1단계에 자료를 받은 기자가 한다. 자신에게 전달된 기사자료 중 뉴스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 가치가 있는 것들만 골라서 기사로 작성한다. 다음 관문은 데스크(부서장)이다. 기자로부터 작성할 기사 리스트를 보고받은 데스크는 가치가 약한 기사는 작성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중량감이 있는 기사는 작성 방향을 지시한다. 그러고는 편집국장 또는 보도국장이 주재하는 데스크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보도할 뉴스를 확정 짓는다. 이렇듯 여러 관문을 통해 기사를 선별하는 과정을 게이트키핑이라고 부른다. 게이트키핑을 거쳐 살아남아야 최종 뉴스로 보도된다. 언론을 이해하려면 먼저 게이트키핑을 이해해야 한다.

반면 공간과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인터넷 매체는 기사를 취사 선택할 필요 없이 무한정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 그래서 게이트키핑이란 과정이 없다. 특히 1인 미디어는 쓸 것인지, 말 것인지를 혼자 정한다. 그만큼 의사결정 구조가 빨라 기사를 민첩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치 없는 뉴스, 수용자의 관심이 없는 뉴스까지 보도한다는 단점도 있다.

뉴스 공해에 시달리는 수요자는 언론사가 게이트키핑을 해줄 경우, 한결 쉽게 실속 있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그동안 언론사가 권력기관으로 인식된 것은 따지고 보면 게이트키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게이트키핑을 통해 기사를 실을 것인지, 싣지 않을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정의가 바로 서지 못하고 혼탁하던 시절에는 게이트키핑이란 허울 아래 언론사 임원이 기사 넣고 빼고를 떡 주무르듯 결정했다. 큰 뉴스를 작게 보도할 수도 있었고, 그 반대로 가능했다. 그것이 그들의 권력이었다.

4장 정책홍보의 출발점 보도자료

스트레이트가 뭐기에?

5W1Y가 가장 명확한 글: 언론인이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아마 ‘스트레이트’가 아닐까 싶다. 따라서 스트레이트란 말은 기자를 이해하고, 언론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필요한 말이다. 사전적으로는 ‘직선’이라는 명사 의미와 함께 ‘똑바로’, ‘연속해서’, ‘곧장’, ‘바로’ 등의 부사적 의미가 있다. 스트레이트는 기사를 작성하는 하나의 문체이다. 사실상 거의 모든 기사는 스트레이트로 쓴다. 스트레이트란 한 마디로 ‘불필요한 내용이나 표현 없이 꼭 필요한 말만 간추려서 사실에 따라 객관적으로 쓰는 글’을 의미한다. 흔히 말하는 5W1H(Who, When. Where, What, How, Why)를 기반으로 핵심적인 내용을 간추려 객관적 사실을 전하는 글이다. 불필요하게 뜸 들이는 말을 쓰지 않고, 꾸미는 말도 쓰지 않는다. 에둘러 쓰지도 않는다. 아주 직설적으로 필요한 말만 쓴다. 꼭 하고 싶은 말, 중요한 말부터 차례로 쓴다. 이 글쓰기 방법을 연역적 기술방식 또는 두괄식 글쓰기라고도 한다.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는 글, 즉 기사체 문장이 바로 스트레이트이다.

스트레이트는 가장 전달력 있고, 호소력 있고, 논리적인 글이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절대 익숙하지 않은 글이다. 한중일 동아시아문화권에서는 서론-본론-결론의 삼단논법에 맞춰 글 쓰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글을 쓰도록 배웠다. 그래서 대부분 한국인은 결론부터 쓰는 글에 익숙지 않다. 이미 삼단논법이 머릿속에 세팅돼 있어, 결론은 나중에 쓰는 것이란 생각이 너무 깊게 각인돼 있다. 한국인은 분위기 잡는 말부터 시작해 서서히 할 말의 범위를 좁혀 나가다가 나중에 결론을 적는 작문법에 익숙해 있다.

익숙지 않은 두괄식 글쓰기: 스트레이트는 흔히 역피라미드 방식의 글이라고 표현했다. 위는 넓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삼각형 모양으로 문장의 작성법을 소개한다. 여기서 넓고 좁음의 차이는 문장의 양이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중요도를 표현한 것이다. 즉, 글의 머리 부분에 중요한 말, 가장 하고 싶은 말, 가장 핵심적인 말을 적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점차 중요도가 떨어지는 말을 적는다. 특히 가장 처음으로 쓰는 한 줄에 전체 글에서 밝히고자 하는 논지를 적는다. 첫 줄만 읽고도 글쓴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를 단번에 알아차리게 글을 쓰라는 것이다.

스트레이트가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모든 군더더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대한 짧게, 최대한 간략하게, 최대한 요약해서 적어야 스트레이트다. 별도로 훈련돼 있지 않으면 스트레이트를 쓰기가 정말 어렵다. 자꾸 늘어지게 쓰고, 불필요한 수식어를 쓰고, 결론은 뒤로 보내려 하는 습성을 하루아침에 고치기란 쉽지 않다.

절대 두 장을 넘기지 않게

맥시멈은 한 장 반: 보도자료는 한 장으로 작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앞서 밝힌 스트레이트 작성 방식대로 써야 한다. 불필요한 형식이나 미사여구 등을 모두 걷어내고 뼈대만 추려서 글을 쓰면 어떤 글이라도 한 장 또는 두 장으로 압축해 쓸 수 있다. 스트레이트 형식으로 글을 쓰면 절대 두 장을 넘길 수 없다. 아무리 줄여도 두 장이 넘어간다면 그건 스트레이트가 아니다. 스트레이트 문장은 전체적으로 글을 요약해 쓴다는 점 외에 문장 자체가 짧다는 점도 특징이다. 스트레이트 문장은 아주 간략하게 쓰기 때문에, 거의 매줄 마침표가 있다.

말은 두 장이라고 하지만 두 장은 기사로 소화하기엔 너무 긴 분량이다. 한 장이면 족하고, 피치 못하면 한 장 반 이내로 끝내야 한다. 절대 한 장 반을 넘기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글을 써야 한다. 다만 전문 분야이고 기자를 비롯한 일반인에게 생소한 내용을 전해야 할 경우, 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도 한 장 반을 넘길 필요는 없다. 보도자료는 한 장 반 이내로 끝내고 추가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붙임 자료를 작성해 첨부하는 형식이 돼야 한다. 보도자료를 읽어보고 관심이 있다면 붙임 자료를 점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글쓰기에 앞서 마음 내려놓기 훈련부터: 자료 제공자는 오랜 노력 끝에 실행단계에 이른 정책을 소상히 전달하고 싶은 욕심을 앞세운다. 그러면서 스트레이트의 기본을 망각하고 자꾸 불필요한 이야기를 덧붙이게 된다. 정책을 실행단계까지 끌고 오는 동안 수고한 사람들의 이야기, 정치적으로 도와준 이들에 관한 이야기도 담고 싶어 한다. 정책 실행을 위해 기관장이 얼마나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는지 밝히고 싶어 한다. 하지만 주민은 그런 노력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뿐 기사에 실릴 내용이 아니라고 본다. 주민 눈높이에 맞게 뉴스 중량을 측정하고 거기에 맞춰 자료를 작성할 줄 알면 훌륭한 뉴스제공자이다. 특히 홍보업무 담당자라면 이 시각부터 키워야 한다.

기자에게 전달되는 보도자료의 건수는 대개 수십 건이다. 기자가 자신에게 전달되는 보도자료를 그다지 꼼꼼하게 읽지 않는다. 그건 무성의해서가 아니다. 기사를 오래 다루다 보면 제목과 본문 한두 줄만 살펴봐도 가치가 있는 자료인지, 버려도 되는 자료인지 금세 안다. 심지어 본문을 보지 않고 제목만 보고도 기사의 중량감을 측정하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니 보도자료를 작성해 기자에게 보낼 때는 뉴스 가치가 있는지 신중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뉴스 가치가 없는 자료라면 굳이 고생해서 시간 허비해가며 작성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매체에 실리지 않을 것이니까. 그렇다면 어떤 자료가 뉴스 가치가 있는 것일까? 대단히 어려워 보이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뉴스 소비자인 주민의 눈으로 뉴스를 바라보고 중량을 평가하는 것이다. 뉴스를 생산하는 기관은 기관의 관점에서 가치 있는 일을 판단해 자료를 만들지만 그건 기관의 생각일 뿐이다. 주민은 그와 전혀 다른 가치 기준을 갖고 있다. 주민은 그들의 기관장에 대해 충성심도 없고 신비감도 느끼지 않는다. 그저 기관장일 뿐이다. 기자에게 중요한 것은 뉴스 소비자인 독자와 시청자의 시각이다.

Ctrl+c, Ctrl+v의 저주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가: 기관, 기업이 보내는 보도자료를 받아보면 매년 비슷한 내용이 계절마다 조금씩 바뀌어 배포됨이 알게 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행사나 정책을 시행하니까 그때마다 이전의 보도자료 파일을 꺼내 날짜를 비롯한 몇몇 숫자만 바꿔 그대로 발송하기 때문이다. 전년 보도자료라고 해서 누군가 새롭게 만든 것은 아니다. 그도 역시 그 전년도 자료에 숫자를 살짝 바꿔 만든 것이다.기자의 눈으로 볼 때 그 자료 대부분은 보도자료로서 형식과 내용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스트레이트라고 하는 문장의 형식에 맞지 않고 내면이 아닌 표면적 접근을 한 사례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공무원은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도자료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는다. 공무원이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개막식, 개관식, 보고회, 토론회 등 눈앞에서 전개되는 행사이다. 행사를 치르면서 기관장과 정치인을 비롯해 소위 귀빈이라고 칭하는 이들의 참석 여부에 가장 주목한다. 그다음 신경 쓰는 것은 주민의 참여다. 행사장에 최대한 많은 주민 또는 관계자가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 참여가 어려우면 직원이라도 동원해서 자리를 가득 메우는 데 주력한다. 그다음 주목하는 것은 행사 진행이다. 사회자 선정에 많은 신경을 쓰고 그외 행사에 출현하는 공연팀 선정에 신경을 집중한다. 홍보는 그다음 순위 정도로 밀려나 있다.

보도자료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 실제로 기관에서 보내오는 자료 대부분은 행사 내용이 많다. 정책의 본질을 발굴하기보다는 행사를 스케치해서 보낸다. 행사는 정책을 진행하면서 거치는 하나의 요식행위에 불과한데 행사에 맞춰 보도자료가 발송된다. 그러고는 유력인사 중 누가 참석했는지를 가장 앞줄에 넣는다. 주민 몇 명이 참석해 행사를 진행했는지를 자료에 담으려 노력하고 사진도 전체 행사의 규모가 드러나게 찍어 보낸다. 시간 순서대로 축사, 격려사, 공연, 테이프 커팅이나 제막 행사 등 눈에 보이는 행사장면을 담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저널리즘이란 별것 아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에 주목하지 않고 이면에 감춰진 본질을 찾아내는 안목이다. 기자는 어딜 가서 무슨 일을 접하든 내면에 감춰진 본질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니 본질은 뒷전인 채 눈에 보이는 행사 진행 순서만 나열해서 보내는 보도자료가 기자의 눈에 차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보도자료가 매년 개선되지 않고 날아온다. 지친 기자는 그걸 일일이 고치지 못하고 그냥 그대로 또는 몇 글자만 고쳐서 기사로 작성한다. 이 같은 악순환을 ‘Ctrl+c, Ctrl+v의 저주’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한번 잘못 작성한 보도자료는 매년 숫자만 바뀌어 언론에 뿌려진다. 매년 반복되는 행사 외에 새로운 정책이 마련될 때도 이전 자료에 숫자만 바꿔 발송하는 잘못된 보도자료가 배포되고 기관의 보도자료가 수십 년째 바뀌지 않는 것이다.

텍스트 상자: 본 도서요약본은 원본 도서의 주요 내용을 5% 정도로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원본 도서에는 나머지 95%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와 내용은 원본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라며, 본 도서요약본이 좋은 책을 고르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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